종교 전쟁 -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신재식 외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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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시작하는 부분을 장식한 과학철학자 장대익 교수의 서문은 시원시원 하다.  본편이 자못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교수의 첫번째 메일도 다분히 도전(발?)적이다.  이에 대한 신재식 교수의 대응은 예상 외로 장교수의 주장에 거의 동의하는 듯 하다.  이 대목에서 드는 생각.  어라? 신학자이자 목사인 사람이 이런 생가을 하는 사람도 있네. 

 좀 더 가보자.  전반부 두번째 편지들 까지는 주로 과학자인 장교수가 공격을 하고 신학자인 신교수가 방어를, 그리고 종교학자인 김윤성 교수가 중재자나 사회자인 듯한 흐름이다.  대한민국 개신교 쪽에서 보면 약간 분통이 터질 듯 한 부분이다.  과학자인 장교수에 대해서가 아니라 목사님이신 신교수에 대해서 열받을 듯하다. 

 하프타임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종교학자인 김교수와 신학자인 신교수가 공세를 취한다.  메일이 몇차례 오고간 뒤라 그런지 약간씩 더 날을 세운다.  그러나 서로 모르는 처지가 아니다 보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모습도 보인다(불필요하게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애초에 편지 네번으로 승부가 날 일이 아니다).  연장전은 오프라인에서 하기로 했다.  그것도 해외 원정경기로(태국의 치앙마이였던가?) 유신론자, 불가지론자, 무신론자 이렇게 셋이 얼굴 맞대고 앉아 편지로 못다한 얘기들, 종교의 미래라든가 대한민국 기독교 등에 대하여 자신들의 견해를 밝혔다( 그야말로 밝혔다.  주장했거나 설득했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여기서 좀 아쉬운 부분은 장교수가 왜 리처드 도킨스의 밈이론을 가지고 나와서 공격 당하는지 안타깝다는 거다.  내가 보기에 장대익 교수는 적어도 이 토론이 있던 시점까지는 도킨스의 적자는 아닌 것 같다.  도킨스는 스스로 찰스 다윈의 개 임을 자처했듯이 자신의 사명을 다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 시점 까지 장교수는 도킨스의 밈 이론 전도사 까지는 되지 못한 것 같다(지금은, 자신이 자기계획을 밝혔듯이 그동안 공부를 많이 했을 테고 내공이 더 쌓여 있겠지만)  무신론자인 나로서는 이 대담 부분(연장전)이 좀 아쉽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대한민국의 기독교 근본주의자와 무신론자, 불교의 승려 이렇게 구성된 선수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그정도는 돼야 戰爭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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