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문, 그리고 하늘에 이르는 계단 시친의 지구연대기 2
제카리아 시친 지음, 이근영 옮김 / AK(이른아침)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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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카리아 시친 이 사람 대단하기는 한 것 같다. 방대한 자료들을 섭렵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나 같으면 수집하기에도 벅찼을 것 같은데. 

 그런데 1편이라 할 수 있는 '수메르, 혹은 신들으 고향'에 비해 이 책은 구성이 좀 허술하다고 할까 웬지 어지럽다.  이야기의 무대가 이집트, 인도, 시나이 반도 등지로 확대 되어서 그런가?  그 중에서도 이집트와 인도의 이야기 전개는 사전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잘 읽히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확실히 1편의 이야기 전개가 낫다.  혹시 이런건 아닐까?  저자가 처음부터 의도했든 아니든 1편의 호평에 탄력을 받아 2편 3편을 조금 급하게 내놓은 것은 아닐까?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1편을 읽을 때의 몰입이 아쉬웠다.  또 한가지 시나이 반도 중,북부의 평원에 있다는 네필림들의(즉 신들의 그리고 우주인들의) 이륙기지(틸문)에 대한 것인데, 저자는 주변 정황은 여럿 끌어다 보여주지만 뭔가 결정적인 증거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이 부분이 이 책(2편)의 결정적인 핵심인데도 확실하게 그 증거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아마 저자는 나보다 더 안타까웠겠지만 납득하기는 어렵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시나이 반도에 틸문이 건설되었다면 그 유적이 조금이라도 발견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레바논의 유적은 아직도 그 모습이 당당하기만 한데...  또 한가지 궁금하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점(사실 이건 이 책을 읽는 내내 가장 크게 궁금했던 것이다)은 왜 네필림들은 착륙기지와 그렇게 먼 이륙기지를 만들었을까하는 점이다.  이륙기지와 착륙기지가 각각 다른 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도 찾아볼 수 없었고,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왜 그렇게 먼곳에 떨어져 있어야 하는지도 별다른 설명이 없다. 

 책장을 뒤로 넘길 수록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 하나. '이거 쌩 구라아냐?' 이러 저러한 고고학적 지식과 신화학적 지식들을 잘(어쩌면 교묘하게) 버무려서 책을 낸것은 아닐까?  그런데 3편도 있다.  구약 창세기의 이야기들이 수메르의 신화, 기록등에 그 원류가 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물론 저자도 그점을 인정하면서 더 나아가 인류의 기원을 신들에서 찾고 있으며 마치 그 모든 이야기를 직접 목격한 것 처럼 묘사하고 있는데 어쩌면 대단히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유대교나 그리스도교의 철저한 신자나 성직자들 보다도 학문(고고학, 사학, 자연과학 등)을 하는 사람들에게 더 위험한 독이 될만한 책인 것 같다.  특히 최고의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면서도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가르친다고 재판을 하고 있는 미국사회의 일반 시민들 같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더 흡수가 빠른 독이 될 것 같다. 

 별 것 아닌 것을 가지고 흥분하는지도 모를 것 같아 이 이야기의 3편을 다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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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k2358 2022-07-0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뚜렷한 증거나 논거없이 실존하는 고대 수메르의 점토판을 해석하여 풀어낸 놀라운 서사를 안이하게 폄하하는것은 상식적인 일은 아닌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