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
제임스 E. 매클렐란 3세.해럴드 도른 지음, 전대호 옮김 / 모티브북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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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받아 드니 앞 표지에 무슨무슨 단체에서 수여한 우수도서라는 표딱지가 붙어있다.  일단 호감과 함께 '이 책 이거 좀 딱딱한 책 아니야?' 하는 걱정이 살짝 든다.  그런데 아니다.  역사책에도 여러 장르가 있지만 전에 읽은 전쟁사, 전염병에 관한 역사 보다 재이있다.  그저 흥미로운 문화사 책 처럼 술 술 잘 읽힌다.  그러면서도 남는게 많다. 

 저자들이 서문에서 밝히듯이 이 책의 일관된 흐름은 인류의 역사에서 극히 최근까지는 과학이 기술을 이끌지 않았다는 것이다.  겨우 19세기에 이르러서야 과학과 기술이 하나로 합쳐져 기능하는 경향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그 이전에는 호히려 기술이 과학을 이끈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20세기에 인류가 경험한 두번의 큰 전쟁(특히 두번째 전쟁)에서 '과학의 실용화'라고 표현할 수 있는 대 반전이 이루어 졌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을 보면 참 경이롭기 까지 하다.  그들은 어떻게 그런 자연에 대한 관심을 보일 수 있었으며,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물론 그들은 그들이 말하는 오리엔탈 지역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메소포타미아 지역이나 이집트 등지에서는 헬레니즘 이전의 헬레나 시대에 그리스인들이 보여준 자연철학의 업적을 찾기 힘들다.  무엇이 그리스인들의 관심을 자연을 자연히게 하는 궁극의 원리에 관심 갖게 했을까? 

 나는 생각한다.  그것은 혹시 그들이 다신교 사회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물론, 메소포타미아 지역도 처음부터 유일신교를 믿는 사회는 아니었다. 그럼 뭘까?  저자의 말대로 그리스 지역은 고도로 집약된 관개농업이 불필요한 점이 주요한 요인이었을까?  숙제다. 

 아무튼 이책 이거 보통내기가 아니다.  다른 분이 이미 '거의 모든것의 역사' 보다 이 책이 한 수 위라고 하셨는데,  최소한 더 쉽기는 하다.  다만 한가지,  갈릴레오와 뉴턴에 대한 부분은 균형이 깨질만큼 기술이 상세한데 다빈치에 대한 얘기는 찾아볼 수가 없다.  뭐 흠을 잡자면 한이 있겠는가. 요런 아쉬움 쯤은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전체적으로 좋다. 

 이 책을 인문, 사회, 경영, 법학 등 소위 문과(文科) 계열의 대학 1학년생에게 강제로 읽히고 싶다. 하긴 요즘은 자연계열 대학생들도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내용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지 의심스럽기는 하다.  대학이 직업훈련소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진정 '교양'이 필요한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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