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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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원제는 When breath becomes air.
워낙 베스트셀러이기도 했고, 주변에 읽어본 사람들의 감탄사와 추천사를 많이 들어본 터라 그 누구보다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두 번이나 아픈 상처를 준 '암'이란 단어가 소름끼치도록 싫었다. 그래서 표지를 열기가 두려웠다.

이 책은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읽었다. 남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나는 속으로 '안 돼, 결국 이렇게 해서 떠난 거잖아. 좀 더 시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중간중간 책 읽기를 멈추었다. 방금 마지막 장을 덮고나서 한참 아무 말도 못하고, 어떤 글도 쓸 수 없었다.

폴 칼라니티. 1977년생. 스탠포드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전공하고, 영문학 석사. 이후 예일대 의학대학원에서 의학을 전공하며,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을 마치며, 꽃길만 남은 그에게 다가온 암이란 존재. 서른 여섯에 폐암에 걸린 것을 알고 투병을 하다가 서른 여덟, 짧은 생을 살다 떠났다.

이 책이 마음을 울린 건 화려한 스펙의 전도유망한 의사가 암에 걸려서 세상을 떠났다는 팩트가 아니다. 투병기간 동안 뜨거운 열정을 담아 써내려간 이 책에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현장에서 살다간 한 젊은 의사의 인생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환자들에게 생명과 희망을 불어넣어주던 그였기에, 누구보다 환자들의 마음을 잘 알았다. 그래서인지 '왜 하필 내가...'라는 원망보다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덤덤한 그의 자세에 존경스런 마음까지 들었다. 물론 그에게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아니, 그 누구보다 컸다.

항암치료를 하면서 차도가 보이자, 다시금 병원 현장으로 와서 온 마음을 다해 수술에 임했다. 하지만 다시 종양이 생기고 커졌다는 글을 보고 내 마음이 다 아려왔다. 더 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건강하게 해주시지, 왜 또 다시 아프게 하는가, 감정이 격해졌다.

하지만 오히려 폴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마치 나를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어렵게 얻은 딸 케이디와 아내 루시를 두고 폴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마지막까지 불태웠던 열정의 씨앗은 갓난 아기의 마음에 뿌리를 내려 평생 그 마음 속에서 열매를 피웠으면 좋겠다.

얼마 전 친한 친구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엊그제는 배우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이 많아진다.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지 못한 채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어떻게 사는 게 후회하지 않는 삶인가. 매순간 가장 행복하게 사는 것 말고는 달리 답이 없을 듯하다.

맨 마지막 부분에 폴의 글을 보고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작년 여름, 세상을 떠나신 내 아버지가 마치 나에게 보내는 편지 같았다. 가정적이고 자상했던 우리 아버지, 아니 아빠에게 내가 더 없는 기쁨이 되었기를. 그래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쉬시기를.

깊어지는 가을만큼 생각도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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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 소비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김영준 지음 / 스마트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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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도 골목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상권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 더 잘 팔리는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더 큰 부를 이루기 위해 오늘도 자영업자 사장은 24시간 열심이 뛰고 있다. 단순히 소비자, 고객이었을 땐 이런 환경을 잘 몰랐는데, 창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특히 이 책 <골목의 전쟁>을 보면서 골목의 실상을 알 수 있었다.

<골목의 전쟁>은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 자영업자, 취업준비생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저자인 김영준은 2007년부터 ‘김바비’란 필명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 중이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은행원 출신으로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논리적인 접근으로 꽤 설득력이 높은 부분이 많았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왜 모두들 치킨집 사장이 되는지, 카페주인이 되는지, 그 중에 망하는 집은 왜 망하는지에 대해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접근에 놀랐다. 커피의 원가가 몇 백원이기에 이윤 착취가 심하다고 하지만 이것은 재료비이지 원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원가에는 재료비는 물론, 임대료, 인건비, 서비스비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몇 백원 하지 않는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고 투덜거렸다. 실상을 알고나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미국의 스타벅스와 우리나라의 스타벅스가 다르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우리나라 스타벅스 커피가 유독 비싼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테이크아웃 문화가 아니라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음으로 인해 회전률이 낮기 때문에 대형매장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높은 임대료가 커피가격에 반영된다는 것을 보고, 아 그렇구나 생각했다.

강남역, 경리단길, 망원동, 상수동, 성수동, 합정동 등 핫 플레이스 골목의 흐름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도 기술되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임대료도 높아져 결국 또 다른 대안처를 찾아 옮겨지는 현상. 이게 자영업자들을 내모는 원인이 된다.

창업이나 사업은 절대 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자신의 아이템과 사업영역에 흠뻑 빠져서 좋은 점만 보이고, 단점은 절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조언자가 필요하다. 그럴 때 <골목의 전쟁>을 꼭 보고 실상을 파악하여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좋겠다.

이야기짓기의 오류는 '생존편향'과도 연결된다. 우리는 성공한 사업가는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실패한 사업가는 무능력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성공한 사업가가 실패한 사업가보다 더 뛰어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비슷한 시기와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해도 어떤 쪽은 성공한느 반면

어떤 쪽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성공한 사업가는 발언권을 얻어서

자신의 성공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실패한 사업가에게는

마이크가 주어지지 않는다.

자영업자가 되는 순간 주변의 시선도 달라진다.

앞서 말했듯, 은행의 눈초리부터 달라진다.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의 높은 직급일 때는 그 기업의 위상이 그대로 투영되어 대접받지만,

뒷배경이 없어지는 순간 이런 대접은 사라진다.

은행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회사의 명함을 내밀 때와

자영업자의 명함을 내일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다르다.

특히 전 직장과 그때의 지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어쩌다가...'라는 눈빛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많은 사업자들이 자영업을 시작하여 금방 망하는 것은 쫓기는 상황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는 냉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

앞서 소개한 대단한 기업가들조차도 안정적인 상황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들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급하게 시작한 사업이 잘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어쩌다 자영업자'들이 쉽게 폐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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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장보영 지음 / 새움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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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찡해진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도 묻는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여자에게 결혼과 임신, 육아란 무엇일까?'라는 부제가 달린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는 동화작가이자 인디밴드 멤버인 장보영 작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써내려간 결혼 출산 육아 에세이다. 브런치에 썼던 글들을 모은 이 책은 '결/출/육'을 아직 겪지 않은 사람에게는 교과서가 될 것이고, '결/출/육'을 겪은 나같은 사람에게는 그때 그 기억을 되살리는 추억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결혼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넘기기까지의 이야기, 임신을 하고, 출산으로 이어지며, 육아를 하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조금의 지루함도 없이 술술 읽혔다. 장보역 작가는 현재 '싱잉앤츠'라는 인디밴드에서 작사와 멜로디언을 담당하고 있고, 남편 역시 같은 밴드에서 작곡과 건반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프리랜서 부부라서, 글 쓰는 작가라서, 엄마라서, 그리고 우리 부부가 꿈꾸던 제주도 생활을 실천하는 워너비 부부라서 그런지 글에 금방 동화되어 갔다. 그리고 나도 그때 그랬었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많았다.

결혼 준비는 무수한 선택의 연속이며 선택은 가치관을 반영한다.
무엇을 중요히 여기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가치 판단, 그러니까 선택의 기준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p.20)
뱃속에 큰 바다가 우릉우릉 넘실대는 것 같다.
그 안에서 집채만 한 문어가 다리를 뻗으며 온갖 것을
다 빨아들이는 기분이다.
가만히 있는데도 뱃머리에 오른 사람처럼 어지럽다.(p.60)

 

작가는 입덧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TV에서 보듯 시시때때로 '욱, 욱'거리는 입덧은 아니었을지라도 이런 느낌은 초기 임산부라면 넘어야 할 높은 산맥이다. 내 경우, 첫 아이 땐 먹는 입덧이라 울렁거림만 있을 뿐이었지만, 둘째 아이 땐 꽤 많이 올린(?) 것으로 기억한다. 두 아이 때 모두 참을 수 없었던 건, 지하철 옆사람의 미세하고 특유한 냄새. 이때만큼은 많은 여성들이 개코가 된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직업이나 습관으로도 그랬다.
마음에 와 툭 부딪치고 가는 것들에 대해 뭐라도 써야 정리되고
풀리는 성격이지만 육아를 하면서는 심경조차 간단히
표현할 수 없었다. 글을 쓰려면 독서와 사유를 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는 없고, 사회 활동이 줄어드니 논리력과 어휘력도 떨어지고,
그렇게 매사에 자신감을 자꾸 잃었다.(p.189)

 

돌이켜보면, 그 당시 사유를 한다는 것, 글을 쓴다는 건 사치일 뿐이었다.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엔 아이 옆에 항상 붙어 있어야 하고, 아이가 잠든 잠깐의 시간엔 청소, 빨래, 이유식 등등 밀린 살림을 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사유와 생각은 꿈도 못 꿨다. 게다가 산후우울증이라도 심해질 때면, 삶이 무기력해지고, 계속 우는 아기에게 화도 나는 순간이 있었다.

작가의 결혼, 출산, 육아 이야기를 보며 인상적인 것은, 그녀의 남편이 '조력자'가 아니라 '공동양육자'라는 입장을 확실히 하고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독박육아'라는 억울함이 생기지 않고,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5:5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참으로 바람직한 방식이다. 물론 남편이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리라 생각하지만, 물리적 시간보다 내면의 마음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아이 둘을 출산하면서 둘 다 3개월의 출산휴가만 마치고 다시 복귀한 열혈맘이었다. 억척스럽게 사는 삶도 아니었건만 뭐가 그리 급했는지 싶다. 지나고 보니, 아이가 가장 예쁠 시기(물론 지금도 예쁘다고 생각하는 고슴도치맘이지만)를 오랫 동안 함께 보내는 것도 좋았으리란 후회가 남는다.

마지막장을 덮고 나서,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내가 엄마가 되어도 될까. 엄마가 되는 건 누구나 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엄마가 되는 건 쉽지 않은 법. 아이들이 본받고 싶은 엄마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면서, 싱잉앤츠의 노래를 들었다. 이 책의 저자인 장보영 작가가 작사한 <모순>을 들으며 엄마로서, 여자로서, 또 인간으로서의 모순은 없는지 생각해보는 밤이다.

또 하나. 저자가 속해 있는 인디밴드, 싱잉앤츠. 그들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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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다빈치 - 그래픽으로 읽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인포그래픽 시리즈
앤드류 커크 지음, 박성진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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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제도사, 건축가, 발명가, 해부학자, 수학자, 식물학자, 지질학자, 지도제작자, 토목 기사, 기계 공학자, 군사 공학자...

여러 사람이 아니다. 한 사람, 레오나르도 다빈치이다. 천재라고 익히 알려진 사람. 그런데 정작 그에 대해서는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 말고는 자세히 몰랐던 사람. 그 사람을 인포그래픽으로 만나게 되었다.

 

 

유명한 공증인의 아들로 태어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어릴 때부터 비교적 좋은 교육을 받아 어려움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사생아에 대한 대우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사생아는 가문을 이어받을 수 없었고 대학 진학을 할 수 없었으며 직업 선택이 제한되었고, 귀족 신분도 가질 수 없는 차별도 있긴 했다고 한다. 몰랐던 사실이다.

 

 

 

잘 몰랐던 사실 중 하나. 그가 (당시 기준으로 볼 때) 잘 생겼다고 한다. 이렇게 자신만의 패션 아이콘을 가질 정도라면, 당대의 패셔니스타라는 타이틀도 추가해야겠다. 그의 생각이 멋지다.
"화가는 그림 작업을 할 때 잘 차려입고 가벼운 붓으로 사랑스러운 색을 칠해야 한다. 화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옷으로 꾸밀 줄 알고..."

 

 

레오나르도가 아마 동성애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동성의 혐의로 고소가 되었다고도 한 사실도 놀랍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왼손잡이었던 사실!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 예술가를 손바닥 그래픽과 통계자료를 보여줘서 무척 흥미로웠다. 지난번에 <인포그래픽> 시리즈로 봤던 '모네'는 오른손잡이었다. 이렇게 시리즈로 보니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세상에, 이런 것도 나온다. 레오나르도의 허브 소스! 이건 한번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탄 땅부스러기가 무슨 맛을 낼까 궁금하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인물이 강력한 라이벌인 미켈란젤로이다. 이 두 명의 위대한 예술가는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곳에서 활동했고 의뢰인, 후원자까지 여럿 중복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 사이였다고 하니 진정한 라이벌이 맞았다. 이러한 경쟁은 위대한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위대한 작품을 남기게 되었다.

 

 

신혼여행을 파리로 갔고, 루브르 박물관에서 하루 종일 살았다. 크고 넓은 그 박물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춘 곳, 바로 <모나리자> 앞이었다. 많은 인파에 휩쓸려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신비로운 미소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던 기억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하면 해부학이 떠오른다. 원과 사각형 속의 인간인 '비트루비안 맨(이름은 처음 알았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비트루비안에 사용된 원과 사각형의 면적은 같아, 이를 통해 이상적 인간의 비율을 구현한다는 것.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키워드를 보니 미술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의 천재.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를 살던 그가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고 다양한 발명을 한 걸 보면, 그는 분명 천재가 맞다고 본다. 위대한 예술가를 만난 인포그래픽 시리즈. 이번에도 정말 신선했고,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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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화도 제대로 못 낼까? - 인간관계로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정지영 옮김 / 성림원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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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화도 제대로 못 낼까?>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뜨끔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 뒤에 따라붙는 말. 바/보/같/이.
직장이든 가정이든 사람과의 관계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그냥 사람이 싫고, 그래서 일도 싫어지는 그 마음.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리라. 그런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책이다.

'인간관계로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관계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성격 리폼 전문가'라는 멋진 타이틀의 주인공이자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코로야 진노스케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책이다. 5만여 명의 심리 상담 사례를 토대로 써서 그런지 공감가는 사례가 많았고, 마치 "내 이야기야~" 싶은 것도 많았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은 같은 주제로 많이들 아파한다는 뜻이겠지.

저자는 인간관계가 힘들 수밖에 없는 이유,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 타인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신도 타인도 싫어지는 사람들을 위해 43가지의 법칙을 제시해 준다. 그렇다고 이 책은 뭔가 신박한 팁을 주거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잊고 지낸 것들을 일깨워주는 데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인간관계가 힘들다고 느끼는 마음 상태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1. I'm not OK, you're OK.
2. I'm OK, you're not OK.
3. I'm not OK, you're not OK.

그러고 보니 그렇다.
1번처럼, '나는 잘못되었고, 너는 옳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없이 열등감에 시달릴 것이고, 2번의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잦은 다툼으로 인해 주변에 사람이 없어질 것이며, 3번은 나도 너도 다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염세적이고 폐쇄적인 삶이 될 것이다. 과연, 나는 몇 번인가.

그렇다면 너도 옳고 나도 옳은 게 가장 바람직한 관계구나 싶다. 나의 자존감도 충분히 높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쉽진 않지만, 아니 어렵지만 그래야 관계가 지속되고 가까워지게 된다.

저자의 관점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특히 눈에 띄는 건, BUT이 아니라 AND로 생각하라는 것.
"나는 약해. 하지만(BUT) 그러면 안 돼."가 아니라 "나는 약해. 그러니까(AND) 노력하자."라고 생각하라고 권한다. "나는 이것을 할 수 없어. 그러니까(AND)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라고 말이다. 그러고보니 모든 일에 AND를 넣어보면 답이 나오겠구나. 막힌 게 풀리겠구나.

회사를 떠나면서 이제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줄겠구나 싶었지만, 조직에서 나오자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상황과 변수를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곤 속으로 스트레스를 감춘다. 그런데 저자의 말대로 마음에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 스탬프를 쭉쭉 찍었다가 한꺼번에 폭발하지 말고, 화를 내야 할 때 바로바로 화를 내야겠다. 누구에게나 항상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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