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의 작은 역사 - 세상이 나에게 주입한 20가지 불온한 것들의 목록
김성환 외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 천년의상상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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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라는 단어는 절대성과 상대성을 모두 지닌다.

시대를 초월한 절대적 금지와 시대에 따라 바뀌는 상대적 금지. <금지의 작은 역사>에서 다루는 건 어쩌면 시대가 만든 '상대적 금지'가 아닐까 싶다.

 

<금지의 작은 역사>(김성환, 오영진, 이소영, 천정환, 허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는 인문학협동조합이 기획하여 신문에 연재한 <금지를 금지하라> 시리즈의 글을 고치고 묶은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이 나에게 주입한 20가지 불온한 것들의 목록'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시대가 규정한 '금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20가지 금지는 이러하다.

 

 

 

갑질, 북한, 정신병, 부랑인, 타투, 건강가정, 동성애, 가정의례준칙, 패션, 청소년, 순수성, 도박, 낙태, 노조, 방송과 권력, 마약, 대마초, 유머의 정치, 반미, 금서...

키워드만 들어도 후덜덜한 것도 있고, 시대를 잘못(?) 타고나 불온한 것으로 지정된 것도 있다.

 

이 책은 사회적인 문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당시 정치적, 경제적 상황까지 함께 다루어 그 시대 상황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때를 아십니까'를 글로 보는 느낌이랄까. 멀쩡한 사람을 데려다 놓고 노역을 시켰던 형제복지원, 1970년대 연예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마약과 대마초, 최근 북한과의 관계, 문신에 관한 이야기 등등...

 

잊고 있던 예전의 기억들도 살아나고,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금지'사항이 아니지만 예전엔 시대의 잣대로 인해 금지사항이 된 것도 있었다. 정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명예를 위해 약한 자들을 농락하고 핍박하는 건 이 시대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참 씁쓸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어떤 걸 '불온한 것'으로 지정하고 있는지, 앞으론 또 어떤 것이 '불온한 것'으로 지정되고 인식될지 궁금하다. 시대의 변화만큼 금지 목록도 빠르게 변화할 듯하다. <금지의 작은 역사>는 20개의 키워드를 통해 시대상을 상세히 알려주어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내가 좋아하는 유시민 작가의 패션 사진이 있어 올려본다. 너무 앞서간 건가.

 

 

2003년 4월 유시민 당시 개혁국민정당 의원은 '평상복'을 입고 국회에 첫 등원, 선배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고 의원 선서도 할 수 없었다.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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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 2019-01-17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 -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서, 좀 더 행복해지고 싶어서
김병철.안선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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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내 인생 반경에 '이민'이라는 검색어가 들어왔다. 아마 아이가 태어나고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니면서 생겼다가 큰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 2018년부터 제대로 인지를 하게 된 듯하다. 주변에 친구들이나 친한 엄마들도 이민을 한번씩 떠올리긴 하지만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막연한 것이란다. 나 역시 그렇고. 부푼 꿈을 안고 떠난 이민에서 실패한 사례가 많고, 성공한 이야기보다 가서 너무 많은 고생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탓이리라.

<그래서 나는 한국을 떠났다>(김병철 안선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는 '새로운 삶을 선택한 한국인 이민자 11팀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김병철, 안선희 부부는 2017년 여름 세계여행을 떠나 31개국을 돌면서, 여행 중 만난 한인 이민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그 인터뷰 내용을 모은 게 이 책이다.

오래 전에 이민을 가서 자리를 잡고난 성공담이 아니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내 또래의, 나와 같은 고민을 갖고 살다가 실행에 옮긴 사람들의 현재 진행형 인터뷰이다. 그래서 내가 궁금해하는 것들이 많이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남미까지- 2000년 이후 한국을 떠난 사람들은 세계 각지로 흩어져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꽤 되니 그 용기가 일단 부러웠다. 그들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한국이 싫어서 떠났다기보단 새로운 꿈을 품고 왔다는 것. 단지 한국이 싫어서 도피처로 이민을 온 것이라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목표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공통된 또 다른 의견은, 한국의 팍팍한 직장인의 삶이 평생 지속된다면 과연 행복할까, 워라밸을 위해 떠나왔다는 의견도 많았다. 야근을 일삼고, 오너의 갑질과 사내의 정치 문화에 지친 사람들이 이민을 떠올렸고 실행에 옮겼다. 예전처럼 이민 가면 다 세탁소 아니면 편의점을 한다는 식의 고리타분한 생각은 이미 사라졌다. 많은 사람들이 현지 기업에 취직을 하거나 학위를 마치고 전공을 살린 분야로 취업을 했으며,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꽤 되었다. 이들의 인터뷰에 느껴지는 건 '여유로움'이다. 그리고 현재 삶에 만족하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적다고 한다. 충분히 이해하고 동감한다.

너무 긴 시간 고민을 하다보면 시간은 시간대로 보내버린 채 그냥 편한 생활에 익숙해지고 만다. 그 익숙한 생활에 주저 앉으려고 할 때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그 꿈을 꺼내본다. 오랜 기간 호주에 정착해 살고 있는 가까운 가족을 떠올리며,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조언을 구해볼 참이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이다.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곳이 어딘지, 그 곳이 어디든 한번 떠나볼 생각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책이다.

 

 

사는 나라를 바꾸는 건 인생을 바꾸는 결정이에요.

한 가지 요인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요인들이 합쳐지면서 어떤 임계점을 넘었을 때

결정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어디를 목표로 향한다고 생각해야지,

어디를 떠난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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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 -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하경제 추적기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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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때론 그 행동을 이해 못할 수도 있지만, 지나고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일을 하는 사람들 말이다. 누군가 해야 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기 힘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 여기,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라는 멋진 직업을 그만 두고 세계를 다니며 지하경제를 추적하는 코너 우드먼이란 사람도 그런 사람이다.

<나는 세계 일주로 돈을 보았다>(코너 우드먼 지음 / 갤리온 / 2018).

제목만 들었을 땐 세계 일주를 통해 '돈의 길, 사업 아이템'을 발견하는 자기계발서인 줄 알았다. 표지에도 헐리우드 배우 느낌이 나는 잘 생긴 작가의 사진이 크게 있어, 이 사람이 세계 일주를 하고나서 부자가 된 사람이군,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얼굴 아래 써 있는 표지의 문구를 보며 갑자기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마약매매, 납치, 소매치기, 매춘, 사기도박 등

거대 범죄 기업의 자금을 역추적하는 위험천만한 세계 일주가 시작된다.

마침내 드러난 소름 끼치도록 잔인한 자본주의의 진짜 얼굴!'

알고 보니 저자가 세계 일주를 통해 보게 된 건 '검은 돈'의 정체이다. 과거에,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겠다는 누군가의 말도 떠오르는 시점이다. 쉽지 않은 시도, 목숨을 걸고 도전한 결과는 참담했다. 세계 곳곳에서 검은 돈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리우드 배우를 시켜주겠다며 사기를 치고, 위조지폐를 만들어 뿌려도 경찰이 눈 감아주며, 알고도 당하는 도박, 소매치기, 마약매매까지 실제로 저자가 경험한 지하경제의 세계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했다. 이게 과연 실제 상황일까 싶을 정도로 목숨을 내걸고 체험을 한 저자의 용기가 대단하다.(객기인가)

스페인에서는 외국인, 특히 아시아인을 가장 소매치기하기 쉬운 상대로 정해놓는다. 귀한 휴가를 내고 여행 온 사람들이 지갑을 찾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휴가를 반납하는 일은 거의 없기에, 잡힐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눈앞에서 가방을 도둑맞아도 속수무책이다. 이내 포기하고 남은 여행을 즐기고 돌아가면 끝이니까. 그래서 맨 마지막엔 세계 여행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적어준다.

 

 

 

다시 보니 이 책을 쓴 코너 우드먼은 우리나라의 <청춘 페스티벌>에 참여하여 5천 명의 청중 앞에서 강연을 펼친 유명인이며, 전작인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나는 세계 일주로 자본주의를 배웠다>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한 유명 작가이기도 하다.

'검은 돈을 좇아 숨 막히는 추적을 벌이는 가운데 코너 우드먼은 잊고 있었던 돈의 이면에 대해 알게 되었고, 마침내 소름 끼칠 정도로 잔인한 자본주의의 실체를 마주하게 됐다. 지하경제에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괴물이 되어 사람을 돈으로밖에 보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타깃은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기에, 그는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을 쓰게 된 의도에서 보듯, '돈'의 유혹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물론 이건 새발의 피 정도겠지만. 범죄 스릴러 한 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게 충격이다. 저자의 대담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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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부동산 절세의 비밀 - 양도.증여.상속의 모든 것
김용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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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길.

 

 

잘 모으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모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덜 내는' 방법을 아는 게 재테크의 또 다른 방법이다. 법을 어기면서까지 세금을 덜 내는 것이 아니라, 잘 모르는 절세방법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걸 나이가 들수록 점점 깨닫고 있다. 특히 부동산 거래를 실제로 해보면서, 상속과 증여를 알아보면서 절세방법을 아는 것이 곧 힘이라는 생각이 더 굳건해졌다.

 

<기막힌 부동산 절세의 비밀>(김용민 지음 / 매경출판 / 2018)은 부동산은 물론 자산의 양도, 상속과 증여를 포함한 모든 세금에 관해 아낄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가 있다. 그래서 지금 당장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독을 할 필요는 없지만, 가계부 가까운 곳에 꽂아두고 절세방법이 궁금할 때 가장 먼저 꺼내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분야도 다양하고 디테일하다.

 

저자인 김용민 케이컨설팅 대표는 포스코에서 33년 동안 근무하고 은퇴 후 지인의 권유로 세법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리고 절세 방법을 모은 노하우를 이 책에 소개하고 있다. 딱딱하고 어려운 세법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해석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의도가 잘 드러난 듯하다.

 

세금과 법. 나같은 일반인(?)들은 두 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아몰랑' 담을 쌓게 되는 분야이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고, 금융회사에 다녔던 나조차도 '세.알.못'에 '법.알.못'이니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이 책은 개념부터 사례까지 초급, 중수, 고급 독자에 맞게 여러 내용들이 안내되어 있다. 세법을 소개하고, 이를 쉽게 해석하고, 사례를 들어서 이해를 돕는 방식이다.

 

실제로 요즘 부부 공동명의와 증여, 상속에 관해 실질적인 조언이 필요했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세무사를 직접 만나 상담을 한 적도 있었지만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다보니 부담이 컸다. 그리고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만나니 상담의 깊이가 얕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모르니 뭘 물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기본 상식을 갖추게 되니 머리속에 개념도는 확실히 서게 된다.

 

당장 실행 가능한 것부터 먼 미래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절세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방면으로 연구한 흔적이 돋보인다. 몇 가지 흥미로웠던 이야기. 보험 가입 시 계약자와 수익자가 다른 경우에는 보험금에 증여세가 과세되기에 계약자와 수익자를 동일하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란다. 그리고 남편이 아내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금액이 10년간 6억 원을 초과하면 6억 원 초과분에 대해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고 한다. 이건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내용이다. 이렇게 법망 안에서 절세하는 방법과 생활속에서 절세하는 방법 등 다양한 사례로 유용한 내용이 많았다.

 

나중에라도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놓았는데, 추린 게 이 정도이다. 그만큼 내용이 알찼다. 절세방법은 이 책 한 권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익히고 활용하는 게 관건. 2019년부터는 '똑똑한 부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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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 나를 지키는 일상의 좋은 루틴 모음집
신미경 지음 / 뜻밖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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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

이 단어를 한 마디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지식in에도 '루틴 뜻'이 무엇인지 꽤 많은 질문이 올라오는 걸 보면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심오한 말인가보다. 일단,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루틴[routine]

운동선수들이 최고의 운동 수행 능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하는 동작이나 절차. 예를 들어 어느 한 선수가 경기 3시간 전부터 운동장을 꼭 15바퀴 뛰고 체조를 한다거나, 운동장의 선을 밟지 않고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는 것 따위가 이에 해당된다.

어렵다. 긁적글적.

징크스라는 단어는 알겠는데...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루틴하다'는 의미를 어떨 때 쓰는지 생각해보았다.

'너무 루틴한 일상이 싫어 떠난다, 넌 너무 루틴해, 루틴하지 않기 위해 해야 하는 OO가지 방법...'

내가 알고 있는 '루틴'이란 반복되는 일상, 지루함, 답답함, 견디기 힘든 그 무엇 등등 부정적인 이미지로 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초반부터 장황하게 '루틴'에 관해 썰을 풀어보는 건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신미경 지음 / 뜻밖 / 2018)의 부제가 '나를 지키는 일상의 좋은 루틴 모음집'이라고 써 있었기 때문이었다.

'좋은 루틴이란 게 가능한가'에서 출발한 내 의구심은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눈 녹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나도 내 일상에서 루틴한 걸 만들어보겠다 결심을 해본다.

 

 

일단 표지가 간결하다. 군더더기 없는 저자의 일상을 보는 듯, 흰 배경에 깔끔한 초록색 라인드로잉으로 나무에 물을 주는 여성의 모습이 있는 표지. 저자인 신미경 기자는 패션과 생활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잡지 에디터로 활동했다. 누구보다 바쁘디 바쁘게 살던 중 건강에 이상 신호가 찾아왔고, 그때부터 '자신을 위한 삶, 건강에 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며 루틴한 일상을 살고 있다.

그녀에게 루틴한 일상은 생활은 물론 식습관, 건강, 뷰티 습관, 살림, 재테크, 일, 휴식, 주말에 이르기까지 삶 전체를 지배하는 화두이자 전부이다. 어떻게 이렇게 반듯하고 절제있게 살 수 있을까 경외심마저 들게 한다. 마치 수도자의 삶처럼 늘 자신을 돌아보며 절제할 줄 아는 인생. 가령 음식을 먹을 때도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

 

 

 

  부족한 듯 먹는 것이 가장 좋아.

- 삼시 세끼만 챙겨 먹고 간식은 먹지 않지.

 - 조금씩 담아 우아하게 천천히 먹는 것은 참 멋진 일이야.

 

 

오늘 저녁도 과식으로 속이 답답한 채로 이 글을 쓰는 내가 다 부끄러울 지경이다. 식습관의 절제가 생활의 절제를 가져오고, 이것이 가계와 살림, 일과 휴식을 통제할 수 있는 에너지가 되었다.

누군가 새로 한 머리를 보며 알은체하는 게 싫어서 일 년 내내 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퇴근 후 집에 와서는 침실 스탠드 하나만 켜두고 조용하게 생활하며, 술 담배 커피 대신 차를 음미하며, 책 읽고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잠드는 삶. 하루 이틀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겠지만 평생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그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 들 것이다. 그리고 더 새로운 걸 찾고 더 자극적인 걸 찾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세상은 더 삭막해지고 더 시끄러워지고 사람 간에 거리는 더 멀어진다.

 

 

 

 

 

흘러가는 시간대로 자연스럽게 살아가기

계획적으로 그러나 결코 완벽할 수 없다

언제나 건강함을 우선으로 할 것

삭막할 때에도 아름다움에서 위안을 얻는 태도

무언가 이루고 싶다면 말은 짧게 실천은 계속

 

 

 

 

뿌리를 굳건히 내리고 사는 튼튼한 나무 같은 삶.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올곧은 삶. 그게 바로 저자의 삶의 방식인 듯하다. 물론 싱글이기에 가능할 거야, 라고 애써 내 자신을 위로하지만 지금 내 삶에도 분명 '루틴'함이 필요해보인다. 과하지 않은, 꾸준히 하는, 그리고 결과적으로 더 좋은 삶이 되는 루틴함.

 

 

 

  

 

일상이 문득 지루하다고 느끼는 것은 축복이다.

마음을 억누르는 큰 고민거리 없이 어제와 똑같은 일이 평온하게 반복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생각해보면 일, 인간 관계, 먼 미래와 같이 늘 걱정거리를 만들며 사는 게 습관이 된 것 같다.

지금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법 없이 특별한 고민이 없으면

용케 작은 것 하나라도 우환거리로 만들고 마는 나쁜 습관.

이제 지루함을 즐기며 설레는 일보다

'오늘도 무탈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어'라는 염려 섞인 바람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나 역시 이 책을 스탠드 하나만 켜두고, 조용한 라디오를 틀어놓으며 읽었다. 이 책은 어쩐지 그렇게 읽어야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내용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었지만, 잡지 에디터답게 글맛도 좋았다. 그리고 비슷한 커리어를 거쳐온 사람들만이 느끼는 깊은 고민도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챕터별로 분야별 실질적인 꿀팁도 아주 유용했다.

 

 

  

인생에 비상구가 없다고 느낄 때, 지금 가진 게 전부라고 생각할 때

우리는 맹목적으로 되는 것 같다.

나는 그 절박함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면서

새로운 일에 조금씩 도전하는 방법으로

각각의 일에 조금씩 거리를 두는 법을 배웠고,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내게 언제든지 새로운 문이 열릴 것이라는 가능성을 믿으며,

그리고 머릿속의 생각이 아닌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하면

확고한 자신감이 생긴다.

 

 

마지막 장을 덮고나니 이런 '좋은 루틴'은 나 역시 일상에 심어놓아도 좋겠다는 확신이 든다. 힘들지 않게 꾸준히 할 수 있는 루틴. 내 평생을 지배할 '루틴'을 찾는 것이 이 책을 읽은 후 숙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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