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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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려 300개의 서점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것도 대형이나 온라인 서점이 아닌, 자신만의 색채를 갖고 특이한 콘셉트를 가진 독립 서점 이야기. <북숍 스토리(BOOKSHOP STORY)>는 전 세계의 특이한 서점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인 젠 캠벨은 런던의 앤티크 서점 '리핑 얀스'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녀는 자신의 일터인 서점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일들을 재미있게 엮은 <서점 손님들이 하는 이상한 말>이라는 책이다. 이 책도 무척 읽어보고 싶다.

책은, 저자가 있는 영국의 특이한 서점부터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 유럽, 캐나다,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북미와 남미, 아프리카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작지만 알찬, 특이하고 오래된, 특화된 장르를 취급하는 독립 서점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프랑스의 서점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태생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일대기도 재미있었지만 일명 '잡초호텔'이라 불리는, 책장 사이에 침대를 13개 만들어 작가를 머무르게 했다는 게 기억에 남았다. 서점 주인이 그들에게 요청한 건, 자신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떠나라는 것. 그들이 쓴 건 책으로도 출판되어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도 하니, 작가 입장에서도 서점 입장에서도 상생하는 방법이리라 생각되었다.

좋은 글들이 많아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면서 읽었다. 그런데 읽다보니 좋은 구절들이 많아서 중간 이후부터는 형광펜으로 칠하는 것을 포기하였다. 그만큼 내용이 알찼다. 다양한 작가, 출판편집자, 일반인들의 인터뷰도 좋았고, 그들이 꿈꾸는 서점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즐거웠다.

서점 이야기이지만, '왜 책이 좋은가, 왜 책을 읽는 것이 즐거운가'에 대한 답이 더 많은 책이다. 특히 최근 아이들에게 더 좋은 책을 읽혀주고 싶어서 독서지도사 공부를 하고 있는 내게는 이론서에 적힌 '독서의 필요성'과 '당위성'보다 훨씬 생생하고 와닿는 답변이었다.

책 냄새가 좋아 서점을 사랑하는 내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책이다. 어렸을 적 꿈이 책방 주인이었을 정도로.(나는 책방과 문구점을 같이 하고 싶었다. 이를 테면, 지금의 교보문고와 핫트랙스의 조합처럼?)

우리나라도 요즘 특색 있는 작은 책방이 구석구석 생겨나는데 유행이 아니라 문화로 자리잡길. 그동안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이 많았는데 요즘 책 읽기를 실천하니 그 책들도 이제서야 눈에 보이더라.

책으로 다시 돌아온 요즘 참 행복하다. 그런 책들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서점 이야기라 추천할 만하고, 책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 더 만족스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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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부동산 투자 - 시장과 정책에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투자의 정석
월전쉽 지음 / 길벗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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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관련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너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많아 잘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이기는 부동산 투자>는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내용이 알찼다. 특히 얼마 전 정부에서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에 대한 대비책을 알려주는 것이라 내용도 따끈따끈했다.

이 글의 저자는 '월전쉽'이라는 팟캐스트의 진행자들로서, 부동산 투자를 좋아한 나머지 부동산 중개사로까지 살고 있는 3명의 여성이다. 그러기에 일반인 입장에서, 중개인 입장에서, 투자자 입장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부동산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얼마 전까지 유행했던 갭투자의 흥과 망, 경매와 공매로 대박나거나 쪽박을 찬 사람들, 같은 투자금으로 출발했지만 10년 후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낸 사람들...운 좋게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맞아 떨어져서 잘된 사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런 이야기들이 가감 없이 생생하게 나오니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저자들이 목이 쉬도록 강조했던 건 '입지'와 '미래 가치'. 학군과 교통과 접근성을 고려한 입지가 가장 중요하고, 지금이 아닌 미래 가치를 판단하여 매수와 매도를 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 어떤 부동산 책보다도 실질적이고 와닿는 글들이 많았다.

그리고 맨 뒤에 '실수요자&투자자를 위한 8.2 부동산 대책 완벽정리'라는 별책부록도 좋았다. 구체적으로 8.2 대책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따라 무주택자, 1주택자,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들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부동산은 물론 자금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감'과 '뚝심'인 듯하다. 그 감이라는 건 늘 안테나를 세우고, 항상 관심을 두고 있을 때라야 툭 튀어나온는 것이겠지. 다시 경제지를 들춰보는 습관을 키워야겠다. 참, 그리고 팟캐스트 '월전쉽'도 다운받아 들어봐야지. 무척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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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스페셜 에디션) - 너에게 보내는 편지, 완글
하태완 지음, 성자연 그림 / 넥서스BOOKS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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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으로 유명해진 젊은 시인들을 보면,
나도 바로 팔로잉을 하고 자주 그들의 글을 읽게 된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완글.

하태완이라는 본명보다 '완글'이라는 필명으로 많이 유명한 작가의
말랑말랑한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시와 에세이를,
역시 감성충만한 일러스트와 만날 수 있는 책이 바로 <#너에게>이다.

사랑에 푹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헤어진 후 아픈 마음을 추스리는 글이 있고,
사랑뿐만 아니라 감사, 격려, 도전 등 같은 시대를
함께 걷는 사람들에게 도움 될 좋은 글들이 많다.

글을 읽으며 설레고 아파하고 힘들어하던 연애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 아빠로 살고 있지만,
우리의 20대에도 뜨거운 시절이 있었고, 힘든 시절도 있었다.
그때 이런 글은 그 누구의 위로와 조언보다 힘을 주었다.

이제 세월이 지나 그때의 감성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글의 파도에 건조한 모래 감성이 휩쓸려 가고
묻혀 있던 핑크빛 감성을 되찾은 느낌이다.

꼭 연애의 대상이 필요한 건 아니다.
그게 남편일 수도 있고, 내 아이들일 수도 있고,
부모님일 수도 있고, 친구들일 수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그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감성이 무르익는 계절에 만난 <#너에게>.
앞으로도 인스타에 뜨는 완글님의 글을 늘 기다리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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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미래 -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이정모 감수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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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연휴에 보려고 꽁꽁 싸둔 책, <감각의 미래>. 이런 책은 집중해서 읽어야 해서 평소처럼 지하철이나 잠깐잠깐 읽는 것보단 방에 틀어박혀 내내 읽는 게 좋더라. 그래서 택한 게 이번 추석 연휴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백과사전급(내 기준엔...)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서 좋았다.

표지 그대로,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카라 플라토니는 과학 전문기자로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하고, <The Field Trip>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과학원리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듯하면서도 애매한 내용들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능력이 있었다.

첫 장에는 '오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이 인식하는 오감의 범위는 어디까지 왔을까. 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의 5가지 측면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첫 번째로 '미각'에 대한 현황이었는데, '여섯 번째 맛을 찾아가는 여정'이란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보며 '우마미(Umami)'란 개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전형적 문과의 폐단인가;;; 상식의 부재인가;;;)

우마미란, 인간이 혀로 감지할 수 있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외의 제5의 미각이며 일종의 '풍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한다. 2000년대 이전에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이 개념을 모를 거라 하니 살짝 안도의 한숨이...매운 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이란 건 알고 있다.

어찌됐든, 우마미까지 5가지 미각이 있는데 여섯 번째 맛으로 인정받고자 세계 각처에서 여러 실험이 벌어지고 있단다. 지방맛, 칼슘맛, 코쿠미 등등...여러 조건을 충족한다면, 곧 새로운 맛이 또 탄생하리라. 놀라운 사실이다.

2장에 나오는 '1만 년을 가는 시계'는 기억에 참 많이 남고,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아이템이었다. 1만년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계라니, 그게 가능할까. 아직 미완성이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작동을 시작할 것이고, 1만 년 동안 쉬지 않고 작동을 하게 될 것이란다. 그 사이 이 지구는 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을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긴 시간이고, 내다볼 수 없는 시간이지만, 궁금하긴 하다. 그 1만 년의 시간을 품은 시계가.

인지과학.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야이고, 잘 몰랐던 분야이다. 4차 산업혁명, IoT, ICT 등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만 세상이 귀 기울일 때, 사람의 몸에서는, 감각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 다루는 것에 대해 무척 흥미로웠다.

'미래의 감각'이 아니라 <감각의 미래>라고 칭한 것도 지금도 촌각을 다투며 감각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까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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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언어 번역기 - 불신과 비효율을 자율과 창의로 바꾸는 경영의 언어
Peter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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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도 읽고, 집 테라스에서도 읽고, 자기 전에도 읽었다. 책에서 손을 떼지 않고 한동안 계속 읽었다. 속은 고구마 백만 개 먹은 듯 답답하면서도, 그만큼 리얼해서 소름 백만 개 돋기도 했다.

<회사언어 번역기>(흐름출판, 2017). 저자인 Peter는 대기업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온 기획전문가이자, 고된 업무로 인해 온갖 병을 얻으며 꿋꿋하게 버텨온 직장인이다. 브런치에서 연재한 글이 인기를 얻으며,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브런치에 올린 내용을 모아 담은 책이 이 <회사언어 번역기>이다.

회사언어에 왜 번역기가 필요한가. 똑같은 말을 놓고도 저마다 해석하는 방향이 다르고, '아'를 '아'라고 해석하면 절대 안 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아마 회사언어에도 '번역기'가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으로 지어진 제목 아닐까.

이 책은 조직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회사 이야기와 치열한 줄서기, 정치적 공작, 암암리에 진행되는 대외비 프로젝트 등의 이야기가 리얼하게 펼쳐지는 경영소설임과 동시에, 챕터마다 '피터의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저자의 분석과 의견이 이어진다.

주인공인 피터가 8년 정도의 경력을 인정받고 한 외식프랜차이즈의 전략기획팀으로 이직하면서 겪게 되는 회사 내밀한 곳의 이야기. 관행으로 해왔기 때문에 굳이 바꿀 필요가 없고, 작년 재작년 경영목표를 그대로 복붙복붙만 해서 작성한 영혼 없는 보고서를 작성하며, '모난 돌이 정 맞는' 조직이기에 무던하게 묻어가며 월급만 받아가는 '월급루팡'을 꼬집고 있다.

하지만 피터는 돈키호테 스타일은 아닌지라, 부조리한 회사 규율과 관행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할 정도로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한 사람의 직원이 조직을 바꾸기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변화부터 시작한다면, 이것이 팀을 바꾸고, 파트를 바꾸고, 대표의 마인드를 바꾸어 마침내 회사가 변화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물론 그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지만.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직장생활에서 마주치는 답답한 상황을 아주 잘 그렸다고 생각하며 재미있게 봤는데, 그 당시 직장 동료들 절반은 보고 싶으면서도 일부러 보지 않았단다. 답답한 고구마 상황이 직장생활을 계속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사언어 번역기>도 직장인의 마음을 잘 어루만져주면서도 너무 리얼해서 업무 피로감이 느껴질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제 자유의 몸으로 돌아온 나는 '그땐 그랬지'라면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회고할 수 있지만. 직장으로 다시 돌아갈 기회가 된다면,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곳인지,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인지 꼭 알아보고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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