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미래 -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이정모 감수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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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연휴에 보려고 꽁꽁 싸둔 책, <감각의 미래>. 이런 책은 집중해서 읽어야 해서 평소처럼 지하철이나 잠깐잠깐 읽는 것보단 방에 틀어박혀 내내 읽는 게 좋더라. 그래서 택한 게 이번 추석 연휴이다. 400페이지가 넘는 백과사전급(내 기준엔...) 책임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술술 읽혀서 좋았다.

표지 그대로,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카라 플라토니는 과학 전문기자로 대학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기도 하고, <The Field Trip>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과학원리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단다. 그래서인지 어려운 듯하면서도 애매한 내용들을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능력이 있었다.

첫 장에는 '오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인간이 인식하는 오감의 범위는 어디까지 왔을까. 미각, 후각, 시각, 청각, 촉각의 5가지 측면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첫 번째로 '미각'에 대한 현황이었는데, '여섯 번째 맛을 찾아가는 여정'이란다. 솔직히 나는 이 책을 보며 '우마미(Umami)'란 개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전형적 문과의 폐단인가;;; 상식의 부재인가;;;)

우마미란, 인간이 혀로 감지할 수 있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외의 제5의 미각이며 일종의 '풍미'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한다. 2000년대 이전에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이 개념을 모를 거라 하니 살짝 안도의 한숨이...매운 맛은 맛이 아니라 '통증'이란 건 알고 있다.

어찌됐든, 우마미까지 5가지 미각이 있는데 여섯 번째 맛으로 인정받고자 세계 각처에서 여러 실험이 벌어지고 있단다. 지방맛, 칼슘맛, 코쿠미 등등...여러 조건을 충족한다면, 곧 새로운 맛이 또 탄생하리라. 놀라운 사실이다.

2장에 나오는 '1만 년을 가는 시계'는 기억에 참 많이 남고,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아이템이었다. 1만년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계라니, 그게 가능할까. 아직 미완성이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 작동을 시작할 것이고, 1만 년 동안 쉬지 않고 작동을 하게 될 것이란다. 그 사이 이 지구는 또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을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긴 시간이고, 내다볼 수 없는 시간이지만, 궁금하긴 하다. 그 1만 년의 시간을 품은 시계가.

인지과학.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분야이고, 잘 몰랐던 분야이다. 4차 산업혁명, IoT, ICT 등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만 세상이 귀 기울일 때, 사람의 몸에서는, 감각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해 다루는 것에 대해 무척 흥미로웠다.

'미래의 감각'이 아니라 <감각의 미래>라고 칭한 것도 지금도 촌각을 다투며 감각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까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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