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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모험생 양육법 - KAIST 수석 졸업생 엄마가 왜 아이를 모험생으로 키울까?
김현정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엄마는 카이스트를 수석 졸업할만큼 모범생이었다. 학창시절 내내 1등을 놓친 적이 없고, 유학도 다녀왔으며, 대기업 전략기획팀에서 승승장구하는 '엄친'이다. 그러던 어느날, 두 아이가 아픈 것을 알고 처음엔 휴직을, 이후 사직을 하며 교육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똑똑한 모험생 양육법>은 모범생 엄마가 아이들을 '모험생'으로 키우는 이야기이다. 처음엔 자꾸 '모범생'으로 읽혔다. 그만큼 '모험생'이라는 단어가 생소하기도 했거니와 모범생을 강요하는 이 사회에 나도 젖어있었구나 깨달았다. 어떤 부모든 아이가 공부를 잘하면 좋고, 좋은 대학에 가면 어깨가 으쓱해지고, 좋은 직장에 가면 자신의 할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도 커왔고, 아이들에게도 소리 없이 강요를 하고 있다.
저자인 김현정 씨는 사회가 원하는 엘리트 코스를 거쳐 지금은 자녀교육 멘토/미래교육 전문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교육관의 변화와 생각의 반전은 다음달부터 학부모가 되는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나는 아이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컸으면 하는 바람에 빡빡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로 돌아왔다. 취지는 그랬다. 하지만 여느 부모가 그렇듯, 한글을 잘 읽고 쓰지 못하면 속상해하고 답답해하는 그저 보통의 엄마였다. 숙제 먼저, 공부 먼저 해놓고 놀아야 한다는 철칙도 아이에게 강요했음을 반성한다.
저자는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시간을 스스로 채워가도록 놔두라고 조언한다. 물론 방임하라는 게 아니다. 아이가 최대한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권한을 주되,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부모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는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접근하라는 것이다. 항상 감정을 실어서 말하다 보면, 소통이 되지 않아 결국엔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모험생으로 만들기 위해 저자는 8개의 모험지능을 제시한다. 습관, 동기, 끈기, 몰입, 재능, 노력, 공감, 시간...이렇게 8가지 키워드를 쉬운 설명과 사례로 이해하기 쉽게 표현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편안하면서도 중간중간 깨달음도 많이 생겼다.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 그것이 꼭 공부일 필요는 없다. 부모가 좋아한다고 해서 공부에 몰입하는 '척'하는 게 오히려 아이의 모험성을 해치는 일이구나 생각한다.

저자는 평생 모범생으로 자라왔던 사람답게 자신감이 넘쳤다. 모교에 대한 애정도 크고, 자존감도 무척 커보였다. 그런 사람이 아이를 '모험생'으로 키우는 걸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는 지금 우리가 원하는 '모범생'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책이 좋았지만, 그 중 아이와 함께 경제교육을 한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보통 돈을 벌 때쯤 되어서야 경제관념이 생기게 마련인데, 어렸을 때부터 돈을 모으고 쓰고 저축하는 것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는다면, 그 습관이 평생 갈 것이라 생각된다. 이건 나도 꼭 동참해야겠다.
'양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아이에게 질문을 한 후 대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답을 재촉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본다. 아이가 모험생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과 더불어 나도 모험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엄마들이 칭찬 공부하듯 꾸중 공부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꾸중을 할 때야말로 짧고 명확하게 한다.
공부하는 척하는 아이를 촌철살인 한마디로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이때 공부하는 척함을 꾸짖어야지, 아이를 꾸짖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