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비극이라...

동시에 뱀처럼, 비둘기처럼...

옛날에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동반자살에 말려들 뻔 했을 때, 나는 온갖 지혜를 짜내 살아남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도와줄만한 사람은 없었다. 그야말로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나는 혼자서 상처 입은 들개처럼 자신의 상처를 핥았다. 애처로운 방법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을 때 나는 혼자 힘으로 살길을 찾았다는 데 얼마쯤 긍지를 품었다. 결코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은근히 운이 좋아 다행이라고 안심했다. 그때는 무척 힘든 날들이었건만 지금 생각하면 그 정도의 일은 세상 한 귀퉁이에서 늘 일어나는, ‘남에게 이야기할 만한 것도 못 되는‘
흔한 비극으로 그 일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까 뱀처럼 영리하고 비둘기처럼 순해지라."
이렇게 성서는 가르친다. 여기에는 의리, 인정, 연륜 등으로 도저히처리할 수 없는, 강인하고 복잡한 인간성과 논리가 숨겨져 있다. 사람은 때에 따라서 거짓말도 하고, 속이기도 하며, 돈벌이를 하려고 기를쓰고, 그 정도가 심해지면 살인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따라서 성서는그저 밝고 친절한 좋은 사람이 되라고는 결코 가르치지 않는다. 복잡한 영리함과 투명한 순함이 조화된 중층적 정신 구조를 가진 인간이 되라고 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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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대단한 일을 하면서도, 가족은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인간의 존재 가치라는 것도 예를 들어 회사를 키우고, 제품을 세계 곳곳에 팔고, 그 제품으로 온 세상 사람들을 좀 더 행복해지게 하는 것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마찬가지로 집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함이며 둘 모두 잘 해낸 사람은 결코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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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사실 의식적으로 ‘어쩌면 나쁜 일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 항상 자신은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터무니없는 자만에 빠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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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착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유지되지 않는다고, 어떤 가톨릭사제가 말했다. 하지만 악인 사이에서는 평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인간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악한 부분을 충분히 인식할 때에만 겸허해지기도 하고, 상대의 마음을 알고 조심하며, 쉽게 화를 내거나 책망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간신히 평화가 유지되는 것이다.
요컨대 그와 같은 불순함 속에서 비로소 인간은 유아가 아닌 진정한 어른이 되는 것인데 우리는 그런 교육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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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든 남자든 발끈하는 사람은 약한 사람이다. 발끈 화가 났을 때사람은 공격적이 되면서 얼핏 강한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단지 히스테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약한 사람은 똑바로 보고,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 하지만 정말 강한 사람은 화내기 전에 우선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 대상이 좋은지 싫은지 따위는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좋아할지 싫어할지,
인정할지 거부할지 정하기에 앞서 우선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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