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가 - 우리가 목도한 국가 없는 시대를 말하다
지그문트 바우만 외 지음, 안규남 옮김 / 동녘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국가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게 되는 한 해였다. 

세월호 사태를 보면서 특히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국가는 우리를 보호하고 지켜줄 수 있다고 믿었고 신뢰했는데 그런 신뢰가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보면서 많이 흔들리고 있음을 느낀다.

일반 국민은 국가(?)라는 울타리에 넣어두고 지배자들이 마음껏 조롱하고 이용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런 생각에 몰두하고 있을 때 <위기의 국가>란 책을 동녘 출판사 서평단으로 선정되면서

만나게 되었다.

 

표지는 중세봉건주의 체제가 붕괴되는 듯한 그림이었다.  여러 농민으로 구성된 사람들이 서 있고 그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지배자가 무너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책의 형식은 지그문트 바우만과 카를로 보르도니의 담화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책의 형식을 파악하지 못해서 한참을 헤맸다.

내용이 깊이가 있었고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경제와 정치에 관심이 많고 기본적인 역사적 개념이 있는 사람들은 수월하게 읽을 것 같았다.

나는 아쉽지만 쉽게 읽지 못했다.

읽다가 잘 몰라서 헤매기를 몇번하다가 중반쯤 되니 괜찮아졌다.

책은 역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었어야하나보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소설가 존 쿳시의 <<어느 운 나쁜 해의 일기>>를 인용한 부분이었다. 

"삶이 왜 경주에 비유되어야만 하는가, 혹은 국민경제들이 건강을 위해 사이좋게 조깅하지 않고 어째서 서로 앞다투며 달려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 신은 시장을 만들지 않았다.  만일 우리 인간들이 시장을 만든 것이라면, 그것을 없애고 보다 친절한 형태로 다시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왜 세계는 부지런히 협력하는 벌집이나 개미집이 아니라 검투사끼리 죽고 죽이는 원형경기장이어야만 하는가?" (본문 60쪽)

 

1퍼센트의 최상위 부자들이 부의 90퍼센트 이상을 가져가 버리는 걷잡을 수 없는 불평등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과시한다는 점에서, 이 시기는 훨씬 수치스러운 시대입니다(본문 131쪽).

 

"모든 사람이 투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민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으며

선거를 통해 만들어진 정부 형태가 진정으로

인민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런데도 그 이후 지금까지 좌파는 합의를 시작하고

권력에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합의를 끌고 가기 위한 많은 길과 속임수가 있다는 것을

잊은 채 과거의 역사적 실수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고양, 희생의 중요성, 대규모의 구경거리와

거창한 의식 등을 토대로 성공을 거둔 파시즘과

모든 강력한 전체주의 정권들을 생각해보십시오.

그것들은 정체가 불분명한 다수의 편을 들면서

개인의 자유를 희생시켰습니다."(본문 244쪽)

 

현대 사람들이 교육을 많이 받아 지식을 쉽게 접하게 되었고 깨어있게 되었지만 모두들 나서지 않는다.

내 삶을 지키고 꾸려나가기에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용히 분노하고 있음을 느낀다.

국가는 어처구니없는 쇼나 엉터리 통계로 대충 넘어가려고 한다면 훗날 더 큰 일들이 닥칠지 모른다.

국가는 지금 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는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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