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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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여름 밤의 꿈>이란 제목을 많이 볼 수 있다. 

정작 셰익스피어와는 관련없는 것에도 많이 사용되는 걸 목격한다.  

셰익스피어가 책제목을 참 멋지게 지은 것 같다.

사계절과 인생을 비교했을 때 여름은 젊은 시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여름 밤의 꿈>은 변덕스럽고 설명하기 어려운 젊은이들의 꿈같은 사랑이라고 풀이할 수 있을까?  

 

사랑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지만 직접 느끼고 경험하고 아파본 것은 20대였다.

나의 진심과 달리 이성대로 행동할 수 없고 어떤 마법에 걸린 것처럼 내가 내가 아닌 일들을 경험했다.

걸어다니면서 울기도했고 밤새 울어서 눈이 퉁퉁 붓기도 했고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본 적도 있다.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 못한 적도 있고 자존심도 없이 매달려본 적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몰차게 헤어지자고 선포한 적도 있다.

그렇게 사랑했던 사람과 결혼해서 지금 잘 살고 있지만

 

내게 20대가 다시 주어진다고해도 그런 사랑을 다시할 자신이 없다고 고백한다.

그런 사랑은 에너지가 있어야가능해보인다.^^

 

그런 열정적인 사랑으로 20대를 보내고 30대후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추억을 상기하게도 한다.

 

이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이 책은 번역에 어색한 부분들이 많았다.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허미아: 오, 훼방이다! 낮은 남자 노예 되긴 너무 높아. <본문 17쪽>

 

아테네가 배경이고 극중극 형태를 띄고 있다.

요정들의 세계, 연극을 준비하는 장인들, 사각관계의 연인들로 구성되어있어서

처음 읽으면 복잡해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희곡의 매력은 공연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희곡을 처음 접했을 때 읽기 불편했는데 낭독을 해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이 책도 아이들과 낭독을 하며 읽었는데 개구장이 퍽이 나오는 부분들이 아이들은 재미있나보다.

시적 표현 때문에 매끄럽지않게 읽히기는 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낭독했을 때처럼 몰입이 잘 되지는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초기작품으로 그리스 로마신화를 잘 모르면 읽다가 신화를 찾아야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테세우스와 히폴리타조차도 여기서는 아테네의 공작부부로 나온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인이면서 자국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지않고

이탈리아의 아테네를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주인공도 많이 언급된 걸보면 아테네에 대한 동경이 있었나 생각해본다. 

 

헬레나의 대사가 마음을 아프게했다.  자기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비하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헬레나의 대사중 명대사가 있는 것은 사랑의 아픔을 느끼는 주인공이라서 그럴까?

 

헬레나: 사랑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거야.

           그래서 날개 달린 큐핏을 장님으로 그려 놨지. 

 

헬레나: 내 보기엔 당신이 온 세상이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나 혼자라 할 수 있죠,

           온 세상이 여기서 나를 보고 있는데?   <본문 37쪽>

 

젊은 시절의 열정적이고 폭풍같은 사랑을 뭐라고 정의해야할까?

운명의 장난??? 과 같은 우리 인간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어떤 신의 영역이 있다고 가정해야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인간의 이성과 힘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것.

그것이 젊은이들의 사랑이라고 셰익스피어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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