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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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돼지다.  그리고 또한 복서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가 신랑에게 말했다.

"난 돼지인가봐."  

나의 욕심이 앞서고 나만 특별한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보상을 받아야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다가 그런 나의 탐욕스러움에 소름끼쳐서 신랑에게 솔직하게 말한 것이다.  책이란 그저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가끔 내게 어떤 메세지가 꼭~와서 박힐 때가 있다.  그래서 뉘우치게도 되고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나의 결정에 결정타가 될만한 것들이 책으로부터 온다. 

 

물론 이 책은 스탈린을 풍자한 정치적인 배경의 책이란 걸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인간의 탐욕이었다.

그리고 나의 탐욕을 읽었다. 

 

또 나는 복서이기도 하다.  복서.  그는 누구보다 지도자에게 충실했고 우직하게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열심히 헌신한 그가 결국 도살되었다.  정치 지도자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신랑과 이야기할 때마다 난 복서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대통령을 뽑기 전에 잘 선별해서 뽑고 나면 믿고 지지해줘야하는거 아닐까?하고 우직한 나의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비판이나 할량치면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비판을 하지 않을꺼면 그런 말도 하지말라며 말을 막곤 했다.  나같은 복서같은 스타일의 사람들은 이 사회의 득이될까? 독이될까?  

 

여러가지 복잡한 서류와 통계로 열심히 동물들을 설득하는 모습에서 더욱 역겨워졌다.  우리는 이렇게 정치인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모르는 것이 우리에게 이렇게 치명적인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또 한편으로는 정치인을 비판하면서 내가 해도 저 정도는 하겠다라는 마음을 품은 적이 있었는데 막상 내가 해도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리더로서 한 공동체를 공평하고 적절하게 통치한다는 것이 쉽지않을 것 같다.  조직을 위해서 어떤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도 알수 없다.  역사적으로 잘 통치한 왕이나 대통령들을 위인이라고 추대하는 걸 보면 위인이 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권력앞에 장사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매번 뇌물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 걸 보면 평범한 사람들은 위인의 범주에 들수가 없는가보다.

 

분명 과거 어떤 때보다 굉장히 발전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런 질문을 해보게 된다.

 

우리는 자유로운가?

그래서 행복한가?

우리는 평화로운가?

우리는 풍요로운가?

 

더 복잡해진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옮은지조차 판단이 바로 서지 않는 나.  아마도 우왕좌왕하지만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 동물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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