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게리 스탠리 지음, 김민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첫부분에서는 조금은 엉뚱한 아버지라고 여겨졌고 이런 아버지에게 위대한(?)이란 형용사가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조금 더 읽다보니 웃음이 절로 터져나왔다.  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겁다면 이것이 최고의 교육이 아닐까?

또 뒷부분으로 갈수록 아버지의 교육철학이 드러났다.

자녀교육이란 정형화되어있는 말보다 '자녀를 인격적으로 양육시키는 삶의 방법'이란 말이 더 어울릴 듯하다.

 

최근에 읽은 육아책에서 특히 한국 저자들이 쓴 책에서는 ~~하니까 이렇게 하라~!  라는 투가 많았는데 이 책은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하고 그 속에 아버지의 어떤 가르침이 있고 자녀는 어떤 지혜를 얻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거부감도 들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지만 다시 볼때는 가슴 따스하게 해주는 가르침이 있는 책이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고민해왔다.  우리나라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복잡한 상황들을 잘 적응하여야 하는 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날 수 있을까?  도시에서 자라면서 개구리 한마리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해보았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는 더욱더 고민이 많아졌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를 다시 뒤돌아보게 했다.

 

저자는 자신이 결혼해서 자신의 아내와 다투게 되었는데 자신이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화해하는지 아버지가 보여주지 않으신게 아쉽다고 한 대목이 있었다.  나 또한 그런 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냥 참고 넘어가기보다 잘 싸우고 잘 해결하는 방법을 몸소(?)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교육중에 한 가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책 중간에 저자가 가출을 하려고 했는데 아버지 어머니가 

 

"잊지 말고 편지를 꼭 쓰렴" (아버지)

"언제든 돌아오고 싶으면 돌아와라, 게리"(어머니)

"보고 싶을 거야" (두 분이 함께) p.129

 

라고 말씀하시며 도시락까지 싸주셔서 어쩔수 없이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저자.  결국 음료수가 없다는 핑계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는 부분을 읽고 웃음이 났다.

아마 한국이었으면 벌써 다리몽둥이가 부러졌을 것이다. ^^

 

인생은 형벌이 아니다 - 즐겁게 웃으면서 살라는 아버지의 철학이 들어있는 말이다.

 

어젯밤 우리를 펄쩍 뛰게 만든 일이, 다음날 아침이면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바뀔 수도 있다. p42

 

아이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어머니를 사랑하는 것 p. 124

 

상대방의 세계에 들어가지 않는 사랑은 머릿속에 떠오른 좋은 생각에 불과하다. p107

 

내 친구는 딸의 그림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그의 딸은 아버지를 항상 몸통이 없는 두 다리 위에 머리가 달리 모습으로 그리곤 했다.  친구는 한동안 그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해답을 찾았다.  그것이 바로 딸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의 허리에도 못 미치는 작고 어린 딸에게는 긴 두다리 위에서 머리 하나가 내려다보는 모습일 테니까.

그는 대화를 할 때마다 몸을 굽히고 딸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딸은 아버지에게 자신을 안아줄 넉넉한 가슴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발견은 그림으로 나타났다.  p105~106

 

누구와 함께 가느냐 하는 것이 목적지에 얼마나 빠르게 도착하느냐보다 중요하단다.  p201

 

"~성숙한 사람은 어린이나 약한 사람들을 위해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걷는단다."

 

"속도를 늦추렴.  그래야 풍요로운 세계를, 그냥 지나치는 일 없이 바라볼 수 있단다.  세상 속을 들여다보는 것은 바쁜 사람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지."  p202

 

이런 책이 한국에서 출판되었다는 의미는 한국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에 관심이 많고 예전과 같이 과열경쟁 속에서 자녀를 키우고 싶지 않다는 여론 때문에 나온 책이 아닐까?  행복한 삶을 스스로 찾아 개척해나가는 자녀로 키우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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