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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쇼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26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지음, 서은혜 옮김 / 민음사 / 2014년 10월
평점 :
영화 《라쇼몽》을 10년 전쯤 먼저 접하고, 책 《라쇼몬》 은 올해 읽게 됐다.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흑백영화에 세련된 기법하나 없어보였는데 그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은 정말 컸다.
한 살인 사건을 세 사람의 다른 관점에서 다뤄지는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의 <덤불 속>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책을 읽을 때부터 대단한 작품일 거라고 기대가 되었다.
여러 이야기들이 기이하기도 하고 옛 이야기 같기도 하고 뭔가 날것처럼 사람의 이중적인 심리를 잘 그려내 민낯을 들킨 기분이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작품해설을 읽어보니 작가의 어머니가 정신이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작품이 이해가 되었다.
여기서 일본이 부러운 점이 있다.
일본은 가난하거나, 광인의 자녀이라던지 하는 작가의 어려운 환경을 통해 성장한 작가들의 작품이 한국보다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통계를 모르니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내가 느끼기에
한국은 어려웠을 지라도 작가가 되면 개인사를 어느 정도 숨기는 건지 아니면 그런 사람들이 작가로 성장해내지 못하는 건지 별로 없다는 거다. 일본은 그에 비해 적나라하게 작가의 이력을 내보이고 그런 작가들의 책이 지금까지 인기가 많다.
그 문화 차이는 뭘까?
이 책 속에서도 대단한 사람 아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닌 죽은 사람의 옷을 벗겨서 훔쳐서라도 생존해야 하는 사람이 나온다.
생존이 무엇인지에 대한 작가의 본질적인 질문일까?
얼마 전에 어느 유튜브에서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로 소설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책은 내가 늘 만나는 사람들이 아닌 내가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내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을 넓혀주고 이해의 폭을 더 넓혀주는 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제일 인상 깊은 단원은 <지옥변>이었다. <지옥변>이라는 일본 회화가 있는 걸까?하고 찾아봤는데 없는 것 같다.
<지옥변>을 읽고나서, 지옥을 그린 회화 작품을 볼 때 천천히 눈여겨 보게 될 거 같다. 작가는 어떤 지옥을 그린 회화를 보고 이 소설을 썼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이유로 접하는 유물 한 점에 대한 이야기를 입혔을지도 모른다는 나만의 상상력을 발휘해본다.
<두자춘>에서는 "뭐가 되었든, 인간답고 정직하게 살 작정입니다."라고 한 두자춘의 대사가 와 닿았다.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어떤 사람이어야하는지 알려주는 메세지 같다고 할까?
이 책 안에는 죽음이란 단어가 여기 저기에 산재해 있지만, 인생을 살아가라고 다독이는 책 느낌이다.
인간답고 정직하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