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8
이디스 워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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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이라는 작품에서 풋풋한 젊은 이들의 사랑도 엿보고, 그들의 안타까운 사랑의 최후도 보았다.

그리고 내 머릿 속에 남은 생각은 채리티의 선택은 내몰린 선택이 아니었나였다.

환경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상황이 과연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여주인공인 채리티는 산에서 데려온 아이였다. 작은 마을 노스도머의 변호사인 로열씨가 산에서 데려와 키웠다.

산은 미개한 곳으로 묘사되고 동네사람들은 그녀에게 로열씨에게 감사해야한다고 말하곤 했다.

로열 부인이 죽은 뒤 로열씨와 체리티가 집에 둘만 남게 되자, 체리티는 기숙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제안을 받게 되지만 로열씨는 그녀를 기숙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싫은 외로운 사람인 ''로열'씨. 그 사실을 인지하는 체리티는 결국 기숙학교에 가지 않기로 한다.

그때 해처드 부인은 모든 상황을 미리 예측이라도 한듯 ""물론 난 언제나 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한데 말이다, 만약에...... 만약에 말이다...... 넌 언제든 나를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알테지......"라고 말한다.

아직 어린 채리티는 그녀의 말을 알아들었던 걸까?

그녀가 17이 되던 해, 로열씨는 그녀의 방을 찾았고 채리티는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며 그를 단호하게 내쫒는다.

그 뒤 그 마을을 떠날 돈을 벌기 위해 도서관에 근무하게 해달라고 로열씨에게 말한다.

어리지만 당찬 그녀에게 깜짝 놀라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녀에게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로열씨가 너무나 경멸스러웠던 채리티.

그녀의 경멸이 나에게로 전달되어 나도 로열씨가 혐오스러웠다.

나이차이가 엄청 나지않은가?

그러다가 건축가인 루시어스 하니의 등장으로 채리티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녀가 정상적인 사랑을 하게 되어 안심이 되었는데, 하니는 약혼을 한 몸이었고

결국 그들은 헤어진다. 하니의 아이를 임신한 채리티에게 로열씨는 다시 청혼을 하게되고 그녀는 그 선택을 받아들인다.

이 소설 내용이 이게 다는 아니지만, 내게는 이게 다였다.

경제력이 없는 임신한 어린 소녀가 택할 수 있는 저 선택은 과연 선택이었는가?

분노가 일었다.

어쩌면 로열씨의 하니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없어서 분노했는지 모른다.

사랑이라면 응당 있어야 하는 마음의 표현들이 없기에 이 결혼이 속상한지도......

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헤어지는 건 좋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하는 채리티가 안쓰러웠다.

뱃속의 아이를 키우기 위한 강인한 엄마가 되어가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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