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멋대로 슈크림빵 웅진 모두의 그림책 34
김지안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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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달콤한 슈크림빵을 좋아하는 나, 붕어빵도 슈크림이지 하는 아이들과 <내 멋대로 슈크림빵>을 마주하고 피식 웃음이 났지요? '이거 뭐야?' 하는 약간의 기대와 엉뚱함을 가지고 펼친 책인데 ㅋㅋㅋ 역시나 입니다. 어이없이 웃다가 '이거 완전 내 취향인데.' 라며 그 속에는 엉뚱함과 재미 외에도 우리들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죠.

 


내 멋대로 슈크림 빵(김지안 |웅진주니어)

 

작가는 사계절 소풍 그림책으로 유명한 김지안 작가네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던 작가인데 바람이 차가워지는 요즘 <감귤 기차>, <알밤 소풍>, <코코 스키>를 가까이 두고 읽게 하는 작가랍니다. 그림체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얼마나 귀여운지 ㅎㅎ <내 멋대로 슈크림빵>에도 여지없이 작가님의 매력이 드러나지요. 엉뚱하고 귀엽고 재미난 상상^^ 근데 이 책은 꽤 많은 쪽수인데도 지겹지 않아요. 그림책인듯 만화책인듯 재미있어요.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슈크림 빵 하나의 이야기를 단편처럼 끊어 읽어도 충분히 내용이 전달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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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슈크림빵>은 빵집에서 슈크림빵을 만들다가 슈크림이 없어 버려집니다. 그런데 이 슈크림빵들이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래!

이대로 버려질 순 없어.

 

그래서 어쩌냐구요??

 


그럼 슈크림을 찾아보자!

 

이렇게 해서 슈크림빵들의 자아찾기 프로젝트는 시작됩니다. 슈크림빵 다섯 개, 각자 찾아 떠나는 이야기 다섯은 서로 다른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정해진 틀이 아니라, 그 틀을 스스로 깨고 나옵니다. 자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스스로 경험하면서 깨닫습니다. 모든 게 정해진 답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으로 나를 채우는 슈크림빵들은 더 이상 슈크림빵이 아닙니다.(막둥이 그럼 뭐라 불러요? 너는 어떻게 부르면 좋을까? 이름짓기도 엄청 오래 걸렸네요.ㅎㅎ)


 

익숙하게 먹던 슈크림빵이 생각만 조금 바꾸니 획기적이고 다양해집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해진 틀이 아니라 생각을 조금 바꿔 남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하는 순간 행복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막둥이 " 엄마,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 하면 행복할텐데..."라고 말을 얼버무리는데 아, 뭔지 알고 있는 저는 대략난감하네요.

 

암튼 , 이 책, '?' 하고 이 책을 접했다가 엉뚱한 상상이 불러온 재미와 ' '를 들여다 보게 한다는 것, 아이와 요리활동도 좋고 생각을 깊이 나눠도 좋을 책이랍니다.


 

이 책때문에 슈크림빵을 안먹을 수가 없지요. 우리집 막둥은 혹시나 하고 슈크림 속에 다른 게 있을까 기대하지만, ㅋㅋㅋ 역시 달달하고 부드러운 슈크림뿐이네요. 짤주머니로 초코릿 속을 진하게 채워야 하는 건지...빵 속을 채우든 아이 자신을 채우든 무엇을 담든간에 자신이 원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채워 행복했음 좋겠습니다.

 

, 이 책엔 서로 다른 속을 채워 자아를 찾는다는 것 말고 반전이 숨어있지요.ㅋㅋㅋ뒷쪽을 넘기다 ''하고 놀랐다가 상상하면서 큭큭거렸는데 사람들의 표정이 궁금하네요. 재미난 상상에서 시작된 남과 다른 나를 찾아가는 슈크림빵의 유쾌한 모험이 담긴 책 <내 멋대로 슈크림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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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에 스콜라 창작 그림책 18
김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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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뀐 하늘은 푸르고 깊습니다. 누구라도 하늘에 담아 보고 싶은 날이 많은 날입니다. 일상에서 문득 누가 떠오르고 안부를 전하고 싶은 그런 마음 아마 <가을 아침에>(김지현 |위즈덤하우스) 책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가을 아침에 (김지현 |위즈덤하우스)

 

한 해가 시작되고 일상의 제약이 많이 따르긴 했지만 자연의 시간은 변함없이 흘렀네요. <가을 아침에>를 읽다 보니 정말 제 주위에 가을이 와 있어요. 하늘은 더욱 파래졌고 바람은 선선해졌으며 나무도 색색깔로 물들어가고 있죠. 소중한 우리의 일상에 계절의 향기가 스며들었지만 우리는 그런 여유를 느낄 여유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은이야, 잘잤니?' 라는 아침 안부 뒤로 부스스한 은이의 모습도, 자연을 품은 바깥 풍경도 낯설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아이가 움직이는 동선에 따라 보여지는 풍경, 그리고 아이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 함께 하는 시간에 담긴 일상이 잔잔하고 서술적으로 펼쳐져 따뜻하게 담깁니다. 평범한 일상이 가져다 주는 소중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합니다.

요즘 화두는 코로나이고 '조심'이라는 것만 강조했는데 계절은 변함없이 우리 일상에 들어왔고 우리는 그런 여유를 느낄 여유조차 없었다는 생각이 이 책이 전해주는 느낌이 더욱 크게 와닿았습니다. '마스크 벗지말고! 함부로 뭐 만지지말고' 이런 말이 아니라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도 보고 주위에 단풍도 느끼며 주어진 하루를 잘 보내는 것 일상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뛰지 말고, 음식도 꼭꼭 씹어 먹어라고 말하는 엄마, 함께 길을 나서고 거리에 핀 코스모스를 보고 가을을 입은 파란 하늘을 보게 하는 여유도, 날마다 느끼는 일상에 특별함을 부여하는 엄마의 따뜻한 말 한마디. 은이와 엄마가 함께 하는 소중한 일상은 그저 평범한 우리의 일상입니다.

 



잠시 떨어져 아이만의 일상을 응원하는 엄마의 마음. 아이에게 보내는 마음이 편지처럼 느껴집니다. 커다란 것도 특별할 것도 아닌 이 일상이 이렇게 다가오니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시대적인 환경때문에 더 그런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 책을 읽고 느끼는 마음처럼 일상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것, 사랑하는 아이를 위한 내 마음을 전해 보는 것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가 건네는 일상의 소소한 풍경과 사랑하는 은이를 위한 말이 마치 나를 위한 응원의 말처럼 느껴져 괜실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우리는 지금 이런 일상의 소소한 감정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 속으로 불러들여 소중한 일상을 느끼게 하는 <가을 아침에>가 더욱 마음을 위로하는 힐링 그림책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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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다 인생그림책 6
장현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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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가는 길목에 여전히 뜨거운 울음을 우는 매미가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태어난 매미지만 살기는 고작 2~3주밖에 못사니 매미의 울음소리는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하리라는 다짐같이 들립니다. 이런 매미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이자 우리의 오랜 기다림과 성장을 응원하는 책이 장현정 작가의 <피어나다>로 다가왔습니다.

 


장현정 작가는 <피어나다>는 전작 <>과는 비슷하고도 다른 매미 이야기입니다. 수채화로 담긴 그림은 채우지 못한 여백에 많은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잔잔하고도 경이롭게 다가오는 매미의 탄생과 성장을 따라가다 보면 매미의 작은 몸짓은 한 송이 꽃처럼 피어나는 대단한 몸짓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두리번두리번

 

땅속에서 애벌레로 지낸 매미는 오랜 기다림과 성장을 거듭하며 아주 조심스레 땅위로 올라옵니다. 땅속과 다른 세상, 밝음이 주는 기대, 거대한 자연 앞에 매미의 몸짓은 설렘과 낯섦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존재하겠지요.

 


나도 피어납니다

 

주위를 살피고 오르고 오른 곳 밤이 되어서야 허물을 벗는 모습에서 긴장하게 됩니다. 반짝이며 태어나는 모습. 이제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몸짓. 매미가 되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있습니다. 천적을 피하고 나름의 방법으로 매미다움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피어남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읽고 보니 '피어난다'는 말을 삶에 놓고 보니 시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아름다움이 담겨있습니다.

 

사실 이 책에는 장현정 작가의 전작 <>< 그래봤자 개구리> 속의 비슷한 장면들이 나옵니다. 글이 그림화 되어 함께 읽히고 느끼게 하는 것이 작가가 책 속에 담아놓는 매력이지만, 매미의 특성이 그대로 읽혔다가 하나의 다짐으로 느껴지는 읽으면서 묘한 쾌감같은 게 있습니다. 고작 2~3주 살지만 나는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해 성장하고 성장할 거라는 것이 마음에 콕 와닿습니다.

 


이 넓은 세상, 대자연의 앞에 조그만 생명이지만 매미의 기다림이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위한 섬세한 몸짓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매미가 거쳐 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려 쉬어가고 위험 앞에 잠시 물러서면서도 꿋꿋이 자신을 드러내 피어나는 것을 멈추지 않는 작은 매미들처럼, 우리 또한 삶을 멈추지 않는다면 기다림 끝에 허물을 벗고 피어나지 않을까요?

 

여름 끝에 다시 마주하는 매미들의 모습 <피어나다>를 읽으며 잠시 마음이 쉬어가며 힘을 얻습니다. 지금 당장 날개를 펴고 한껏 날아오르지 못하지만 작은 몸짓이 힘이 되어 나로서 피어나겠지요. 우리 모두 어디서든 피어날 것입니다.장현정 작가가 보내는 세상의 작은 매미, 삶의 피어남을 응원하는 마음에 위로받고 든든해지는 날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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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좋아요
김남길 지음, 연수 그림 / 바우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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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좋아하는 저는 계절의 옷을 입은 나무를 만나는 일은 늘 즐겁습니다. 아이들이랑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자연이 근처에 있는 나무들이라 아이들에게 종종 나무 이름을 가르쳐 주곤 하는데 최근에 재미있고 유쾌한 <나무가 좋아요>를 만났습니다. 새로운 나무도 알고 나무이름을 떠올려 이렇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지요. 밖을 나가지 않아도 나무를 잘 알지 못해도 이름만으로 상상하고 떠올려보며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나무가 좋아요 (김남길 글 /연수 그림 |바우솔)

 

<나무가 좋아요>는 바우솔에서 나온 그림책이랍니다. 글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나무의 재잘거림으로 느껴진다면 <이상한 하루>, <할머니의 지청구>에서 봤던 연수작가님의 그림이 더해 상상력은 유쾌한 그림으로 다가옵니다.

 



숲에 가 보아요.

나무들의 생김새는 가지가지.

 

숲에 강아지를 따라 함께 가 봅니다. 계절을 입은 숲은 말그대로 생김새가 가지가지입니다. 아직 색색깔 단풍이 들기는 조금 이르지만 이렇게 나마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봅니다. 마치 강아지가 된 기분처럼 마음도 폴짝폴짝 그저 신이 납니다.

 



심심한 화살나무가 구름을 잡으려고

하늘에 화살을 날리면,

 

 

 

양치기 백양나무는 양 떼를 불러모으러 노래를 부르고 그림쟁이 회화나무는 풍경을 그리고 심심한 화살나무는 구름잡으려고 하늘에 화살을 날린다니 갑자기 이 나무들이 궁금합니다. 그림 속에 자꾸만 빠져들고 글맛이 재미있어 입 속에서 맴돌아 따라하게 됩니다. 가만히 보니 우리 아파트 화단에 심겨져 있던 이 나무가 화살나무인듯 합니다. 화살나무가 날린 화살을 따라 하늘을 보니 하늘이 가을 한가득 담겨 있습니다.

 


전나무는 지글지글 전을 부쳐요!

 

그간 집에만 있었는데 이렇게 나무이름을 부르듯 즐기고 나니 다른 나무들도 더욱 궁금해집니다. '보리밥 먹자'는 보리나무도 '이리 오너라!'하고 부르는 양반나무도, 퉁명스럽게 ', 왜 불러요!'하고 내답하던 아왜나무도 자기기 친구처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전을 전나무가 지글지글 부친다니 알고 있는 뾰족뾰족 전나무가 맞냐고 너무 재밌다며 호들갑입니다.


 

책을 읽고 숲에 나가면 온통 궁금한 나무 투성입니다. " 이 나무는 뭐예요?" , " 이 나무가 백양나무야? 뭐냐?" 자꾸만 궁금해서 질문하는 시간. 나무를 알아가며 자연을 즐기는 시간을 <나무가 좋아요>가 선사해주었네요, 아이랑 주변의 나무를 돌아보며 생명의 느끼며 입으로는 ' 백양나무는~' 하고 따라하며 숲 속을 걸으며 함께 하는 자연을 배웁니다.

 

자연을 느끼며 재잘거리는 나무를 알아가는 유쾌한 시간을 가져다준 <나무가 좋아요> 입니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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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삼킨 코뿔소 - 개정판
김세진 글.그림 / 모래알(키다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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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볼 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코뿔소는 왜 달을 삼켰을까? 밤이라서 그런지 코뿔소의 표정이 슬퍼 보이는 것은 왜 일까? 밤에 나와서 이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이 떠올랐지요. 하지만 이 처럼 파란 밤기운을 안고 가만히 물속을 들여다보는 코뿔소의 슬픈 모습에서 달을 삼킬만큼 슬픔 사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 책은 2015년 키다리출판사에서 출간되어 2017년  개정판으로 돌아왔습니다.  표지가 보라에서 파랑으로 분위기가 살짝 다르게 느껴지지만 달을 삼킨 코뿔소의 감정을 두 권 다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면지에 보았던 노란파도 때문이었을까요? 괜실히 세월호로 죽은 단원고 아이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작가의 말처럼 ' 자식을 잃은 이들의 아픔을 위한 하나의 작은 씻김굿과 같은 책' 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뭉클하게 전달되는 듯합니다.

 


아기 코뿔소는 매일매일 즐거웠고 하루가 다르게 커 갔어요.

엄마 코뿔소도 아기 코뿔소의 뛰노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어요.

 


 

"얘야, 얘야, 어디 있는 거니?"

엄마 코뿔소가 울부짖으며 찾았지만

아기 코뿔소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부모란 그런 것 같습니다. 아기가 처음 와주었던 순간부터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며 조그만 뜀박질에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그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엄마 코뿔소의 마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즐겁게 뛰어놀던 순간에도 부모는 혹시나 하는 걱정을 접지않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사라져버리면 저도 이성을 잃을지 모릅니다. 아기 코뿔소를 찾아 온 사방을 찾아 헤매는 엄마 코뿔소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요? 한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아기 코뿔소를 잃은 마음이 금방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잃어버린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6주기를 맞은 세월호나 일상에서 예기치 않은 많은 사건들 앞에서 자식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이란 몇 년이 지난들 사랑했던 아이에 대한 그리움이 사라질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유통기한처럼 몇 년이 지나 무뎌지면 좋으련만 마음은 단칼에 잘라낼 수 있는 것처럼 쉽지 않습니다. 상실은 때론 분노가 되고 걷잡을 수 없는 그리움에 현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잊으라고 하는 말처럼 잔인한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마주하기 싫은 일이지만 엄마 코뿔소의 마음이 되어 제 마음을 먹먹하게 합니다. 그리고 왜 이 책이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을 위한 진혼곡인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저 함께 즐거움을 지켜보고 행복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아기 코뿔소를 잃은 엄마코뿔소의 처절한 상실의 분노도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그리움이 커져 비슷한 것만 봐도 그립고 가슴 아파서 어떻게 하지 않고서는 안될 것 같은 , 그것을 없애서라도 그리움을 잠재울 수 있다면...

 


부모자식간의 연을 어쩌지 못하는 것처럼 그리움을 감춘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겠지요.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또 다른 희망으로 치유될 수 있다면 다시는 이런 아픔을 마주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작가가 그린 코뿔소가 모성애가 지극한 동물이라는 사실도, 아기 코뿔소 착각하게 했던 노란 달이 어쩌면 아기 코뿔소의 분신이며 상실이라는 슬픔 속에서 희망을 놓지 말라며 노란색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거칠고 역동적인 채색은 사랑하는 아이를 떠나보낸 엄마 코뿔소의 마음을 절실히 느끼도록 만듭니다. '시간이 지났으니 할 만큼 했다'라는 말 보다 그저 많이 그립겠구나. 애쓰고 있구나. 힘들겠다며 마음을 알아주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 엄마 코뿔소를 위로 하는 마음이 아닐까 하네요. 작가의 마음처럼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진혼곡이자 그리움을 품은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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