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한마디가 조직을 바꾼다 - AI 시대, 말·심리·행동을 움직이는 LPA 리더십
김은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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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관리(QC)라는 업에 몸담은 지 어느덧 수십 년이다.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긴 후, 나의 하루는 온통 '기준'과 '숫자', 그리고 '오차 제로'를 향한 싸움으로 채워졌다. 미생물과 세포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에, 가이드라인을 칼같이 지키는 것만이 미덕이라 믿었다. 50대 중반, 조직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팀장이라 자부했지만, 최근 들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일이 잦았다. 새파랗게 젊은 팀원들은 회의 때마다 입을 꾹 닫았고, 내 지시는 오차 없이 수행되는 듯 보였으나 조직 전체에는 알 수 없는 냉소와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요즘 애들은 열정이 없어’라는 말로 히피하고 싶었던 순간 <리더의 한마디가 조직을 바꾼다>를 읽었다. 이 책은 완벽한 데이터 뒤에 숨어 정작 '사람의 마음'을 놓치고 있던 내 오만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저자는 팬데믹과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기업들이 직면한 진짜 위기가 외부 환경이 아닌 '조직 내부의 말이 완전히 멈춰버린 냉소와 침묵'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리더의 일방적인 지시나 통제 대신 조직 소통의 흐름을 설계하는 '언어의 건축술'이 필요하다는 대목은 뼈아픈 지적이었다. 돌이켜보니 내 언어는 늘 통제와 지적의 도구였다. 실험실의 오염을 막기 위해 들이대던 엄격한 잣대를, 나는 팀원들의 '말'에도 똑같이 들이대고 있었다. 

‘AI가 정답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초풍요의 시대일수록 인간은 더욱 인간다워져야 하며, 그 핵심은 리더의 말에 담긴 공감과 온기’라는 점을 묵직하게 전한다. 기계적인 데이터 관리만으로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바이오 스타트업의 파도를 넘을 수 없다. 저자가 제시한 'LPA 커뮤니케이션 서클'은 내게 새로운 소통의 설계도를 보여주었다. 정확하고 분명한 '언어(Language)'로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 내에 '심리적 안전감(Psychology)'을 구축하여, 자발적인 '행동(Action)'과 성과의 선순환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원칙이다. 특히 리더가 정답을 강요하는 통제자가 아니라, ‘실패해도 괜찮으니 너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해달라’는 안전망을 깔아줄 때 비로소 냉소가 걷히고 주도적인 행동이 시작된다. 

리더십은 공감이라는 토대 위에서 맥락, 질문, 책임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업무의 단순 지시를 넘어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배경을 설명하는 '맥락', 구성원의 생각과 잠재력을 깨우는 '질문', 그리고 심리적 안전감을 지탱해 주는 리더의 '책임'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리더가 던지는 질문의 깊이가 조직이 도달할 수 있는 성과의 높이를 결정한다’는 말은 내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지시하기 전에 경청하고 피드백하기 전에 상대의 맥락을 먼저 묻는 작은 습관의 변화야말로 조직의 침묵을 깨우는 가장 강력한 실천이다. 

50대 중반의 나이, 이제는 내 경험의 크기를 자랑할 때가 아니라 타인의 잠재력을 깨워줄 때다. 실험실의 바이오 프로세스만 관리할 줄 알았지, 조직의 소통 흐름을 설계하는 법은 까맣게 모르고 살았던 나 같은 시니어 팀장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리더의 말 한마디는 조직을 죽이기도 하지만, 얼어붙은 팀원들의 마음을 녹이고 주도적인 성과를 세포 분열하듯 깨우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다. 

이 책은 세대 갈등과 침묵으로 정체된 조직을 깨우고 싶은 모든 리더와 관리자들에게 명확한 소통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일방적인 지시에서 벗어나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구축하고, 자발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내는 인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체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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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3
잔다르크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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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고개를 넘어서며 깨달은 쓸쓸한 진실 하나는, 내 삶을 갉아먹은 가장 큰 적이 ‘부족함’이 아니라 ‘완벽해지려는 강박’이 만들어낸 가짜 핑계였다는 점이다.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려 할 때마다 나는 늘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는 핑계 뒤로 숨었다. 완벽한 계획이 갖춰지기 전에는 한 발자국도 떼지 않겠다는 강박. 그것은 겉으로는 신중함으로 포장했을 뿐, 실상은 실패가 무서워 발걸음을 멈춘 비겁한 지연이었다. 그렇게 미루다 시작조차 하지 못한 일들이 내 인생의 뒤안길에 낙엽처럼 수북이 쌓여 있다. <운명은 의심을 멈추는 순간 시작된다>를 읽고 변화를 꿈꾼다.

책은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를 구한 잔다르크의 삶을 조명하며, 나처럼 ‘준비의 감옥’에 갇혀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도전과 확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잔다르크는 아무런 배경도 없고 글자조차 모르는 시골 소녀에 불과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군대를 이끌 자격이 전혀 없었지만, 책의 가장 깊은 공감을 주는 ‘자격은 시작하기 전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걸어간 사람에게 나중에 붙는 이름’이라는 말처럼, 그녀는 세상의 허락을 구하거나 완벽한 조건을 갖추길 기다리지 않고 먼저 문을 열고 나섰다.

‘자격과 경력이라는 허상에서 완전히 탈피하라’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과거의 경력에 짓눌리거나 눈에 보이는 자격조건부터 충족하려는 태도가 행동을 가로막는 가장 큰 덫이기 때문이다. ‘권위는 위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쟁취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하며, 직함 같은 가짜 권위가 아니라 현장에서 스스로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위기의 순간마다 빛을 발한 잔다르크의 서사 및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만든다’라는 역설적인 진리로 이어진다. 내가 가진 작은 안정을 과감하게 던져버릴 때 비로소 새로운 세계를 움켜쥘 절대적인 전력이 생긴다는 메시지다. 이는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철학과도 깊이 통한다. 목숨을 걸고 사지에 뛰어들 때 도리어 살아날 길을 얻었던 명량해전의 기적처럼, 잔다르크 역시 안락한 삶을 잃을 각오로 나아갔기에 밑바닥에서부터 스스로 권위를 쟁취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었다.

나아가 앞길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 던지는 ‘길을 잃었다면 기꺼이 스스로 이정표가 되어라’라는 문장은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지울 수 없는 파동을 일으키며, 화형대의 불길 앞에서도 신념을 꺾지 않았던 최후처럼 ‘나를 불태울지언정 내 안의 진실은 결코 태울 수 없다’는 굳건함은 외부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는 절대적 멘탈리티의 정점을 보여준다.

‘타인의 시선이나 세상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자신을 향한 회의와 망설임을 끝낼 때 비로소 개인의 운명이 개척되기 시작한다’는 그 단호한 선언을 마주한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탄식이 베어 나왔다. 오십 대 중반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주위의 평판, 그리고 경력이라는 허상에 의존하려는 방어기제 때문에 완벽주의라는 쇠사슬로 나를 묶어두고 있었다. 외부의 온갖 소음에 귀를 기울이느라 내 안의 진실된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완벽한 준비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나를 향한 의심을 멈추지 않는 한 준비의 과정은 끝없는 미로가 될 뿐이다.

여전히 내 준비는 헐겁고 앞날은 불투명하지만 세상의 무수한 참견과 자격이라는 가짜 성벽 뒤에 숨어 행동을 미루지 않겠다. ‘나는 두렵지 않다, 나는 이 일을 위해서 태어났다’는 결연한 사명감을 가슴에 품고 부족한 채로 먼저 문을 열고 한 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며 치열하게 살아오느라 시작을 망설이는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위로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속도대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법과 삶의 불확실성을 담담히 수용하는 실천적 태도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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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걸지 않은 자에게 세상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다 ㅣ 서양철학전집 하이엔드 고전 4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클래시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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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에 접어들며 지나온 치열했던 삶의 성적표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 <모든 것을 걸지 않은 자에게 세상은 아무것도 내어주지 않는다>를 읽었다. 이 책은 냉혹한 권모술수가로 오해받던 마키아벨리를 '모든 것을 잃은 자리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운명을 개척한 인간'으로 재조명한다. 

저자가 책에 담은 메시지는 매섭고 날카롭다. ‘착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환상을 찢어라’, ‘세상은 당신의 눈물과 억울함에 보상하지 않는다’는 일갈은 성실함과 도덕이라는 이름의 나약함 뒤에 숨어 세상의 선의만을 바라던 내 안일함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 특히 ‘타인의 선의에 기대는 자가 가장 먼저 버림받는다’는 경고는 가슴 깊은 곳을 찔렀다. 누군가의 도움이나 조직의 배려를 은연중에 바라며 안주했던 태도야말로 비정한 현실 앞에서 가장 먼저 도태되는 지름길이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내가 모든 것을 걸었다고 착각했던 시간들은 그저 운명의 흐름에 순응하며 타인의 선의가 만들어준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성실함을 연기했던 것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책은 나를 부당하게 대하는 ‘무례한 자들을 향해 기꺼이 사자의 발톱을 꺼내라’고 조언하는 동시에, ‘적의 칼날을 빌려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법’이라는 지략을 펼쳐 보인다. 이는 동양의 고전적 지혜인 이이제이(以夷制夷)와 깊이 통하는 맥락이다. 내 감정과 에너지를 소모하며 전면에 나서 피를 흘리는 대신, 냉정하게 판세를 읽고 상대의 힘과 흐름을 이용해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는 뜻이다. ‘피 묻은 왕관의 무게를 견딜 자만이 권력을 쥔다’는 말처럼, 내 삶의 진짜 주인이 되어 판을 짜기 위해서는 이러한 비정한 결단과 혹독한 책임의 무게를 기꺼이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운명은 우리 행동의 절반의 주인일 뿐, 나머지 절반은 우리에게 맡겨져 있다.” 마키아벨리에게 포르투나(운명)가 삶의 절반을 휘두른다는 사실은 절망의 핑계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남겨진 절반의 기회였다. 주체적으로 세상을 향해 부딪치는 역량을 쓰지 않는 것은 겸손이 아니라, 내 안의 나약함과 비겁함이 부른 포기였음을 뼈아프게 직시하게 된다. 결국 마키아벨리가 나에게 전하고 싶었던 깨달음은 ‘피 흘릴 각오가 없는 자에게 운명은 결코 길을 내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상처 입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려는 나약한 마음으로는 삶의 주권을 쟁취할 수 없다. 50대 중반은 늦었다고 핑계 대며 운명 탓을 하기 좋은 나이지만, 나락에서도 다시 삶을 개척한 마키아벨리처럼 지금 손에 쥔 것이 없다면 과거에 제대로 나를 던지지 않았기 때문임을 인정해야 한다. 

나아가 이 책은 ‘모든 것을 건 자만이 시대의 룰을 새로이 재편한다’는 거대한 선언을 마주하게 한다. 세상이 짜 놓은 비정한 룰에 억울해하며 순응하는 자는 영원히 도태될 뿐이지만, 자신의 전부를 던져 판에 뛰어드는 자는 마침내 그 판의 규칙 자체를 바꾸는 혁명가가 된다. 이제 억울함을 내려놓고 피 흘릴 각오로 내 삶의 남겨진 절반을 향해 진짜 인생 전부를 던질 때다. 그때 비로소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새로운 시대를 내어줄 것이다. 

열심히 살아왔으나 기대만큼의 성과가 없어 세상에 배신감을 느끼는 중년층이나,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막연한 낙관론을 버리고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며, 남겨진 절반의 기회를 주체적으로 개척할 용기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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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머무는 마음 - 시가 피어나고 그림이 머무는 자리
나태주 지음, 나난 그림 / OTD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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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오십대 중반을 살아가는 직장인이 되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쏟아지는 업무와 메신저 알림 속에서 하루를 보낸다. 세상은 숏폼처럼 숨 가쁘게 돌아가고,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소모되고 닳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현실의 각박함 속에서 쓸쓸함이 문득 찾아들 때, 나태주 시인과 나난 작가의 시화집 <오래 머무는 마음>을 읽고 포근한 온기를 느꼈다.

책을 펼치는 순간 주변의 소음이 잦아들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하며 오래 머물렀다. 이 책은 빠른 소비 속에서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추어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정서적 여백'과 '치유적 힘'을 선물한다. 그 위로가 내 삶에 온전히 스며든 것은 책 속의 시어와 그림들이 눈으로 들어와 가슴에 내려 앉으면서 시작된다.

이 책은 인생의 각박함을 치유하는 단계적인 외침을 품고 있다.

'자기 긍정'에서는 나를 증명하려 애쓰던 피로감을 내려놓았다. ‘나도 분명 꽃인데 나만 그걸 몰랐던 거다 봄이다 이제 너도 꽃을 피워라.’ 성과와 숫자로 끊임없이 평가받던 직장 생활 속에서, 시인은 그저 존재 자체만으로도 피어날 자격이 있는 소중한 꽃이라며 나를 긍정해주었다.

'사랑과 자가 치유'에서는 세상의 무게를 버텨내느라 서툴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를 보듬었다. ‘괜찮아 서툴러도 괜찮아  서툰 것이 인생이란다’ 완벽해야만 살아남는 조직 생활 속에서 이 문장은 긴장된 어깨를 내려놓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치유였다. ‘너를 안아주는 일은 결국 나를 안아주는 게 아닐까!’라는 [포옹]의 구절은 쉽게 만나고 쉽게 잊히는 관계에 지쳐있던 나에게 내면의 자생력을 길러주는 단단한 에너지가 되었다.

'성숙한 이별과 그리움'에 이르러서는 인생의 가을 길목에 선 중년의 마음이 담담하게 위로받았다.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지나온 50대이기에 삶의 유한함 앞에 쓸쓸해지곤 했다. 그러나 시인은 ‘끝내 이별을 할 때는 가볍게 가볍게  손을 흔들며 … 다만 사랑해서 좋았단다.’라며 지나간 상실을 원망하기보다 아름다운 온기로 승화시키는 품위를 가르쳐 주었다.

치유를 전하는 시어들은 자연의 온기를 품은 나난 작가의 다채로운 일러스트를 통해 시각적으로 완성된다. 그림 한 점에 눈길을 멈추고 시 한 구절을 읊조리며 참 오랜만에 제목 그대로 '오래 머무는 마음'을 경험했다.

디지털 세상의 빠른 속도감에 지쳐 정서적 갈증을 느끼는 직장인과 삶의 방향성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권하는 최고의 처방전이다. 존재 자체로 존귀함을 깨닫는 자기 긍정과 상처를 스스로 어루만지는 법을 배워, 다시 내일을 살아갈 따뜻한 치유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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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 - 인생의 굴레마다 찾아온 뜻밖의 해답
우인 지음 / 서울문화사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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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왜런지부처님께물었습니다#우인#서울문화사#리앤프리책카페#리앤프리서평단

 

겉으로 보기에 나는 언제나 덤덤한 사람이다. 평생을 규칙과 규율을 엄격하게 지키며 살아왔고, 감정을 섣불리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 여기며 자라왔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두고 감정 표현이 무딘 사람, 혹은 웬만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나이가 들고 50대 중반이라는 인생의 변곡점에 서 있어도, 내면에서 휘몰아치는 불안과 미움, 후회 같은 감정들은 20대 시절과 다름없이 생생하고 아프다. 단지 책임이라는 무게와 완벽을 기하려는 습관 때문에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꾹꾹 눌러 담고 있을 뿐이다.

원칙을 지키며 완벽을 추구할수록 마음의 안을 파고드는 번뇌는 더욱 지독해진다. '그때 다르게 행동했어야 했다'는 과거에 대한 후회, '앞으로 내 자리는 안전할까'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불쑥 고개를 들 때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은 익혔지만, 정작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이 무거운 마음들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몰라 홀로 괴로워한다. <사는 게 왜 이런지 부처님께 물었습니다>를 읽고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당신의 평화는 회사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강렬한 한 마디를 던지며, 내 마음의 주권을 타인이나 환경에 넘겨주었던 지난날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책은 ‘더 단단해져라’, ‘마음 근육을 키워라’라며 무조건적인 강인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매달리던 완벽주의가 불안을 감추기 위한 집착이었다고 말해준다. 특히 나를 만만하게 만들지 않는 친절인 '방편'의 지혜를 다룬 대목에서 저자는 ‘전략이 부재한 자비는 상대방에게 자신을 아무렇게나 대해도 괜찮다는 그릇된 확신을 심어 줄 뿐입니다’라고 일러준다. 50대가 되어서도 직장이나 인간관계에서 겉으로는 덤덤한 척 속으로는 홀로 삭여왔던 친절이 결코 평온을 주지 못했던 이유를, 이 문장이 명쾌하게 답해준 것이다. 내 영역에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이 무례를 막는 방어선이자 관계를 오래 지속하기 위한 진짜 예의였다.

또한 거문고 줄의 비유를 통한 '중도'의 조언처럼, 지나친 열정이나 엄격함 역시 상대에겐 배려가 아닌 통제나 귀를 찌르는 소음이 될 수 있다. ‘지나치지 않은 사랑이란 상대가 시행착오를 겪을 때 그 과정을 가로채지 않고 가만히 지켜봐 주는 태도’라는 말은, 중년이 된 내가 후배나 가족을 대할 때 가져야 할 거리감이 무엇인지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겉으로는 완벽하고 단단해 보이지만 마음속에는 처리되지 못한 감정의 찌꺼기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중년과 일상의 번뇌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 책 읽기를 권한다. 스스로를 옥죄던 집착을 내려놓는 유연함을 배우고 내면의 독립성을 되찾음으로써, 비로소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주체적이고 평온한 삶의 방식을 다시 세울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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