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투자하는 사람들 - 스타트업 발굴부터 회수까지, 비상장 실전 투자 매뉴얼
장동진.한정수.김대환 지음 / 성안당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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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로서 매일 마주하는 동물 병원의 풍경은 매 순간이 예측 불허의 연속이다. 급성 질환으로 실려 온 동물의 상태는 1분 1초가 급하고 수술대 위에서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자연스레 확실하고 안전한 것만 찾게 된다. 재테크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주식이나 코인으로 대박을 쳤다고 해도 내 통장은 늘 안전한 예금과 적금, 대형 우량주 언저리만 맴돌았다. 상장된 대기업 주식조차 변동성이 무서워 가슴을 졸이는 내게, 이름도 생소한 비상장 주식 투자는 주린이 주제에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위험천만한 도박처럼 느껴졌다.

<가장 먼저 투자하는 사람들>은 굳어 있던 내 투자에 대한 고집을 완전히 버리게 만들었다. 투자에서 승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결국 '타이밍'이라는 점에는 깊이 공감한다. 기업 가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상장 전 단계에 가장 먼저 진입해야 부의 선점 구조에 올라탈 수 있다는 저자들의 논리는 매우 날카로웠다. 하지만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비상장 시장에서 선발대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의 크기는 주린이인 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거대해 보였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뛰어들었다가 마주할 실패의 대가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들이 이스라엘의 요즈마 펀드나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예로 들며 초기 투자의 위대함을 말할 때, ‘과연 대한민국도 이스라엘만큼 당당하게 창업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가?’하는 의구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수의사인 내 눈에 비친 한국의 현실은 조금 달랐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실패의 위험을 정부와 사회가 함께 짊어지는 이스라엘식 생태계와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창업자 개인에게 가혹한 책임을 지우고 실패에 차가운 낙인을 찍는 문화가 강하지 않은가. 촘촘한 규제 환경 속에서 단지 타이밍 하나 믿고 비상장 주식에 뛰어들기에는 개인 투자자가 떠안아야 할 리스크의 무게는 너무나도 무겁다.

비상장 투자 시장의 메커니즘을 쉬운 언어로 풀어내며 공모주 청약 이전에 왜 비상장 시장의 설계도를 이해해야 하는지 그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을 역설한다. 자본의 크기가 아니라 '안목의 속도'가 생존을 결정한다는 것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중심적인 생각이다. 시장의 구조를 먼저 읽고 유망한 기술과 기업에 선제적으로 진입하여 부의 성장의 과실을 나누어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며, ‘가장 위대한 수익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척박한 땅에 가장 먼저 깃발을 꽂는 자의 몫이다’라는 선언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시드 투자부터 시리즈 A, 엑시트까지의 복잡한 생태계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선발대가 무기로 삼아야 할 지식의 설계도를 쥐여준다. 상장 주식이 이미 다 자란 성견(成犬)을 고르는 일이라면, 비상장 투자는 가능성 가득한 핏덩이 강아지를 알아보고 함께 키워가는 일이다. 선제적 투자가 가져다줄 압도적인 성장 과실을 탐내면서도, 정작 그 이면에 숨은 초기 기업의 취약성과 척박한 국내 창업 환경의 한계를 극복할 지식과 각오가 없었다는 점을 반성하게 된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하고 환금성이 낮다는 높은 위험성은 엄연히 현실이지만 이 책이 준 지도를 들고 방어운전을 하며 조금씩 나가 볼 용기를 얻는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바이오나 헬스케어, 반려동물 시장의 트렌드부터 공부하며 선발대의 안목을 길러보려 한다.

이 책은 나 같은 초보 투자자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며, 숨겨진 기업 가치를 선별하는 안목과 철저한 리스크 방어 전략을 동시에 얻울 수 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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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디지털 세상에 남겨진 죽은 이들의 흔적에 대하여
칼 외만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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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마지막 숨을 거두고 보호자의 눈물을 닦아내는 일이 일상인 50대 중반의 수의사로서, ‘죽음’은 익숙한 감각이었다. 육신이 식어 온기가 대지로 흩어지는 생물학적 소멸이 내가 아는 자연의 법칙이었다. 하지만 칼 외만의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을 일고나서 가상 세계에 남는 ‘디지털 유해(Digital Remains)’와 ‘포스트모털(Postmortal)’ 시대에 기묘한 전율을 느꼈다. 이 책은 육체가 사라진 뒤에도 지워지지 않는 인간의 파편들이 만들어낼 낯선 디지털 문명에 대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매일 병원 문을 나서며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책의 경고가 떠오른다. 내가 남긴 ‘좋아요’, 메신저 대화, 사진들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과거 땅에 묻었던 유골이나 유품과 다름없는 고인의 인류학적 흔적이 된다는 것. 이대로 가면 2060년이 되기 전에 페이스북에는 살아 있는 사람보다 죽은 사람의 계정이 더 많아지게 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죽은 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디지털 공동묘지’가 도래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천재 과학자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해 디지털 영생을 구현했던 영화 <트랜센던스>(2014)가 강렬하게 스쳤다. 영화 속 초월적 자아의 부활은 환상 같았지만, 칼 외만의 책은 그 풍경이 이미 현실 한복판에 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인간이 소멸한 뒤에도 데이터가 가상 세계에 영원히 남아 산 자들의 세계와 결합하는 모습은 <트랜센던스>의 본질과 닮아 있다. 영화가 자아의 부활을 그렸다면, 이 책은 평범한 우리의 데이터 파편들이 어떻게 기계 속 유령이 되는지 보여줄 뿐이다.

저자는 "디지털 사후세계의 가장 큰 위협은 기술이 아니라, 이를 독점하고 상업화하는 플랫폼 자본주의"라고 경고한다. 고인의 ‘잊힐 권리’와 ‘추모할 권리’가 오직 이윤을 추구하는 빅테크 기업에 저당 잡혀 있는 것이다. 고인의 대화와 검색 기록은 기업의 데이터 자산이 되어 상품화된다. 만약 빅테크가 고인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AI 아바타로 부활시킨다면, 그것은 진정한 추모인가 아니면 자본이 만들어낸 정교한 사체모독인가.

50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남은 날을 계산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언젠가 동물 병원을 폐업하고 먼 길을 떠날 때, 내 청진기는 사라지겠지만 내가 남긴 데이터들은 서버를 영원히 배회할 것이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모두 언젠가 디지털 유해를 남길 당사자이자, 타인의 유해를 관리해야 할 '잠재적 유가족'"이다. 그렇기에 이 문명을 기업의 약관에만 맡겨둘 수는 없으며, 죽은 자의 데이터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공공의 제도를 고민해야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에게 데이터 자본주의 속 존엄한 소멸이라는 새로운 통찰을 안겨준다. 우리는 빅테크 기업에 데이터 공공화를 요구하는 한편, 개인적으로는 사후 계정 관리를 설정하며 존엄한 흔적을 남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책을 덮고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본다. 디지털 유해로 연명하는 유령이 되기 전, 소멸함이 마땅한 육신을 가졌기에 오늘의 삶과 내 곁의 생명들이 이토록 눈부시다는 역설을 깊이 깨닫는다.

이 리뷰는 몽실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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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한 번은 동양철학
오사지마 마사오 지음, 박현아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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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의 비교와 세상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균형과 행복의 본질을 찾아가는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반평생을 말 못 하는 동물들의 눈을 들여다보며 살았다. 아픈 곳을 숨기려는 동물들의 호흡을 읽고 보호자들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이 수의사인 나의 일상이었다. 어느덧 오십대 중반, 남들은 베테랑이라 부르지만 정작 내 마음의 청진기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다. 늙은 육체, 밀려오는 젊은 수의사들과의 경쟁, 완벽한 진료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음의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차에, <인생에 한 번은 동양철학>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깊은 전율을 느꼈다. 2500년 전, 이미 삶의 모든 질곡을 거쳐 간 10명의 선인들은 치열한 성과 압박에 지친 내게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가는 '힘을 빼는 지혜'를 건네주고 있었다.

가장 먼저 마음을 두드린 것은 장자의 이야기였다. ‘타인과 끝없는 스코어 경쟁을 벌이는 것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는 그의 가르침은, 주변 병원들의 규모나 동기들의 성공에 은연중 신경 쓰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책이 강조하듯 타인의 속도가 아닌 '나 자신의 속도를 찾는 법'을 장자를 통해 비로소 배울 수 있었다. 노자의 가르침은 오십대 중반의 인생관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숫자를 쫓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음을 아는 자가 진짜 부자다’라는 말에 깨달음을 얻었다. 더 많은 진료 건수를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 손에는 이미 수많은 생명을 살려낸 경험과 나를 믿어주는 보호자들이 가득한데, 정작 나는 늘 부족함을 채우려 허덕였던 것이다.

모든 인연과 상황은 ‘잠시 스쳐 가는 하룻밤의 거처와 같다’는 용수의 공 사상과,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라는 붓다의 가르침은 수의사로서 마주하는 가장 힘든 순간인 '생명과의 이별'을 다르게 보게 해주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동물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가슴에 응어리졌던 자책과 집착을 비워낼 수 있었다. 매일 마주하는 삶과 죽음의 기복에 너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중심이 생겨난 것이다. 달마, 세친, 호넨, 신란 등이 건넨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고 나 자신을 먼저 지키는 것’이라는 메시지는 인간관계의 피로를 씻어주었다. 우리 모두가 한계가 있고 부족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현실적인 위로가 가슴을 채웠다.

이 책은 내게 무조건적인 포기나 체념을 권하지 않았다. 대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것을 구분하는 법'이라는 실천적인 인생의 태도를 가르쳐 주었다. 이 책은 끝없는 비교와 경쟁 속에서 번아웃을 겪는 현대인들이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스스로의 속도를 회복하는 지혜를 배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침반이 되어준다. 우리는 당장 거창한 삶의 변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숫자를 좇던 탐욕을 내려놓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것'을 구분하며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는 평온한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나는 타인의 평가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내게 찾아오는 작은 생명들을 온 마음으로 마주하며 지혜롭게 늙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고단한 삶의 무게에 힘을 빼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따뜻한 깨달음의 성찬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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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의 용기
유백합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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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찾아온 50대 중반의 가을은 유독 쓸쓸하다. 수의사로 살아온 지 어느덧 30년 가까운 세월. 내 손을 거쳐 간 수많은 생명만큼이나 내 안에도 겹겹이 굳은살이 박였다고 믿었다. 진료실 안에서 나는 언제나 완벽하고 단호한 전문가여야 했다. 작은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수술대 위에서 망설임은 곧 생명의 위협이었기에, 나는 늘 본능보다 이성을, 직관보다 수만 가지 확률을 계산하는 버릇을 들였다. 하지만 그 철저한 완벽주의는 진료실 문을 나서는 순간, 기묘하게도 내 삶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모험은 고사하고 일상의 작은 변화조차 두려워졌다.

그렇게 나만의 견고한 성벽 안에서 정체되어 가던 어느 날, 크리에이터 유백합의 에세이 <3초의 용기>를 읽게되었다. 걸그룹 연습생 시절의 흔들림 속에서 저자가 길어 올린 '3초의 마법'은 내 심장을 강하게 뛰게 했다. 무언가 망설여지는 순간 복잡하게 생각하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대신 1, 2, 3을 세며 딱 3초만 눈을 감고 그냥 시작해보라는 그 단순한 제안은 머릿속에 그려진 온갖 시나리오에 갇혀 있던 나를 일깨웠다. 거창하고 대단한 성공 공식이 아니어도 좋다. 미뤄둔 안부 메시지를 보내거나, 운동화 끈을 묶고 10분만 걷는 것처럼 일상에서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저자의 '서툰 첫걸음'에 대한 예찬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동가가 되었다.

특히 '두려움의 재해석'에서 크게 흔들렸다. 늘 밝아 보이는 저자 역시 새로운 일의 시작 전날엔 방 안을 서성일 만큼 걱정이 많다고 고백하며, 그 떨림은 결코 겁이 아니라 '그 일을 진심으로 아끼고 잘해내고 싶은 열망'이라고 말한다. 이 구절을 마주하자 단단했던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며 뜨거운 감정이 울컥 솟구쳤다. 내가 새로운 도전을 망설였던 것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여전히 내 삶과 수의학을 진심으로 잘해내고 싶었던 열정의 반증이었음을 깨달았다. 크게 넘어진 날엔 억지로 괜찮은 척하지 말고 충분히 울어도 좋다는 저자의 '따뜻한 위로'는 내 안의 완벽주의를 무장해제 시켰다. 실패가 두려워 완벽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혀 있던 나에게, 이 책은 그 감옥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3초의 용기'라고 나직이 속삭여 주었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진료실 책상 위에 놓인 다이어리를 펼쳤다. 그리고 오랫동안 마음 한구석에만 품어왔던 유기견 보호소 소장님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가는 3초 동안 '바쁜 일정은 어쩌지?', '예산은 어떡하지?'라는 복잡한 생각들이 고개를 들었지만, 힘차게 3초를 세며 생각의 연결고리를 끊어냈다. "소장님, 이번 주말부터 의료 봉사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반가운 목소리를 들으며, 내 입가에는 오랜만에 진정한 미소가 지어졌다.

이 책은 완벽주의와 책임감에 짓눌려 시작을 미루는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을 열정으로 바꾸는 지혜를 선물하며, 거창한 계획 대신 일상의 서툰 첫걸음을 뗄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의 힘을 길러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머릿속의 복잡한 시나리오를 지우고 딱 3초만 눈을 감는 것이며, 당장 오늘부터 미뤄두었던 작은 행동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삶의 찬란한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이 리뷰는 리뷰의숲 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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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질서의 설계자들 - 기술, 진실, 네트워크가 만드는 인류의 미래
발라지 스리니바산 지음, 에릭 조겐슨 엮음, 박수현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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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등장에 겨우 적응하고 인공지능(AI)의 편리함에 감탄하던 중 마주한 발라지 스리니바산의 <새로운 질서의 설계자들>은 50대 중반의 평범한 직장인인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자 묵직한 경종을 울렸다.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대개 익숙한 질서 속에서 안정적인 마무리를 꿈꾸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발을 딛고 선 국가와 법정화폐(달러), 그리고 직장이라는 기성의 울타리가 더 이상 완벽한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는 ‘분산된 주권의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냉정하게 선언한다.

그동안 첨단 기술은 청년 세대의 전유물이거나 나와는 거리가 먼 테크 기업들의 영역이라고만 치부해 왔다. 하지만 저자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크립토)이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인류가 살아가는 사회 구조와 권력의 판도를 뒤흔드는 '새로운 질서'의 도구라고 설명한다. 국가와 거대 권력이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중앙집중식 시스템에서 벗어나, 코드로 무장한 디지털 주권을 쥔 개인들이 프로토콜을 매개로 스스로 부와 자율성을 개척해 나가는 세상이 도래했다는 것이다. 특히 수학적 장부 위에 구축된 블록체인은 기성 시스템의 개입 없이 진실을 증명하고 자산을 지켜내는 강력한 개인의 방패가 된다. 이러한 거대한 전환은 조직의 보호 아래 안주해 왔던 내 은퇴관과 미래 설계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가장 강한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1등 디지털 시민'이 되기 위한 실전 생존 프레임워크였다. 50대의 생존이란 직장에서의 버티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조직의 부속품으로 살아온 수십 년의 세월을 넘어, 온라인 커뮤니티가 신뢰로 결속하여 물리적 영토를 크라우드펀딩하는 '네트워크 국가(The Network State)'의 비전처럼 나만의 독립된 주권 영토를 구축하는 일이다. 저자는 기술에 종속되지 말고 블록체인과 네트워크를 내 무기로 삼아 부와 주도권을 방어하라고 조언한다. 기술적 주권을 이해하고 디지털 자산의 흐름을 읽는 것은 이제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기성 시스템의 균열 속에서 내 삶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생존 도구인 셈이다.

‘과거가 토지에 자본을 투자하는 시대였다면, 미래는 디지털 자산에 주권을 투자하는 시대다’라는 책의 핵심 문장처럼, 우리 세대는 변화를 두려워하면서도 늘 격동의 시기를 헤쳐왔다. 기술의 속도가 눈부시게 빨라졌다고 해서 지레 겁먹고 은퇴 뒤로 숨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오랜 직장 생활을 통해 쌓아온 연륜과 통찰력에 책이 제시한 '디지털 주권자'의 마인드셋을 얹는다면, 남은 인생을 기성의 법과 화폐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고 주도할 수 있는 강력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의 시스템을 비판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새로운 대안적 질서를 직접 설계하고 참여하라’는 저자의 당부대로, 중앙 집중화된 관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블록체인을 통해 자산을 지키는 주체적인 삶을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과거의 질서로 돌아갈 길은 없다. 급변하는 기술의 흐름 속에서 직장의 울타리를 넘어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직장인들과 미래의 권력 판도를 읽고 자산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권한다.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어내는 거시적 안목과 함께, 블록체인과 네트워크 국가의 문법을 내 삶의 무기로 삼아 완벽한 디지털 주권과 독립적인 부를 확보하는 구체적인 실전 생존 전략을 배우고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패러다임의 한가운데서 길을 잃지 않는 한, 기성의 규칙에 순응하는 대신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가는 50대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설계할 가장 성숙한 시작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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