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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페르소나 마케팅 레볼루션
조수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6년 6월
평점 :
바이오 스타트업의 품질관리(QC)
팀장으로 일하며 내 하루는 온통 수치와 규격, 표준과의 싸움이다. 단 0.1%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실험실에서 데이터는 곧 절대적인
진리이자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는 유일한 척도다. 그러다 보니 내 사고방식 역시 철저히 정량적이고
논리적인 틀에 갇혀 있었다. 마케팅이란 그저 화려한 광고 카피나 감각적인 비주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타 부서의 영역’으로만 치부해 왔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고 우리가 개발한 바이오 제품이 시장의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마케팅이 가진 중요성을 온몸으로
체감하게 되었다.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이라도, 결국
이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정점에 선 바이오 산업에서 어떻게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고민하던 중 마주한 책이 바로 <AI 페르소나 마케팅 레볼루션>이다. 마케팅을 잘 모르는 수의사의 시선에서도 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날카롭다. 생성형 AI가 고객을 대신해 검색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변화 속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집중해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준다.
마케터들이 흔히 저지르는 오류, 즉
고객을 단순한 숫자로만 바라보는 ‘추상적 타겟의 한계’를
지적하는 대목에서는 깊은 공감을 느꼈다. 우리 품질관리팀 역시 고객 만족도 점수나 불만 건수 같은 파편화된
데이터 조각에만 집착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성공적인 마케팅은 파편화된 데이터 조각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관과
감정, 행동 맥락을 담은 입체적 페르소나를 구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숫자로 치환할 수 없는 인간의 삶과 맥락을 담은 입체적 페르소나를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바로 마케팅의 출발점이라는 날카로운 일침을 가한다.
이러한 관점은 자연스럽게 소비자 심리학과 연결된다. ‘생성형 AI 시대가 도래할수록 마케팅의 종착지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 이면에 숨겨진 소비자 심리와 인간에 대한 이해이다.’라는
문장은 내게 커다란 깨우침을 주었다. 바이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우리는 '기술력'이라는 스펙에 집착하지만,
고객이 우리 제품을 선택하는 진짜 이유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 건강한 삶에 대한 열망 같은
본질적인 심리에 있다. 결국 AI라는 차가운 기술을 다루는
시대일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읽어내는 따뜻한 시선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산재한 정보들을 하나로 묶어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실무적
토대인 고객 관계관리(CRM) 데이터의 중요성, 그리고 일방적인
광고가 아닌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인바운드 마케팅 전략은 품질관리 관점에서도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제품의 불량을 잡아내고 규격을 관리하는 일이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기본 바탕이라면, 그렇게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일방적인 광고가 아닌, CRM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고객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인바운드 전략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보장한다.”는 문장은 마케팅과 품질관리가 결코 동떨어진 영역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었다.
품질관리팀장으로서 나의 미션을 새롭게 정의하게 되었다. 표준시험절차서(SOP)의 엄격함을 유지하되, 우리의 데이터가 향하는 종착지에는 언제나 ‘살아 숨 쉬는 고객’이 있음을 잊지 않는 것. 제품의 완벽한 품질은 마케팅이 구축한 입체적
페르소나에게 가장 강력한 확신을 주는 최고의 무기가 될 것이다. 마케팅의 중요성은 알지만 어디서부터
이해해야 할지 막막했던 나 같은 기술 직군 리더들에게, 이 책은 차가운 기술 생태계에서 인간의 본질을
아우르는 명확한 지표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