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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숨 섬 - 마음을 찾는 사람들
김한수 지음 / 생각정원 / 2026년 7월
평점 :
앞만 보고 달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50대 중반, 성실한 직장인으로 버티며 가장으로서
가족의 울타리를 단단히 지키는 것이 내 삶의 전부이다. 매일 밀려오는 피로는 꾹 참았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 사치라 여겼다. 돌볼 겨를 없이, 아니 실은 내 마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그렇게 나를 지우며 살았다.
이유 없는 무력감과 번아웃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자부했는데, 정작 집 안에서
나는 점점 더 외로워졌고 사소한 일에 날카로워졌다. ‘내가 왜 이러지?’
하는 혼란 속에서 방황한다. <쉼 숨 섬>을
읽고,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내 영혼을 향한 다정한 노크이자 마음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을 향한 치유의
손길이다.
‘삶이 흔들릴 때,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사는 법'이 아니라 다시 '나를 만나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남들의 속도에 맞춰 뛰느라 내 숨이 어떤지도 잊고 살아가던 나에게, 책은 거창한 해답 대신 ‘우선 잠시 멈추고 쉬어보라’는 평범하면서도 강력한 말을 건낸다.
가장 먼저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문장은 ‘쉼’에 관한 통찰이었다. ‘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더는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기로 결심하는 순간이다’라고 단언한다. 그동안 내가 생각한 쉼은 주말에 소파에 누워 TV를 보는 일시적인 기능 정지에 불과했다. 휴일에도 머릿속은 업무
계획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쉼은 게으름이 아니라 다음 걸음을 걷기 위한 거룩한 도약이며, 내 몸과 마음에 진정한 정지 버튼을 눌러야만 비로소 회복이 시작된다는 문장을 새긴다.
그 다음 메시지는 ‘숨’이었다. 책 속의 마음 전문가들은 ‘생각은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지만, 숨은 언제나 현재에 머문다’고
말한다. 가만히 손을 가슴에 얹고 느껴본 내 숨은 늘 가쁘게 몰아쉬고 있었다. 거창한 수련이 아니라 ‘한 호흡으로 현재에 돌아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알아차림’만으로도 평정심을 찾을 수 있다는 조언에 따라 깊은 숨을 내뱉자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했다.
마지막 단어인 ‘섬’에 이르렀을 때 공감의 눈물이 흐른다. 섬을 ‘주변의 소음에서 벗어나 마침내 내 삶의 중심에 홀로 서는 독립적인 마음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내게는 나만의 섬이 없었다. 회사와 집에서 늘 누군가의
기대를 채워주기 바쁜 ‘관계의 중심’에만 서 있었다. 주변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오롯이 ‘나’라는 존재 자체로 머무를 수 있는 단 하나의 독립적인 공간이 내게는 절실했던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내 마음을 잘 돌보라고 나직이 속삭인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내 가정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나는 내가 희생하고 참아야 가정이 평안 해진다고 믿었다. 메마른 마음으로 주는 사랑은 단단할지 언정
따뜻할 수 없었다. 내 마음이 황폐해져 가는데 어떻게 가족들에게 울창한 그늘을 내어줄 수 있었겠는가.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온전하게 사랑하기 위한 가장 먼저의 준비 의식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나는 매일 조금씩 나만의 ‘쉼 숨 섬’을 찾는다. 아침에
일어나 내 호흡에 집중하는 숨을 쉬고, 퇴근길에는 나만의 섬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 모든 삶의 의문과 괴로움을 넘어서는 힘은 바깥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이정표 삼아, 이제라도 내 마음을 돌볼 것이다. 비로소 나의 일터도, 그리고 내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나의 소중한
가정도 진정한 평화와 행복으로 가득 차오를 것이라 확신한다.
번아웃을 겪으면서도 차마 멈추지 못하는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과
가장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27명의 현자들이 건네는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타인의 속도에 흽쓸리지 않고 스스로 숨을 고르며 마침내 내면의 평정과 진정한 일상의 안식처를 되찾는 마음 돌봄의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리앤프리서평단 자격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