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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숨 - 흙과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만들어왔는가
유경수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평점 :
《흙의 숨》유경수교수님은 토양학자로서 세계 각지의 흙과 인간의 관계를 오랫동안 탐구해온 미네소타대학교 교수의 통찰을 담아낸 책입니다. 토양과 생태,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 대해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같은 주제 다르게 푸는 설명방식.
국내에선 아직 낯선 ‘토양‘이라는 주제를, 저자는 과학적 실험실이나 논문 언어가 아니라 현장과 인간의 삶, 문화와 역사의 결로 풀어낸다. 남들은 엄격한 토양 분석, 수치와 그래프 중심으로 설명하기 쉬운 지구 화학, 탄소·질소 순환의 이야기들을, 저자는 때로는 잊혀진 중학교 화학반응식을 더듬으며, 때론 노파의 똥거름 지혜나 농부 공동체의 몸짓에 귀 기울이며 서술한다. 같은 과학 원리를 ‘이야기’로 풀어낸 독창적 해설 방식 덕분에, 기존 과학 교양서에서 느끼기 어려운 생명감과 폭이 느껴진다. 특히 “빙하기가 온 이유가 탄소가 땅 밑으로 묻히면서 일어난 결과”라는 설명은, 탄소 순환이라는 익숙한 주제를 놀랍도록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만든다. 이처럼 기본적인 화학 반응식을 오랜 기억 속에서 끄집어낼 마음의 준비가 있다면, 책을 훨씬 더 재미있고 깊게 읽을 수 있다.
《흙의 숨》은 제목 그대로 땅이 ‘숨 쉬는’ 생명체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똥이라는 ‘오래된 답’을 중심으로, 화학 비료와 농약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대 산업 농업의 한계를 지적한다. “지금 당장 화학 비료를 멈추고 모두 똥거름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이 아니라, 인간과 흙, 동물, 유기물의 순환 체계가 예전의 ‘똥거름 농법’에서처럼 자연스럽게 짜여 있었고 그 안에서 질소와 탄소가 유기적으로 묶여 땅속에 오래 머무는 시스템이 유지됐음을 강조한다. 그리고 오늘날의 유기농, 재생 농업, 작물·가축 통합 농업, 영속적 농법, 무경운농법, 겨울 피복 작물 재배 등은 바로 이 복잡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순환, 인간과 땅의 공진화라는 오래된 지혜에 빚지고 있음을 밝힌다.
책의 또다른 미덕은 아시아 장마와 논농사 등, 특정 지역의 농업방식이 어떻게 오랜 관찰과 집단적 실험·실패·축적된 지식의 산물이었는지를 설득력있게 보여주는 데 있다. 저자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났다‘거나 ‘선조가 위대했다‘는 복고적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고도로 발달한 기술은 마법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아서 클라크의 말을 빌려, 수백·수천년 세대에 걸쳐 다듬어진 인간 집단의 실천과 경험이 곧 과학임을 증명한다.
가장 큰 메시지는, 인간이 자연과 맺는 올바른 관계
“흙이 숨 쉬게 하고, 흙 속 생명과 미생물, 동물, 인간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어지는 장기적 순환” 이야말로 우리가 미래를 위해 반드시 되살려야 할 삶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땅을 단순한 자원이나 ‘밟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살고 숨쉬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을 촉구한다
이 책은, 땅과 인간, 미생물과 작물의 연결고리를 과학·역사·문화적으로 풀어낸 국내외 드문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와 함께 ❤️ 독자들에게 사랑받을 책이라고 생긱한다.
잘읽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