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불안정은 투기에서도 비롯되지만 인간의 본성에서도 비롯된다. 인간은 대부분 (도덕, 쾌락, 경제 어느 분야에서든) 수학적 기댓값보다는 자발적 낙관주의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 행위의 결과는 대부분(가만있기보다는 뭔 가를 해보려는) 야성적 충동에서 비롯된다고 보아야지, (기대 이익에 확률을 곱해서 산출하는) 수학적 기댓값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는 없다. 아무리 솔직하고 진실한 기업이더라도 설립 취지에 따라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기업이 산출하는기대 이익의 근거는 남극 탐험보다 크게 나을 바가 없다. 그러므로 야성적 충동이 힘을 잃고 자발적 낙관주의가 쇠퇴해 인간이 수학적 기댓값만 따르게 되면 기업은 쇠망할 것이다. 이익에 대한 희망이 근거가 부족하듯이, 손실에 대한 공포 역시 근거가 부족할지 모른다.
- 케인스,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