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인문 기행 3 - 고전 들고 떠나는 그리스 문명과 사상 유랑기 그리스 인문 기행 3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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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니아 기둥 위에 아테나가 도시를 내려보는 첫 장에 창을 든 손과 방패를 쥔 손, 투구 위의 벼슬, 그리고 도시를 한곳으로 모으는 눈빛. 그 아래 펼쳐진 사진은 파르테논이 앉은 아크로폴리스와, 언덕 기슭에 남은 극장의 돌이다. 남기환 작가님의 그리스 인문 기행 3권은 여기서 출발한다. 아테네에서 헬레스폰토스까지. 고전을 등불 삼아 문명의 발자취를 되짚는 길이다.

작가가 전하려는 것은 신전의 이름 나열이 아니다. 수호 여신이 내려다보는 도시가 어떻게 민회와 비극과 철학을 한꺼번에 품었는지, 그 영광이 왜 폐허로 남았는지를 걷는 속도로 묻는 일이다. 표지에 적힌 대로 신화와 역사와 삶의 이야기가 한자리에서 숨 쉬는 풍경을, 호메로스와 헤로도토스와 플라톤을 손에 들고 다시 지나가는 일이다. 독자에게 설명을 퍼붓기보다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을 만나게 하려는 태도가 첫 장부터 드러난다.

넘겨 읽기 좋은 책은 화려한 문장보다 자신만의 리듬을 가진 책이다. 이 3권은 그 리듬으로 아테네의 돌과 헬레스폰토스의 물결을 잇는다. 그리스에 가지 않아도, 고전을 한 줄 들고 그 길을 한 번 걸어볼 수 있게 한다. 그것이 작가가 권하는 유람의 방식이다.

읽다 보면 이상한 대조가 떠오른다. 단군신화는 우리 곁에서 점점 얇아지는데, 그리스 신화는 다음 세대의 입과 화면 안에 그대로 살아 있다. 오디세우스가 고향에 돌아오던 날, 주인을 스무 해 동안 기다리다 알아보고 쓰러진 개 아르고스의 죽음 앞에서 한국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다. 천만 명 가까운 눈앞에 그 귀환과 그 개가 놓여 있는 풍경을 보면, 서양 문학권의 감수성을 온전히 느끼는 세대에 이미 들어섰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기다림과 알아봄과 늦은 귀환이 우리 삶의 문법으로 스며든 것이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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