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트백 억만장자 - 성공의 방식을 바꾼 파타고니아 창업자의 삶과 경영
데이비드 겔러스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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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본 쉬나드‘라는 이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혹은 전 재산을 기부한 멋진 억만장자를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겔러스의 책 《더트백 억만장자(Dirtbag Billionaire)》를 덮고 나면, 그를 설명하는 진짜 단어들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대장장이, 등산가, 여행자, 몽상가, 그리고 끝없는 모험. 그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게임의 룰을 따른 경영자가 아니라, 평생 길 위를 떠돌던 ‘더트백’이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대체 이 괴짜 같은 인간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우리는 흔히 사람을 내향인이나 외향인이라는 이분법적인 틀에 가두고 봅니다. 하지만 쉬나드를 그 좁은 틀에 맞추려고 하니, 자꾸만 그가 특이하고 이상한 사람으로만 보이는 겁니다.
매출을 올리기 싫다며 제품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고, ˝할인은 절대 불가˝하다며 고집을 부리는 경영자를 기존의 비즈니스 문법으로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여기서 우리는 아주 매력적인 개념 하나를 빌려와야 합니다. 바로 **‘이향인(異鄕人)’**입니다. 이향인이란 쉽게 말해 ‘고향을 떠난 사람‘, 즉 기존의 제도나 상식, 주류 사회의 관습에 편입되지 않고 끊임없이 경계를 걷는 ‘아웃사이더‘를 뜻합니다. 쉬나드는 그야말로 이향인의 완벽한 정형(典型)입니다. 그는 철저히 세상의 바깥에 서서 세상의 중심을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주류 자본주의의 탐욕과 속도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었기에, 오히려 맹목적인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고 비즈니스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어 볼 수 있었던 거죠.

이 이향인에게는 아주 특별한 무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스치는 몽상을 붙잡아 현실로 끌어내는 능력‘입니다. 그는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 철학자가 아니었습니다. 바위벽을 타다가 바위가 망가지는 걸 보고는, 쇠망치로 두들겨 패던 대장장이 기술로 바위를 상하게 하지 않는 알루미늄 피톤을 뚝딱 만들어냈습니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옷을 만들겠다는 꿈을 비즈니스라는 현실의 언어로 완벽하게 번역해 낸 겁니다.

그가 만든 파타고니아의 진화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끈끈한 ‘패밀리 컴퍼니‘에서 시작해,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의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대인 ‘프랜드 컴퍼니‘로 진화해 나갔죠. 지분이 통째로 기후 위기 재단에 넘어가 주인이 없어진 지금도, 파타고니아의 주차장은 여전히 유쾌한 파티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파도가 치면 사무실이 텅 비고 모두가 서핑을 하러 간다˝는 그 전설 같은 풍경도 여전합니다. 주류 사회의 눈으로 보면 엉망진창인 것 같지만, 이향인들이 모인 그곳에서는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강력한 질서가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깨닫게 되는 것은, 이본 쉬나드 같은 이향인들이야말로 삐걱거리는 이 세상의 가장 훌륭한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모두가 한 방향으로만 미친 듯이 달려갈 때, 경계선 밖에서 ˝잠깐만, 이 길은 틀렸어˝라고 외쳐주는 이향인이 없다면 자본주의라는 기관차는 진작에 탈선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때로는 세상의 중심에서 벗어나 이향인의 시선으로 삶과 비즈니스를 바라보라고 말이죠. 남들과 다르게 걷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리고 굳어버린 세상에 신선한 윤활유가 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 《더트백 억만장자》를 권합니다.

세상의 바깥에서도 얼마든지 세상의 중심을 뒤흔들 수 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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