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가 전 세계의 모든 혁신을 독점하던 시대는 이제 정말 끝난 것 같습니다. 요즘 테크 뉴스나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보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기술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메흐란 굴의 혁신의 지리학은 바로 이런 거대한 지각변동을 아주 날카롭게 포착해 낸 책입니다. 저자가 3대륙 8개국을 직접 발로 뛰며 현장의 리더들을 인터뷰하고 쓴 책이라 그런지, 생생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이 느껴집니다.작가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혁신은 결코 우연이나 천재 한 명의 머리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자는 혁신이 일어나는 과정을 토양과 생태계라는 개념으로 설명해요. 아무리 좋은 씨앗이 있어도 자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듯이, 한 국가의 제도와 자본 그리고 고유한 문화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비로소 진정한 기술 혁신이 탄생한다는 거죠. 언젠가 실리콘밸리의 철응성이 무너지고 세계가 다극화되고 있는 이유는, 각국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토양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혁신 거점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주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특히 한국 주식이나 글로벌 거시경제에 관심을 두고 시장을 지켜보는 독자 입장에서 이 책은 정말 유익한 이정표가 되어 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실리콘밸리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하게 확장된다는 점이었어요. 저자는 한국을 압도적 차이 전략을 추구하는 대표적인 기술 선도국으로 평가하기도 하는데, 글로벌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우리 산업의 위치와 경쟁력을 바라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자산은 미래의 부와 기술이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있는 정교한 눈입니다. 어떤 나라의 환경이 미래의 유니콘 기업을 길러내기에 적합한지, 그리고 내가 주목해야 할 다음 혁신의 중심지는 어디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거시적인 통찰과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기술 패권의 대전환기 속에서 세상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그 이면의 구조를 탄탄한 논리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에게 아주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