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너머의 지식 - 9가지 질문으로 읽는 숨겨진 세계
윤수용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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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너머의 지식』은 “9가지 질문”이라는 독특한 분석 틀을 통해 국가별로 드러난 사회적, 역사적 콘텍스트와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들을 세밀히 해부하는 인문서다.

덴마크부터 중국까지, 겉으론 번영과 안정, 혹은 개방과 평등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운 국가들이지만, 이 책은 그 틀 속에 감춰진 이상과 현실의 충돌, 공동체 규범과 개인 자유의 갈등, 경제성장과 사회통제, 평등 이면의 차별과 배제라는 모순들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덴마크의 배타적 복지, 싱가포르의 시민 자유 제약, 미국과 영국의 고착화된 불평등, 프랑스와 일본의 집단 압력과 소외, 이탈리아 청년들의 무력감, 중국의 물질주의까지—이 모든 국가의 문제들이 각기 다른 맥락 속에 있지만 본질에서 닿아 있다. 사회적 시스템이라는 겉면에 가려, ‘사람‘의 내면에서는 공허함과 허무함이 점차 커진다는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진다. 개개인은 충분히 자유롭거나 풍요로워도, 큰길을 따라가지 못하는 자, 시스템 바깥의 존재는 늘 배제되고 소외된다. 그리고 이런 공허와 허무, 불평등의 구조는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이 점차 전지구적 현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가장 큰 기시감은, 이 모든 구조적 문제와 철학적 허무, 공동체와 개인 간의 딜레마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저자가 던진 아홉 가지 질문은 단지 외국 사회를 해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에게 질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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