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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품은 정원 - 낙원을 꿈꾸는 해상 농원 외도 보타니아 ㅣ 오경아의 한국 정원 기행 1
오경아 지음 / 남해의봄날 / 2025년 5월
평점 :
오경아 작가의 『바다를 품은 정원』은 한국 정원 기행의 첫 번째 이야기로, 거제 앞바다의 작은 섬 외도 보타니아를 깊이 있게 탐구한 정원 에세이다. 영국에서 가든 디자인을 공부한 전문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외도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50년에 걸친 인간의 의지와 자연의 조화가 만들어낸 특별한 공간으로 재해석된다.
이 책은 외도 보타니아의 공간적 특성과 식물들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면서도, 이창호·최호숙 부부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한다. 작가는 외도의 각 정원 공간을 비너스 가든에서 천국의 계단까지 세밀하게 소개하며, 각 식물의 특성과 정원 설계의 의도를 전문가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외도가 처음부터 정원을 목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고구마 농사, 감귤 농사, 돼지 농장 등 여러 시도의 실패 끝에 탄생한 정원이라는 점에서, 외도는 실패를 통한 새로운 발견의 상징적 공간이 된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 외국 잡지만을 보며 상상으로 구상한 정원이 오늘날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
비너스 가든의 화려한 바로크 정원에서는 정원 설계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곳곳에 숨겨진 작은 조각품이나 특별한 식물들에서는 발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지중해풍 건축물들은 이창호·최호숙 부부의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외도만의 독특한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