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액설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는 흑담즙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이다. 오늘날 우울증을 뜻하는 영어 명사 ‘melancholy‘는 흑담즙을가리키는 그리스어 멜랑콜리아Hearxodia, melancholia에서 나온 것이다.
조증 환자는 혈액이 지나치게 많아 다혈질이고 성미가 급한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다혈질을 둔화시켜 균형을 되찾아줄 밍밍한 우유푸덩이 처방되곤 했다. 의사들은 또한 구토제, 사혈, 하제를 사용하여 환자의 균형을 회복하려 했다. - P74

자가 진단은 더닝 - 크루거 효과로 알려진 현상과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더닝 - 크루거 효과란 특정 분야를 잘 모를수록 그 분야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더닝과 크루거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유머와 논리, 문법 평가에서 성적이 낮았던 피험자들이 오히려 자기 성적을 훨씬 높게 예상했다고 한다.
인간은 본래 잘 모르는 분야에서의 자기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조종사나 정신과 의사가 뭘 하는지 전혀 모를 때오히려 그들의 일이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든 조금만 연습하거나 인터넷으로 공부하면 적당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말이다.
자신이 얼마나 아는 게 없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경험과 지식이 생기면, 다시 말해 처음에 자기 능력을 얼마나 과대평가했는지 깨닫고 나면 전문가가 되는 데 얼마나 더 많은 경험과지식이 필요한지 깨닫는다. 실제로 더닝과 크루거의 연구에 참여한피험자는 기량이 향상될수록 자신의 한계를 뚜렷이 실감했다. - P177

바로 그렇기에 메리앤이나 테오 같은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 감정적으로 고된 것이다.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외모, 차, 머리카락, 돈같은 피상적 조건들로 평가하는 사회를 만들었다. 정신과 진료소에 오면 그 결과를 뚜렷이 목도하게 된다. 불안하고 불행한 사람들.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끼며 내면의 불안을 외모에 투사하는 이들말이다. 그들 상당수는 자신의 ‘결함‘을 바로잡기 위해 이런저런 병원을 찾아다닌다. 외모를 고민하는 환자들이 성형외과, 피부과, 정신과 중 어디를 찾든 간에, 그들이 외모를 개선하려고 의료에서 도움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이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보여준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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