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프로덕션의 영화 선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영화 선정은 전적으로 전문성을 갖춘 프로덕션이 알아서 하도록 했다. 그러나 덕분에 영화수입에 대해서는 나도 상당한 지식을 쌓게 되었다. 영화산업의 3대 시장은아메리칸 필름 마켓과 칸 국제영화제, 밀라노 필름 마켓이다. 프로덕션 사람들은 이들 현장에 가서 매입 후보 리스트를 작성하고 협상을 벌였다. 우리가 제휴한 프로덕션은 특A급 영화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특A급 영화를만드는 워너 브라더스나 월트디즈니, MGM 등은 한국에 지사를 두고 이를통해 판권을 처리했다. 우리가 같이하기로 한 프로덕션은 중소 영화사와판권 계약을 했다. 그렇게 사들인 영화는 국내 상영관에서는 광고 효과가나을 정도로만 건 뒤 비디오로 출시했다. 당시 공테이프가 1,000원이라면A급 영화를 복사한 테이프는 27,500원 정도 했다. 영화라는 예술의 부가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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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철학자 최진석 교수가 쓴 인간이 그리는 무늬 였다. 최 교수는 이 책의 한 대목에서 공자와 노자를 비교했다. 그에 따르면 공자는 인간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인간인 성인들이 만들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 공인된 바람직한 틀,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원칙, 좋다고 하는 것을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자는 공자와 정반대였다. 노자는 바람직한 일보다는 바라는 일을 하고,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좋은 일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노자의 가르침을 보편적 이성에서 벗어나 개별적 욕망에 집중하라"는 문장으로 요약했다. 이어 "개별적 욕망에 집중해야 멋대로 할 수 있고, 멋대로 해야 잘할 수 있다"고 권했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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