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가능성editability이다. 카드는 자기 필요에 따라 다양한 편집이가능한 반면, 노트는 편집이 불가능하다(사진 1]. 내가 독일에서 배운 것을 하나로 표현하라면 바로 이 편집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게 전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프로이트의 책을 읽으며 자신이 중요하게여기는 내용을 카드에 정리한다. 카드 맨 위에는 키워드를 적고, 그 밑에는 그것과 연관된 개념, 요즘 식으로 연관 검색어‘을 적고, 출처와 날짜 등을 차례로 적는다. 그리고 카드의 앞·뒷장에 그 내용을 빼곡히 요약한다. 피아제, 비고츠키, 융과 같은 심리학자의 책을 읽을 때도 같은방식으로 정리해나간다. 이렇게 모인 카드는 주로 알파벳순으로 정리한다. 내가 쓰려는 논문의 순서에 따라 정리하기도 한다. 이 같은 카드정리는 노트 필기에 비하면 상당히 번잡스럽다.
- P81

비스마르크의 독일 통일 과정에서 프로이센 군대의 작전참모는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프로이센의 참모총장 헬무트 폰 몰트케Helmuth von Moltke가 지휘하는 참모본부는 탁월한 작전 수립을 통해 고로이센 오스트리아 전쟁(1866), 프로이센 프랑스 전쟁(1870~1871)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렇게 독일의 참모본부는 독일 통일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하나씩 제거해나갔던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날 독일 문화를 설명할 때 언급되는 대부분의특징이 프로이센 군대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독일어에는 지금도generalstabsmäßig(작전참모적인)‘이라는 표현이 있다.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대로 정확히 실천하는 태도‘를 가리키는 단어다. 정확, 신리, 규율과 성실, 충직과 같은 단어는 독일 문화의 긍정적 측면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이러한 가치들이 바로 이 프로이센의 작전참모 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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