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전환기에 이르자 그린스펀의 지속적인 머니 프린팅의 효과는 확실해졌고 전염성을 띠게 되었다. 이제 그 어떤 바보 천치도 대량의 현금을저리로 빌려 구제받으리란 이해가 널리 공유되기에 이른 것이다. 이 시점에서 ‘그린스펀 풋‘이란 말이 처음으로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잠깐 설명하자면, ‘풋‘은 둘 사이의 금융 계약으로 풋을 사는 사람은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옵션)를 갖게 된다. 예를 들어 오늘 IBM이 주당 1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데, 내가 IBM 100주를 95달러에 팔 수 있는풋을 마돈나에게서 샀다고 하자. 그리고 2주 후에 주가가 90 달러로 떨어졌다고 하자. 이제 내가 90달러짜리 주식 100주를 9000달러에 산 다음 뜻을행사하면, 마돈나는 그것을 95달러에, 총 9500달러를 주고 되사야 한다.
그러면 나는 IBM 주가의 하락에 베팅해서 500달러를 벌게 된 셈이다.
‘그린스펀 풋‘이란 연준에서 나오는 저리채가 풋 옵션과 똑같이 헤지hedge (손실 방어) 역할을 한다는 월가의 관점을 가리키는 것이다. 풋 옵션은시장의 하락에 대비해 뒷주머니에 넣어 두는 일종의 보험 증서다. 월가는
"음, 혹시 IBM 주식이 95달러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언제든 내 풋 옵션을 팔수 있어" 라고하는 대신에, " 음. 혹시 시장이 너무 하락하더라도 그린스펀이 들어와서 돈을 왕창 빌려줄거야." 하고 말허는 것이다. - P109

 우리말로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내가 알기로 파생상품은 모두에게 돈을 왕창 벌어 주고 있으므로 그냥 내버려 두겠다."
그린스펀이 경제·정치 주류 언론에 의해 거의 카이사르 같은 영웅으로떠받들어진 것은 바로 - 대규모 주식 버블의 와중에 1조 7천억 달러를 새로 찍어 내고, 글래스-스티걸법을 해체하고, 파생시장의 규제를 폐지하고,
금융 사기가 횡행한 시기에 자신의 구제 권한을 날려 버리는 등 그가 역사적으로 치명적인 온갖 조치들을 저질러 놓은 직후였다. 심지어 1999년2월 《타임》은 그가 클린턴의 경제 관료 밥 루빈과 래리 서머스를 양 옆에거느리고 서 있는 사진을 표지에 실은 다음, ‘세계를 구원할 위원회: 경제삼총사가 글로벌 경제 붕괴를 아직까지는 막아 낸 뒷이야기 라는 어처구니 없는 표제를 달기도 했다.
사실 이들이 경제 붕괴를 막아 낸 것이 아니라 경제 붕괴를 일으킨 반경제 삼총사라는 것은 《타임》이 훗날까지도 깨닫지 못한 아이러니였다. 〈타임)은 2009년에도 똑같이 멍청한 실수를 지질렀는데, 그린스펀과 비슷한 버블광인 벤 버냉키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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