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처럼 일하지 않습니다 - 네덜란드의 탄력근무제에 깃든 삶의 철학
린자오이 지음, 허유영 옮김 / 행복한북클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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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을 추구하는 그들은 감정에 치우친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으니 그걸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 어떻게 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해결안을 찾는데 집중한다. 남을 탓하고 비난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26-)

정례회의에는 항상 두가지 재미있는 안건이 포함된다. 바로'휴가계획'과 '대응조치' 다. 휴가가 길기 때문에 동료들이 번갈아가며 2~3주씩 자리르 비우는 일이 매우 흔하다. 그래서 휴가 날짜가 너무 겹치지 않게 짜는 것이 중요한 안건이 된다. (-77-)

2008년 금융 위기로 유럽 각국이 경이 침체를 겪을 때 네덜란드의 사회복지 관련 예산도 대폭 축소되거나 법률 개정을 통해 수행자의 자격을 엄격히 심사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 노인은 매달 재직 시 적립해 둔 퇴직금 외에 정부의 노령 연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정부의 재정 축소로 인해 관련 법규가 잇따라 개정되면서 법정 퇴직 연령이 65세 이후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108-)

2013년 베아트릭스 여왕이 퇴위하고 그의 장남 빌럽 알렉산더르가 새로운 국왕으로 즉위했다.이에 따라 여러 정부 기관에 신임 국왕과 왕비의 초상이 걸렸다. 그런데 일부 판사들이 국왕 부우의 사진 앞에서 판결하는 것을 거부했다.'국왕의 부인'인 왕비 초상 앞에서 '헌법 국가 원수의 명의로 판결한다'라고 선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171-)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것도 아닌데 늦도록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야근을 핑계로 가족과의 갈등을 회피하려고 하거나 퇴근 후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계발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면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고 싶어질 것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퇴근 후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 아무 미련도 없이 회사를 나선다. (-221-)

한구의 직장 문화에서, 성실과 근면을 최고로 치고 있다.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세와 태도, 조직의 공통된 규칙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부의 부당한 착취에도 불구하고, 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사에서, 직장 안에서 탸근 후 집으로 가지 않는 직장인이 있는 이유는 직장을 핑계 삼아서,자유로운 시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최근 들어서, 부부 사이에 주말 부부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직업에 대한 생각과 기준, 원칙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과거에 비해서 옅어지고 있지만, 직장 상사를 우선하고, 리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 특유의 조직 문화가 있다. 같이 뭉쳐야 한다는 생각이 가정과 직장, 사회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구 유럽 사회가 보여주고 있는 삶과 직장의 균형잡힌 생활이 한국에는 여전히 요원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더 나아가 일주일 근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불이게 되면, 언론과 여러 단체들이 그 문제점과 부작용을 제시하면서, 법과 제도의 특 밖에서 막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우리 내면에 숨어 있는 가치관과 문화의 변화이다. 네덜란드의 탄력근무제 너머에 숨어 있는 실용성과 합리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주어진 시간 안에서 일을 하고, 칼 퇴근 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더 나아가 네덜란드 인틀처럼 2주~3주 장거리 여행을 떠난다면, 직장을 떠날 각오가 되어야 한다는 정서가 만연한다. 여행을 여행 문화로 보지 않고, 노는 문화로 보기 때문에, 편견과 선입견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 최근 우연히 보게 된 짤막한 기사 하나, 6.1 선거철을 앞두고,공공기관 단체장이 사임을 함으로써, 공직 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기사 뉴스를 보면서, 우리 사회에 네널란드의 탄력근무제가 정착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하게 된다. 한국인의 보편적인 직장 문화와 사고방식, 철학이 바뀌어야 새로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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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 관한 것은 우연히만 알았으면 좋겠어 - 한 올 한 올 나만의 결대로 세상에 적응해나가는 극세사주의 삶에 관하여
김지수 지음 / 비에이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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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새침데기의 이면에 나는 언제나 사랑을 하고자 했다. 표현이 서툴러 달리 새어나간 말들과 사랑해서 지키고 싶었던 거리를 근거로,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촘촘하게 선을 긋고 , 넘어오는 것을 불편해한다. 하지만 우리 사잉엔 건강한 거리가 있고,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관계가 있다.그런 마음으로 온믈을 살아간다. 익숙지 않은 세상 속에 조우하는 기쁨과 슬픔을 꼭 끌어안고서. (-7-)

나는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로운 울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 것은 오늘 저녁이다.이유는 말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친구들의 이야기이므로. 그전에 운 것은 오늘 아침인데 그 리유는 말할 수 있다. 어쩐지 남편의 출근이 오늘따라 사무치게 외로웠기 때문이다. (-59-)

나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약자를 완벽하게 배제하는 말이라서다. 모두가 날 때부터 건강한 것도 아니고, 건강할 수 있느 조건이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예민한 신체와 정신의 상관관계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만하다. 조금만 건드려도 탈이 나는 신체와 정신은 자아 안에서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는 게 틀림없다. (-119-)

그러다 미국에 와서 집을 풀다가 깨달았다. 어느 미술관에서 샀던 예쁜 머그컵이 산산히 부서진 모습을 보고 역시 아무것도 갖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적게 사고 자주 버리는 것.그것은 경험에서 온 생활의 지혜이자, 엄마에게 물려받은 원칙이며, 습관처럼 지키고 있는 신조였다. 좋은 것도 가져봐야안다는 이야기에 도의는 하면서도 한편으로 주거가 불안정한 사람에게 소유는 사치 같았다. (-171-)

이 몸이 일백 번 고쳐 죽어도 내가 나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올해도 나의 삶에는 빈틈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그 사이 여행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사실 마지막까지 여행을 망설였다. 이번이 아니면 귀국하는 친구와 다시 라스베이거스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또 이틀 뿐인 남편의 휴가르 쓰지 않으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처지였다. (-218-)

우리 사회가 만든 획일화된 관습이 존재한다. 그 관습의 틀에서 나의 삶은 많은 제약과 나쁜 것들을 답습하게 만든다. 자유롭지 못하고, 나의 가치관을 흔들게 된다. 불편해서 피했던 선택이 또다른 불편함으로 이어지곤 하였다. 돌아보면, 우리는 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할 대가 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은 나답게 사는 것이며, 현실은 타인에게 맞춰가는 삶을 선택할 때가 있다. 작가 김지수는 『서로에 관한 것은 우연히만 알았으면 좋겠어 』에서 관계의 쿨함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해 왔던 여러가지 선태과 결정에 대해서, 너무 많이 알려고 하고, 너무 많이 캐물으려 한다. 불편함과 편리함 사이에서 흔들리게 되고, 나의 약점이 누군가에게 드러날까봐 숨기게 된다. 자유를 갈망할 수록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 나 자신을 놓게 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관계의 선긋기다.서로가 쳐 놓은 경계를 밟지 않는 것이다. 나의 영역과 타인의 영역을 서로 존중하고, 그 선을 밟지 않는다.어릴 적 하나의 책상 위에서 나의 영역을 넘어온 지우개, 연필에 칼을 긋고 내 것으로 가져왓던 것처럼, 인간 관계도 이러한 선긋기가 필요하다.그 선긋기가 당장은 이기적이고, 나만 생각하게 되는 부작용이 될 수 있지만, 시간이 흘러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소위 우리 사회가 그동안 강조했던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나에게 필요한 선택과 결정에 따라서 자유로눈 삶,개인주의저긴 삶을 선택한다면, 상황에 다라서 미움받을 지언정, 나의 가치관과 나의 신념과 소신은 잃어버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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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10대를 위한 최신 과학
윌리엄 포터 지음, 송지혜 옮김 / 우리동네책공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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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미래의 삶은 지금 10대의 생각과 의식, 사고방식에 의해 바뀌게 될 것 이다.10 대 청소년은 태어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를 스스로 보고 듣고, 느낀 세대이며,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고에 최적화된 기성세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간이 가기 힘든 더럽고,위험한 곳, 극한 환경에 파고들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향하는 극한 환경은 우주이다. 매우 춥거나, 매우 덥거나,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곳, 방사선에 오염된 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어릴 적 보았던 우주개발이 현실이 될 수 있으며, 인류는 지구에서, 우주로 원격실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다. 지구와 비슷한 환경, 달과 화성에 우주 기지를 만들려면,인력의 도움 없이 스스로 움직이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바둑의 신 알파고는 그 가능성을 높여 나가고 있었다. 인간의 사고와 인식 생각의 체계를 그대로 모방하였기 때문이다.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섞여 있는 형태에서, 그들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방법론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최신 과학을 미래를 바꿀 생활의 변화로 바꿔 나갈 수 있다. 여기서 바뀌어야 할 것은 인간이 해왓던 여러가지 장치와 인프라들이 서서히 우리의 삶을 바꿔 놓을 것이며, 인간사회의 절대적 한계를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자동화된 미래, 인간이 아닌 로봇과 인공지능에 의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미래의 비전과 건설은 인류의 탐욕과 과시에서 어느 정도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게 되며,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서 어느정도 탈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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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4호 : 돌봄의 정의 - 2022.봄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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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처벌보다 예방' 을 주장하는 이들보다 '제대로 된 처벌'을 주장하는 이들이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훨씬 많이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을 재정하기 위해 가장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이 법 하나로 산업재해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은 기업이 산업안전보건법을 지키도록 근로감독을 더 체계적으로 할 것을, 전문적인 규제정책을 위해 산업안전보건청 등을 설립할 것을 주장한다. 작업현장을 잘 아는 노동자들과 함께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고, 급박한 위험이 생겼을 때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실제로 행사될 수 있어야 하며, 예방을 위한 인력과 예산 집행을 적절히 하라는 등 이미 법에 정해진 권리 중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한다. (-29-)

송정화 대표님에게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는 40여년 전부터 그 자리에 있던 나무들을 포함해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로 가득 찬' 숲속의 아파트'였다.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보존 과정 없이 나무들이 훼손된 것에 대해 아직도 생생하게 아쉬움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94-)

인간은 욕심쟁이였다.바다에서 살려면 그래선 안 되는 건데.

밤바다는 위험해서 바다로 내려오는 이들이 없었다. 그 동안 모은 에너지로 빛을 켜 일을 하는 이도 있지만, 그건 극히 드물었다. 나는 달랐다. 밤에도 선명하게 무엇이 있는지 보였다. 배에 묶여서 괴로워하는 돌고래를 구할 수 있을 만큼. (-145-)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는 우리 삶을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선물했다. 전기를 직접 쓸 수 있게 되었고, 봄철 배고픈 춘궁기가 사라졌다. 배고품, 추위에 내 몸이 아릴 정도의 고통은 이제 거의 사라지고 , 새로운 문제점이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 정신적 빈곤, 내 삶의 빈약함이 바로 그런 예이다. 쓰레기를 배출하고,그 쓰레기가 어디에서 배출되고, 어디로 처리가 되는지 모르는 상황, 그로 인해 한 쪽은 평화롭고 풍요롭지만, 다른 곳은 불안하고, 가난한 삶을 살게 된다. 돌물의 삶도 마찬가지였다. 생태주의적 관점은 사라지고 있었으며,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할 시, 인간은 가차 없이 가축들을 땅으로 묻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공감과 이해,돌봄이 사라진 형태에 놓여지게 된다.인간의 잔인함이 바람과 물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무관심은 환경 오염에 놓여지게 되었으며, 녹색 혁명의 본질은 도외시한 채, 형식만 취하고 있었다.이 책이 등장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런 의미다. 민주와 자유라는 인간 중심적인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녹색, 환경,생태 를 중시하는 동물과 인간이 상생할 수 있는 공존 이데올로기의 등장이다.그것이 바로 우리도 살아갈 수 있고, 동물도 살아갈 수 있는 자연 조건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자연 생테의 본질에 대해서 상기하면서, 원하는 것을 취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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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었어요? 걷는사람 에세이 13
이영하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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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은 눈물이 흔한 곳이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우는 이들이 있다. 이웃 초기에는 밥 먹다 말고 울게 되면 수저를 내려놓고는 했다. 밥이 넘어가지 가 않았다. 그러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울면서 밥을 먹었다. 눈에는 눈물이 나고, 입으로는 밥이 들어갔다. 또 그러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를 하면 웃음이 터졌다. 눈물이 나고 또 웃음이 나고 그러면서 우적우적 밥을 먹었다. 이웃에서는 하나 이상할 것 없는 자연스러운 장면들이다. 이웃에서 설거지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경험했을 익숙한 풍경이기도 하다. 눈물이 반찬인 양 오르는 곳, 혹여 우느라 밥을 멈추면 '그만 울고 얼른 밥 드세요' 라는 실장님의 엄명이 떨어지는 곳,우는 이의 밥상에 반찬 하나 더 가져다 주는 곳에 이웃이었다. 돌아보니 그 모든 합이 이웃의 밥상이었던 것 같다. (-28-)

이런 모습을 이야기하니 벽난로 앞에서 한가로이 뜨개를 하는 평화로운 장면을 떠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참사로 자녀를 잃고 뜨개를 하는 이들의 마음은 평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이들의 뜨개는 격렬했다. 가느다란 뜨개실을 부여잡고 고통과 맹렬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해도 무방할 만큼 말이다. 구태여 긴 설명을 하지 않아고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사 초기에는 엄마들의 눈이 늘 부어 있고는 했다. 밤새 잠을 자지 못하고 울었기 때문이다. 붓는 정도를 넘어 눈이 짓무르는 경우도 허다했고, 종일 방바닥을 기어 다니며 가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는 이야기도 흔하게 들렸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고통에 부모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97-)

Q.아웃과의 인연을 맺었을 때에는 아름다운 가게 매니저로 만났는데 지금은 전업 사진작가로 활동하시네요. 이웃에서의 생일모임 경험이 사진작가로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는지요? (-182-)

2020년 9월 15일,세월호 침몰 한 지 2,34일이 지난 날이다. 우리의 염원과 다르게 , 아직까지 세우러호 참사의 진실은 묻혀져 있었으며, 삶의 편린 속에서 우리는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잃어가고 있었다. 가슴에 안산 단원고 2학년 아이들을 묻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 없다.고2 아이들은 이제 26살이 되어 성인이된다. 유가족 부모의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무너진다는 의미가 몸으로 마음으로, 가슴으로 느껴지는 그 순간, 삶은 서서로 무너지는 순간이다. 인생의 모든 것을 내다 버리고 싶은 그 순간, 삶의 동앗줄이 되어 연결해주는 것은 이웃이며,이웃과의 연대가 서로에게 삶의 발자국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무언가 하지 않으면, 삶이 무너지게 된다. 슬픔과 절망이 켜켜히 쌓인 채, 뜨개와 설거지를 통해 삶의 명상의 본연의 가치에 접근하게 되며,내 삶을 바로 잡는 기회로 삼아갔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뜨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닌 삶의 투쟁이었다. 견뎌야 한다는 것,그 견딤이 내 삶의 원칙이 될 수 있고, 넘어지지 않는 지지대가 되고 있었다. 사람에 의해서 상처받았던 그들이 사람에 의해서, 위로와 치유르 손길을 빌어나갈 수 있다. 사람이 무서워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안에서 삶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할 수가 있다. 내 삶의 회복과 이웃과의 연대가 서로 엮이는 순간이 찾아오게 된다.이 책을 통해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치유와 위로의 근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었으며, 억장이 무너지는 그 순간에 지켜야 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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