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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에서 30까지
문수림 지음 / 장미와여우 / 2025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라는 이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만큼이나 소중한 당신. 그래서 지금 책을 집어든 당신에게 나는 내 생애 첫 단편소설집의 서문을 받치려 한다. (-9-)
그래, 뭐, 도 TV나 보자.
병춘이가 곧장 습관대로 리모컨을 들어 케이블 TV의 채널을 돌렸다. 한 동안 몇 편의 광고가 채널과 채널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하였고, 결국 챔널은 다시 영화 채널에서 고정되었다. (-28-)
'드디어 만나게 되는구나!"
철민은 그녀를 떠올린다. 철민은 긴 시간 불안함에 떨게 했었던 그 여자. 철민이 고개를 돌려 흔들리는 차창을 바라본다. 강렬한 8월의 햇살을 가린 커튼이 흔들림에 맞추어 춤을 춘다, 그녀를 기다렸던 철민의 지난날도 이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었다. (-46-)
"9급도 이젠 어렵다고 하더라. 난 10급에 도전해볼까 생각중이야. 뭐 일단 10급이라도 붙어놓고 일하면서 천천히 6,7급 준비하면 될 거 아냐? 난 그래? 어차피 한 번 붙으면 철밥통일 텐데."(-85-)
다행히 스물다섯의 나는, 내색은 않아도 사실 얼마간 스스로 눈치를 채고 인정하고 있었다. 나는,재능이 없었다. 만인 엎에서 늘 글을 쓰는 사람, 그로 밥을 빌어먹고 사는 사람이 되겠노라 수차례 이야기하며, 다짐에, 다짐을 ,했지만, 내심 두려움에 짓눌려 있었고, 뭣보다 제대로 된 연애를, 온전한 사랑을 못해본 내가 글을 쓴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지 않았다. 나의 글엔 늘 큰 구멍이 뚫려 있었고, 난 그 구멍의 정체를 알면서도 채우지를 못했다. (-188-)
책 『20에서 30까지』은 독특했다. 시와 단편소설,에세이로 구성된 한 권의 책에는 작가 문수림이 작가로서, 초창기 쓴 문학이야기였으며,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한 긴 여정의 습작을 읽을 수 있다.
처음 착각했다. 문수림은 필명이었다. 여성인줄 알았으나 ,이제 40대가 되었다. 스스로 무명 작가에서 벗어나 전업적가가 되고 싶은 작가로서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출판사 대표이면서, 디렉터이기도 하다.항상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강한 문학적 신념이 나타나고 있었으며, 자가로서의 열등감도 숨기지 않는다. 이 책이 품고 있는 이야기와 스토리를 읽을 수 있었으며, 본며으로서, 쓴 『괴담』이 있었다.
이 소설에는 우리 잀아 속에서,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고, 무슨 생각을 하였는지 짐작하게 된다. 마트에 가면 흔한 과자 고래밥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말하고 있는 작가의 독특한 문학적인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글쓰기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책에는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과 허무함이 있다. 살아가면서,결코 놓칠 수 없는 감정의 동선이기도 하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이 책 속에 나와 있어서, 추억을 다시 느낄 수 있었으며, 꼼꼼히 살펴 보게 된다.작가 스스로 느꼈던 불안의 실체, 그 당시엔 철밥통이라 하였던 공무원조차도 이제 그들의 삶은 예전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우리 사회의 변화들이 20년 사이에 많이 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작가의 경험과 일상들을 문학적인 창작으로 만들어지면서, 독자들과 소통하고,공감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여정은 우리가 이 책을 읽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책 속에 쓰여지고 있는 에세이에는 무명 작가가 지신의 이름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