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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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의 남편은 그녀에게 두 가지를 남겨주었다. 칼로 고기를 써는 법과 아이.아이와 남편과 정육점은 거의 동시에 사라졌다. 그후로 홍진은 고기를 카롤 썰어본 적은ㅁ 없지만 몸에 새겨진 기억은 오래갔다. (-15-)



또한 범인은 이정아와 면식이 있는 사람이었다. 이정아를 강제로 차량에 태웠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반장은 직접 밤 10시 20분에 대하리 버스정류장에서 이정아의 집꺼지 걸어가 봤다고 했다. 그대는 신도시가 막 들어서던 무렵이어서 당시 대하리는 완전히 시골이었다. 그럼에도 이정아의 집까지는 가는 길에는 다른 집들이 여러 채 있어 비명을 지른다면 누군가 들은 사람이 있어야 했다. (-80-)



"나는 점점 더 확신이 들어요.이정아를 죽인 범인은 지금도 이 부근에 있어요. 절대로 멀리 가지 못해요. 추억이 너무 많아서 범인은 이 장소를 떠날 수 없어요.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신의 정당화될 수 없는 욕구를 어떤 식으로든 해소하고 있을 거예요.이를테면 이정아가 다니던 학교 주변을 자주 찾는다거나 ,어린 여학생을 돌본다거나, 입양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174-)



홍진은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 그 작은 몸으로 매질을 당할 때 홍진은 대신 맞아주지 못했다. 겁에 질려 우는 애를 붙잡고 나도 무섭다고, 그렇지만 괜찮다고 말해주지 못했다. 홍진은 언제나 아이를 힘들어했고, 낳은 것을 후회했다. 그리고 종종 아이가 사라져주길 바랐다. 불가항력적이며 자신의 잘못은 아닌 어떤 것에 의해. (-208-)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 서현이가 주고 반년이 다 되어가도록 누구도 서현이 얘기를 꺼내는 사람이 없었어요.그런데 며칠 전에는 어떤 경찰이 와서 서현이에 관해 묻더니 오늘은...."

그 경찰은 서화인이 분명했다. 자살로 처리된 소명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는 사람. 18년 전부터 이 부근에서 여중생들이 죽고 있다고 믿는 경찰이 서화인 말고 또 있을 리 없다. (-253-)



소설 『달콤한 살인 계획』의 주인공은 홍진이다. 그녀는 세상과 거리를 두었고, 20년 가까이 절에서 일했다.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왔던 홍진은 오직 , 한 남자의 생명을 가지는 게 목적이다.15살 중학생의 죽음, 자살을 가장한 타살, 그 안에는 얽히고 설켜 있는 사람들의 감정과 느낌과 존재가 있었다. 한 사람을 죽이려는 목적은 불안과 집착, 가책 때문이었다. 홍진은 이지화를 죽이려 했기에, 계획을 세워야 했다. 어떻게 죽이면 쉽게, 목적을 취할 수 있는지 찾아야 한다. 그 사람을 죽이기 위해서, 농약과 교통사고가 있다. 이 두 가지 방법은 확실하게 한 사람을 죽일 수 있지만, 인간의 목숨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소설에는 중년 여성 홍진 이외에, 과학수사계장 서화인이 등장하고 있었다. 경찰이면서, 살인사건과 엮여 있었던 서화인,,이 소설에서, 사회복지사 오정미 이외에, 사람을 미워하게 만드는 요소들이 하나둘 현존하고 있었으며, 인간이 어디까지 미쳐있는지, 확인 시켜주고 있다. 결국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적과 동기 의식이 있어야 한다. 계획적인 범죄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시나리오와 그 시나리오에 따라,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알았을 때, 분명한 계획 범죄가 일어나고,소설 속 인물 이정아, 강소희, 강소명(이서현) 에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엿볼 수 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죽이려 할 때, 어떻게 목적을 달성하는지 그 과정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하늘에서, 벼락이 쳐서 사람이 죽는 그런 우연은 존재하지 않는다.오직 한 사람의 불안 속 집착과 계획이 그 꿈을 현실로 바꿔 놓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 주변에 또다른 홍진과 화인과 같은 인물이 존재하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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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클래스
곽창훈 지음 / 헤세의서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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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마샤를 론칭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이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나느 비로소 패션 사업가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고, 숱한 위기와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해왔습니다. 이제 외국의 대기업에서 수입을 문의해오는 브랸드가 되었습니다. (-13-)



당시 고구마 한 박스가 대략 2만원 정도였는데 한 박스를 팔면 딱 2배의 돈이 남았다. 초기에는 매일 부평의 깡시장에서 두 박스를 떼오다가 나중에는 네 박스를 떼와서 팔았다. 장사가 잘 될 때는 매일 여섯 박스까지 떼어다 팔았다. 이렇게 해서 수중에 들어온 돈 가운데 일부는 친구들에게 일당으로 2만 원을 주었고 그 나머지 돈이 오롯이 내 몫이었다. (-39-)



통상 동대문에서는 2~3일, 늦어도 일주일이면 카피 제품이 나온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에바다 가방을 카피한 가방이 나오지 않았다. 카피를 하려면 이 가방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그 매장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아무도 지하 1층 구석에 꼭꼭 숨어 있는 에바다 매장을 찾지 못했다. 게다가 카피를 뜨려면 제일 중요한 원단이 어디 것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굉장히 넓은 동대문에서 마로 된 도트 원단이 어느 곳에서 파는지를 찾지 못했다.

그 결과 ,6개월 이상 내가 독점으로 만들어서 팔 수 있었다. (-69-)



"앨리스와 마샤 단어를 합쳐봐야겠어요.앨리스 뜻이 '고귀한'이고 마샤 뜻이 '귀부인'이니까 합치면 '고귀한 귀부인'인데 느낌이 좋지 않습니까? 한번 앨리스마샤가 상표등록이 되었는지, 그리고 도메인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직원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었다. (-83-)



나중에 보니 ,그 남자는 서류 작업을 해서 1억 2천만원 정도 월 매출이 나오게 만들었다고 했다. 서류 위조를 해서 연예인 기획사와 소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위조 서류가 내 발목을 잡았다. 그 남자가 이빨을 드러냈다.

"연예기획사에 앨리스마샤의 월 매출을 1억 2천만원으로 제시했는데 실제로는 매출 금액이 없잖아요.그러니까 일단 돈을 통장에 꽂아주세요."

그제서야 사기라는 걸 알아차렸다. (-158-)



2024년에는 앨리스마샤 '블랙라인'을 론칭할 예정이다. 앨리스마샤 블랙은 내가 초창기에 오프라인에서 많이 판매할 때 고급 가죽라인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서 '블랙라인'이라고 만들어놨는데 잘 활용하지 못했다. 올해 유명 패션 디자이너와 콜라보 하면서 비싼 라인으로 새롭게 다시 꺼내기로 했다. (-185-)



앨리스마샤 자사몰은 이 세가지를 실천하고 있다. 첫 번째 글로벌 패션 명품 브랜드의 비전을 세웠고, 두 번째 고객 타깃에 맞는 콘셉트로 브랜딩을 했으며, 세 번째 고객에게 감사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마지막 감사 마음 전달하기가 대다수 쇼핑몰에서 간과하는 열광하는 팬을 만들기 위한 '하나를 더 전달하기'이다. (-223-)



인생이 바뀌고, 팔자가 고쳐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새로운 일을 시도하게 된다. 집안의 가세가 기울게 되면, 직접 나와서,돈을 벌 수 있다. 처음 시작한 장사가 군고구마 장사였다.직접 고구마를 떼어와서, 두 배로 팔았고, 수익 중 ,2만원은 친구 몫으로 돌렸다. 이렇게 첫 장사는 우연에 의해 시작되었고, 장사가 업이 될 수 있었다.자가 곽창훈은 그렇게 첫 장사의 서막을 군고구마 장사로 포문을 열었다.



도매시장 동대문 상가에서 일을 시작하였던 곽창훈 이브이아이앤씨 대표는, 동대문 시장 상가의 생리를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모방과 카피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동대문 시장에, 전국의 옷가게 상인들이 몰려 오는 것이 상식이다. 똑같은 원단을 디자인만 달리해서 팔았고,이익을 얻었다. 박리다매식 장사는 중국산 제품이 물밀듯 들어오면서,경쟁력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똑같이 하면 성공할 수 없다. 마케팅의 차별화,브랜드의 차별화를 꾀하였다. 원단을 달리하였고,그 원단이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알지 못하게 했다. 우연이 우연을 만들었고, 장사의 원리를 몸으로, 시행착오를 통해서, 습득한다. 특히 장사에서, 어떤 컨셉을 가지고 시행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잇는 직원을 채용할 수 있어야 하며, 장사에서,치명적인 실수, 사기와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특히 사업을 키울 때, 사기에 휘말리고,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어야 사업 성공을 할 수 있다. 



아내를 만나 결혼하는 결혼식 당일에도 일을 하였고, 신혼여행도 생략하고 결혼식 다일에도,다음날에도 일했다. 오직 장사에 미쳐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나갔다. 가방 만드는 과정 으로,  직원을 채용 원칙을 세웠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직원을 채용하여,일과 역할을 분담하였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하였다. 예컨데, 혼자서 100만원을 벌었다면, 직원을 채용하여, 내가 70만원을 가지고,직원은 30만원을 배분한다.그다음, 150만원을 벌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게 사업의 목적이다.이렇게 사업의 목적을 명확하게 정하고, 시행할 때,실패 확률을 줄여 나갈 수 있다.사업이 커지면,주변의 제안들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자칫 잘못된 선택이 실패의 지름길로 빠질 수 있다.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해서, 그것이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는 걸,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터득하였고, 반복된 실수를 하지 않았다.지속적인 성장과 고객만족을 위해 투자하였고, 가성비 높은 가방을 만드는데 올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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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
박재민 지음 / 말랑(mal.lang)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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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프로 브레이킹 팀을 찾아갔다. 중학교 때까지 동네를 벗어난 적이 없는 나에게 집에서 총 한시간이 걸리는 곳의 연습실을 찾아간다는 두려움은 춤을 잘 추고 싶은 욕구에 견줄 수 없었다. 리더 형님에게 무작정 연습실에 다니고 싶다고, 청소도 하고 심부름도 할 테니 나오게만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그 당시 최고의 팀이었던 익스프레션과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26-)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목표를 갖고 원하던 성적을 만들어낸 고등학교 3학년 이후, 신기하게도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다. (-59-)



늦는 건 결코 잘못된 게 아니다. 어디를 향해 가는지가 중요하다. 하고 싶은 게 많거나 무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일단 좋아하는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계속해서 하면 된다. 사람들의 중간 평가는 절대적인 게 아니므로 신경 쓸 필요 없다. 그저 나에게 자신감이 있다면 말이다. (-114-)



인종차별에 가까운 혐오 발언에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은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그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탈리아어도, 이탈리아 사람들의 메시지는 나에게 하나도 수용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공허하게 소멸했다. (-156-)



누구에게나 단 한 번의 인생 역전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들 한다. 그 기회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부연 설명도 붙는다. 삶의 경로를 완전히 바꾸는 계기, 실패가 성공으로 바뀌는 순간, 순식간에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시기, 잠시 숨을 가다듬고 상상만 해보아도 기분 좋게 가슴이 벌렁거릴 정도로 멋지다. 하지만 난 기회는 그렇게 갑자기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85-)



SBS의 특집 기획 다큐멘터리 촬영차 해외에 갔을 때의 일이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세상의 모든 다큐> 였다. 제목 그대로 세상의 모든 다큐멘터리를 직접 취재하고 해외 방송의 제작 과정을 체험해보면서 그들과 우리의 생각 차이를 조명해 보는 것이 기획의도였다. 레바논, 일본, 네덜란드 등 대륙별 다큐멘터리에 대해 알아봤지만, 그중에서도 나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건 단연 노르웨이의 것이었다. (-229-)



만능 스포츠맨 방송인 박재민의 에세이집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은 그의 노오력과 시간의 힘에 대해서, 자신을 겸손하게 어필하고 있었다. 노력이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박재민 스스로 산증인이 되고자 하였다. 박재민에 대해 알게 된 프로그램은 단연코'출발 드림팀 시즌 2'이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이창명의 출발 드림팀이 색깔을 바꿔서, 새롭게 등장한 프로그램에서,이상인과 박재민의 맞대결은 항상 흥미로웠다. 하지만 박재민은 항상 만년 2인자로 붛렸다.




박재민은 자신이 2인자로 부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 희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그가 기회를 포착하고,그기회를 성장의 도약으로 이어나가기 끼지, 단 한번도 쉬운 길이 없었다.그의 서울대 출신 꼬리표도 그의 성공과 무관하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스스로 의도적으로 실패를 거듭하였기 때문에,성공이 있었고,기회가 나타났다. 비보잉 뿐만 아니라,스노보드, 농구까지 그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도,스스로 단련한 노력의 결과였다. 특히 박재민은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행정대학원 졸업, 드로벌스포츠매미지먼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스포츠 이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자신이 평창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해설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스스로 준비하고,실패해온 경험의 누적이라고 말한다. 시간은 결코 배신하지 않으며, 노력 또한 배신하지 않았다. 성실하게 ,나만의 페이스로 앞으로 전진한다면, 쇼트트렉 회전력과 원심력을 이용하여, 앞 선수를 앞지르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고, 역전의 신화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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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달달북다 1
김화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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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창 더웠던 날 그 남자를 마났다. 내가 티튀루스라고 부르기로 한 남자. 딱 그 이름이 어울렸던 남자. 남자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고 있었다. 개가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빠르게 걷던 속도를 늦춰 개를 바라보며 걸었다. 개의 목줄을 쥔 주인이 나를 슬쩍슬쩍 보는 게 느껴져서,어색하게 고개를 끄덕 숙여 인사를 건넸다. 강아지가 너무 예뻐요.만져봐도 되나요? 하고 말을 건넬 용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18-)

책늘 좋아한다기엔 1년에 네 권 읽는다. 떡을 좋아한다기엔 떡집에 들른지 한 달이 겨우 됐고, 산책을 좋아한다기엔 나가기까지 너무 귀찮아한다.티튀루스를 만나기 전까진 그랬다는 말이다. 티튀루스를 만나고 나서는 떡집을 들르는 것도, 공원에 나오는 것도 신이 났다. (-47-)

침묵이 너무 길지 않소,티튀루스 .심술이 난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어 티튀루스의 옆구리를 쿨 찌른다. 옆구리를 붙잡고 웃는 티튀루스.하하 웃고 흠흠 목을 가다듬는 티튀루스의 표정이 어떤지 쑥스러워 보여 에에 뭐야 표정, 하며 몰리려고 했는데 티튀루스의 목소리가 더 빨랐다. (-71-)

김화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에는 평범한 회사원 모림이 나온다. 회사원으로서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우연히 강아지를를 데리고 공원에서 산책나온 , 개르 데리고 다니는 남자 '티튀루스' 라고 부르는 그 남자를 만나게 된다. '티튀루스' 는 떡집에서 일하는 '찬영'이며, 모림이 가끔 다녀왔던 떡집이다. 두 사람이 서로 알아보지 못했던 건, 찬영이 떡집에서 일할 땐 다른 옷을 입고 있어서다.

'티튀루스' 는 앙드레 지드, 『팔뤼드』에 나오는 소설 속 주인공이다. 모림이 찬영을 '티튀루스' 로 부르기로 했던 이유는, 앙드레지드의 소설을 잃고 그 주인공의 내면을 함축하고 있어서다. 회사원 모림이 찬영의 강아지 '약밥이'에 관심을 먼저 가졌으며, 그로 인해 남자에 관심을 느꼈던 것이다.

이 소설에서,인연이라는 것이 우연에 의해 만들어질 수 있으며,그 인연이 사랑이 될 수 있음을 놓치지 않고 있다. 삶 속에서, 사람과 사물에 흥미,관심을 느끼고, 그것이 삶에 변화를 가져 오고 있었다. 모림은 평소와 다른 어떤 행동이 또다른 우연적 행동과 이어지고, 모림의 삶이 찬영을 통해서, 독서를 통해서,한순간에 바뀌게 된 것이다. 김화진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에서, 작가는 내 삶이 변하는 것은 갑자기 바뀌는 것은 아니었으며, 독서ㄹ르 좋아하지 않는 모림이 소설 『팔뤼드』 을 읽었고, 개 '약밥이'를 공원에서 보았으며,그것이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공원, 산책길, 약밥이라 부른 강아지 ,그 강아지가 불러들이는 나비 효과, 소설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 에서 티튀루스의 표정,행동, 목소리, 느낌 하나하나에 ,우연적 사건 하나하나가 삶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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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이 반했습니다 - 꿰맨 눈과 기울어진 사랑
김하진 지음 / OT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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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드 노이드가 뭐야?"

아아, 스페이드 노이드 가 뭐냐면....준이 상기된 얼굴로 설명을 시작했다.

'우주로 추방당한 인류' 를 의미하는 건담 용어인데 애니메이션 속 핵심 인물인 '사야'도 스페이스 노이드에 속한다고. 준이 '사야'에 강세를 두자, 그것이 중요한 정보라도 되는 듯 모두를 '사야'를 검색했다.

사야아 아즈나블. 빨간 제복에 은색 헬멧을 쓴 금발의 인형 파일럿. 미희는 캐릭터 이미지의 빨간 제복과 준의 빨간 항공 잠바를 번갈아 보았다. (-16-)



대상은 이심과 사귄 적도 ,헤어진 적도 없다는 듯 태연하게 포즈를 요구했다. 지나치게 생생한 들판과 달리 대상은 녹화 장면을 재생해 둔 것처럼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이심은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허공에 떠 있는 쌍안경을 집어 들었다. 외눈 시술을 해서인지 쌍안경의 한쪽 구멍으로만 대상을 볼 수 있었다. 눈이 불편해 쌍안경을 벗엇다 다시 썼는데, 대상은 무소음 카메라와 하나인 것처럼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핸드폰 위로 드러난 대상의 이마가 애틋했다. (-73-)



어느 월요일이 그렇듯, 사람들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지난주와 다른 게 있다면 줄을 선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견인시설이 문을 닫긴 한 모양이지. 회사가 도살장이라도 되는 양 울상인 표정들을 보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120-)



2023 목포문학박람회 청년신진작가 출판 오디션 수상작으로 다섯며의자가와 다섯 소설이 출간되었다. 현실을 전복하는 파격적인 상상력,  김하진 작가의 『한 눈이 반했습니다』는 그의 첫 소설집이며,이 소설의 독특한 컨셉과 스토리 구성을 느꼈다.  『한 눈이 반했습니다』 은 여섯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솔로 인 더 라이트」,「한 눈이 반했습니다」,「얼리지 않아」,「 견인지역」,「 베이비 캐링」,「 비닐, 하우스」, 다.



「솔로 인 더 라이트」,에는 현실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두 주인공,미희와 준이 나오고 있다. 인형과 어덜트 장난감에 대해서, 덕후로서 살아가는 두 주인공이 마주하는 세상은 자신과 어느 정도 동떨어져 있으며,나만의 세계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런 모습은 세상과 단절하면서, 자신의 열등감, 컴플렉스를 스스로 숨기기 위해서,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다. 우리는 두 주인공의 심리적 변화를 감지하면서, 우주적 세계관, 우주적 언어로 채워지고 있는 소설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다.



「한 눈이 반했습니다」 는 제목이 독특하고,낯설면서, 불편하다. 왜 작가는 사람이 아닌 눈에 주목하게 되었는가 의아할 정도다. 제목이 차별화를 주면서, 족자들이 주목하게 만드는데 탁월함을 나타내고 있었다. 작가의 의도 뿐만 아니라,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였으며, 주인공이 어떤 이유로 눈 수술을 하게 되었는지,그 수술 후 인생의 변화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확인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 안에 숨겨진 물안과 걱정, 어떻게 한 인간의 내면에 스며들고 있는지,행동과 감정,느낌을 살려서 잘 표현하고 있다. 인간은 자신의 환경에 지배 당하고, 그 환경을 지배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것이 나의 가치관, 세계관,인생관으로 난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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