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시인이 스승으로 여긴 거장 시인들의 시 번역집. 김남주 시인 특유의 글 향기가 번역시에서도 물씬 느껴진다. 갖고 싶었던 책인데 못 구하던 중 특별판이 나와 반가웠다. <은박지에 새긴 사랑>도 나오면 좋겠다. 그런데, 사실 모두 훌륭한 분들의 좋은 시지만, 나는 김남주 시인이 직접 쓴 시들이 가장 좋다.
글이 굉장히 흡인력 있다. 분량이 상당하지만 금방 읽었다. 동물 농장이라는 일터로 접하기는 흔치 않은 곳에서 노동하고 생활하며 쓴 글들이라 한 글자 한 글자 땀이 뚝뚝 떨어진다. 노동에세이지만 저자가 판타지 소설, 영화, 고전 문학도 좋아하는지 신기하고 독특한 느낌이 함께 있다. ‘아래‘를 보는 사람이라는 추천사가 저자와 글을 잘 압축 설명한 듯.
생일은 나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가장 사회적인 날이 아닐까. 스무 살 생일에 내가 무엇을 했었는지, 나는 매우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모두 스무 살 생일을 복기해봤지 싶다.
대학부터 직장까지, 뉴질랜드 거주 한인 청년이 북한의 청년들에게 남한 청년들이 궁금해하는 질문 100개를 추려 인터뷰했다. 북한을 알고 싶다면, 탈북자가 아닌 북한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을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 교류가 부족하니 일상 생활 자체에 대한 질문이 많다. 북한 청년들의 나라와 체제에 대한 자부심과 통일에 대한 열망이 아주 인상적.
좌충우돌 유쾌한 저자의 한국 사회 생존기. 여러 의미로 저자는 특이한 사람인데(마르크스에 대한 사랑이나, 안정적인 경제 여건을 박차고 작가의 삶을 사는 것이나) 그의 생각과 삶의 이야기를 보니 ‘특별하다‘ 보다는 ‘용감하다‘가 더 어울린다. 그러다보니 안분지족도 아니고 세상에 불만이 많으면서도 즐겁고 재미있는 인생이 가능한 듯. 단 한 번 뿐인 나의 삶을 최대한 나에게 귀속시키겠다는 용기를 내면 진짜 자유와 자존감이 생긴다. 여기에 함께 하는 사람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부인 분과 가족 이야기가 나오는 글들을 보니 그런 면에서 저자는 복을 받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