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기엔 충분한 이야기. 하지만 이놈의 세상에선 울기조차 좀 애매한, 그런 이야기다. 거악의 지배력이 그 아래를 타락시켜 다수를 힘들게 했던 -블랙리스트나 세월호 참사처럼- 상황이 속속 드러나는 지금, 적폐 청산은 결국 이러한 갑갑한 상황들 자체를 해소할 권력과 구조의 새구성일 것이다. 저자가 지금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사는 것 같아 울림이 있다.
이른바 공유 지식에 대해 다룬 책.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이도 알고, 그 사실을 내가 알고 그걸 다시 다른 이가 아는 지식 체계가 ‘공유 지식‘이다. 내용 뿐아니라 지식이 이해되는 맥락, 환경 그리고 함께 이를 획득한 사람들의 서로에 대한 자각의 중요성을 짚었다. 원서와 다르게 새로 붙인 도서 제목이, 여러모로 적절하다.
평소 즐겨읽는 매체의 좋아하는 기자의 글 모음이라 반갑다. 글을 관통하는 상식과 품위, 예의와 존중에 대한 열정이 마음에 든다. 불편함에 대한 성토와 대안이 될만한 것들에 대한 애정, 정치와 생활 모두에서 추구하는 올바름과 재미가 균형있게 정리되어 있다. 각 글마다 덧붙인 간단한 뒷얘기 혹은 첨언들도 흥미롭다.
2016년 11월의 국민항쟁을 방향성을 가진 책으로 남기고자한 의도만으로도 훌륭하다. 이전부터 싸워온 노동자 농민들의 이야기, 전국 각지의 민심을 담은 여러 글들이 인상적이다. 현장 사진도 많다. 어쨌든 광장의 힘과 권력은 쉽사리 흩어지지 않을 성격의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토록 하는 책이다.
˝성찰적인 관점을 가지고 물처럼 나의 역량과 객관적 조건이 허용된 범위 내에서 정직하게 살아가겠다˝는 이야기가 큰 울림이 있는 건, 이것이 선생님의 말씀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터뷰들을 통해 사상가 신영복 선생님의 생각을 깊이 알 수 있다. 여러 명구들이 깊은 사회역사와 현실에 대한 통찰에서 나온 것임을 실감한다. 정운영, 김명인, 지강유철, 김영철 님과의 인터뷰가 특히 읽어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