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 만연한 사회는 지속될 수 없고 지속되어서도 안된다. 그 어떤 통계 자료보다도, 헬조선이라 여전히 불릴 만한 한국 사회의 변화가 절박함을 드러내는 자살 문제를 주제로 사회 참여적 학자가 쓴 책. 필자는 부정의한 평화적 사회의 살인 행위로 자살을 평가하고 불평등 해소와 같은 철저한 사회 개혁만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의 다음 책이 진짜 자존감 증진을 위한 방안 모색으로 이어진 것은 참 적절하다.
제주 4.3을 다룬 현기영 작가의 대표 단편 소설. 박정희 독재 정권기에 발표된 만큼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담지도 못했다 보는 것이 타당할진데, 그마저도 독재 정권(과 그 후예들)에게는 눈엣가시였지 싶다. 한 번쯤 누구나 읽어봐야 할 내용이다.
정말 아주 간단하게 서양 페미니즘의 역사를 다룬다. 개론서의 개론서 정도의 차원에서 읽으면 충분히 도움이 될 듯하다. 페미니즘에는 정말 많은 여러 사조가 있다. 어쨌든,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폭력이 난무하는 엉망진창 한국 사회는 여기에 나오는 어떤 사조의 입장에서도 용납 불가능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공산당 선언을 쓰기 전 엥겔스가 인식한 세상의 모습을 영국 중심으로 서술한 책.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주장이 현학이 아닌 현실을 바꾸려는 사상이었음을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지옥 같은 자본주의 초기(그 이후라고 안 그랬냐마는)를 분노와 함께 그리고 있다. 이런저런 시대적 역사적 한계보다는 권력과 자본에 대한 분노와 노동계급에 대한 사랑을 중심으로 엥겔스의 생각을 읽을 때 배울 것이 더 많이 보인다.
재미동포의 두 번째 북한 여행기. 두 권의 책을 보면 평양뿐 아니라 북한 거의 전역의 이모저모를 컬러 사진과 함께 접할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북한에 대한 황당한 오해는 상당히 풀릴 듯싶다. 첫 책과 비교하면, 저자의 이해와 고민이 깊어진 만큼 그리고 그 시간 동안의 북한의 변화와 발전(!)이 반영된 만큼 또다른 재미와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