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 10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 독서법
카바사와 시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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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처럼 '다른 사람의 책읽기' 내가 꾸준히 책을 읽는 이유는 온전히 '각성' 때문이다.

 

이런 책을 읽을 때면 어떤 때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거나, 또 다른 때에는 '졸고 있는 나를 죽비로 한 대 치는' 역할을 해 준다.

 

 책읽기처럼 효용있는 일이 또 있을까? 익히 알지만 책읽기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읽는 즐거움을 느끼기 전까지 '책들고 그저 읽는, 고되고 지난한 과정'을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손에 책이 붙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다. 책읽기가 지겹고, 힘들고, 외로울 때 그때 다른 이의 책읽기를 읽으면 공감하고, 배우고, 위로와 용기를 얻어서 더 없이 좋다.

 

이 책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책읽기 수십 권 중 엑기스를 긁어모은 듯 책읽기의 효용과 즐거운 책읽기를 돕는 팁이 가득하다.

 

책을 읽는 사람과 좀처럼 책을 읽지 않은 사람(결국 모든 사람이 독자인 셈) 모두에게 이로울 책이다. -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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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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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IT산업과 관련한 비판적인 책들을 쓴 미국의 저술가 니콜라스 카Nicholas Carr는 그의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서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 내 두뇌를 조종하며, 신경 뉴런의 결합을 바꿔놓고 기억을 조작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고 토로한다.

카는 인터넷의 끊임없는 검색은 물론이고 이메일을 읽고 쓰는 일, 제목과 블로그 글을 복사하고 따오는 일, 동영상 보기, 팟캐스트 청취, 링크 따라가기 등이 자신의 사고방식을 상당히 바꾸어놓았다고 고백한다. 예전에는 몇 시간이고 책을 파고 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서너 쪽만 읽어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실마리를 잃어버리며, 뭐 다른 더 재미있는 게 없나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옛날에는 언어의 바다를 누비던 심해 잠수부라도 된 것 같아 자부심을 가졌다고 카는 회상한다. "오늘날 나는 제트스키를 탄 것처럼 겉만 핥고 다닐 뿐이다."

- 울리히 슈나벨의 책 <행복의 중심 휴식> 중에서...

        



'단절의 저주'라는 말을 아시나요?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은 본래 우리가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게 합니다. 근무 시간은 조각조각 끊어지며, 이로써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원 가운데 하나인 주의력이 약해 집니다.

컴퓨터 과학자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는 스톱워치를 가지고 캘리포니아의 하이테크 회사에서 경영자와 프로그래머의 근무일상을 일일이 추적했습니다. 며칠에 걸쳐 그들이 언제 몇 시간 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확인하고, 이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연구 대상자들이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고작 11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울리는 전화벨 소리, 휴대전화의 진동, 이메일 도착을 알리는 신호음 혹은 동료들의 간섭이나 잡담 따위로 업무시간은 단절의 연속이었던 겁니다.
 
11분! 이 짧은 시간 동안 과연 무슨 대단한 일처리가 가능할까요? 더욱이 마크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 사무직 근로자는 매번 업무가 끊길 때마다 원래 과제로 돌아가기 위해 최소한 두 가지 과제를 처리해야했고, 원래 업무로 복귀하는 데에는 평균적으로 25분이 걸렸다고 합니다. 

마크 연구의 가장 충격적인 겨로가는 연구 대상이었던 많은 경영자와 프로그래머가 이런 끊임없는 단절과 방해에 익숙해 있더라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전화, 휴대전화, 동료가 조용히 아무런 방해를 하지 않자, 스스로 뭐 달리 할 게 없나 찾아 나설 정도였습니다. 업무는 뒷전인 채 커피를 타러 간다거나, 멀쩡한 서류철을 다시 정리하거나 화분에 물을 주는 것으로도 모자라 동료와 시시콜콜 농담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다시 다른 동료의 일을 방해하고 업무의 흐름을 끊어놓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업무의 부담은 더우 커지고, 동시에 이같은 집중력 저하는 여가 시간과 휴식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11분마다 새로운 '정보 자극'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은 이런 습관을 주말까지 끌고 갑니다. 휴식시간 동안 평안함을 누리는 대신, 뭐 신나고 자극적인 게 없나 싶어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겁니다.

여러분은 하루 중 얼마나 몰입하고 있나요? 휴식하는 동안은 제대로 평안하게 쉬고 있나요?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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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경영하라
구본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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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디 흔한 가짜 재테크에 휘둘리지 않는 법!


   지금은 재테크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한국경제는 쪼그라들었다. 돈을 벌 꺼리가 없고,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투자할 돈이 없다.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넘은지 이미 오래, 그 옛날의 투자방법으로 접근했다가는 쪽박차기 십상이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경제 전체가 점점 북극의 빙하처럼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만나는 경제신문 1면을 보고 있노라면 18년 전 외환위기 직전의 신문들을 생각나게 한다. 벌었다는 이야기는 하나 없고, 생산라인과 규모는 절반으로 줄이고, 일하던 인력은 두부 끊듯 자르고 있다. 앞으로 엄청 벌거라고 그러니까 규제를 풀고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는 청사진만 그득하다.


그럴진대 무슨 재테크관련서란 말인가. 하던 일 계속하면 다행이고, 밥 굶지 않고 돈 빌리지 않으면 황공할 따름이다. ‘부동산 임대? 복리 효과? 레버리지 투자?’ 등 불과 몇 년 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투자 방법들은 이젠 신기루이고 소설 속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10여 년 전, 재테크는 노동 없는 미래를 약속했다. 우리는 그 매력에 이끌려 벌 떼처럼 투자처를 찾아 이리저리 헤맸다. 하지만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대박은커녕, 중박도 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름하야 재테크의 배신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본격화되었다. 주가는 박스권을 벗어나질 못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명백한 불황기에 접어들었다.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제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는 투자가 아닌, 빚 상환이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의 해법은 금융(재테크)에 있지 않다. 오직 노동, 즉 월급에 있다. 까닭은 단순하다. 빚으로는 빚을 갚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빚을 갚고 싶은가? 그럼 어딘가에서 일을 해 돈을 벌어야만 한다.“ (63~64)

 

<월급을 경영하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재테크 책이다. ‘저축, 보험, 소비습관부터 부동산, 노후까지 월급이 전 재산인 당신을 위한 돈 굴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출판사가 설명할 만큼 객관적으로 서술했고, 현실에 대한 냉정한 서술을 읽고 있노라면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다. 읽어 나가면서 그러게.”를 연발하게 하는 이 책을 좀 더 들여다보자.

 

놀랍게도 사람들은 대출이자를 ()이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사람들에게 빚이 얼마냐?“하고 질문을 해보면 안다. 백이면 백, 대출 원금만을 답한다. 하지만 이자도 명백히 지불해야 하는 이고 이다.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내게 연 10%의 이자로 1,000만 원을 빌렸다. 당신은 1년 뒤에 이자와 원금을 일시에 상환할 예정이다. 당신의 빚은 얼마일까? 그렇다. 1,100만 원이다. 이렇게까지 예를 들었음에도 가끔씩 이자도 빚이라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자와 원금을 합쳐서 생각하기가 그만큼 힘든 것이다.

나는 그럼 사람들을 만날 때면 빚의 사전적 정의가 남에게 갚아야 할 돈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이 갚아야 할 돈은 1,000만 원인가요? 1,100만 원인가요?” (128)

 

빚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남의 돈 무서운 줄 모르는 사람들을 경계한 말인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거다. 대표적인 예가 주택담보대출이다. 사람들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로 1, 2억 씩 빌리면서 그로 인한 이자를 월세 대신 내는 돈정도로 여긴다.

물론, 은행이 돈을 빌려준다며 꺼낸 이야기였고, 일견 지금까지는 통하는 말이었다. 은행이 지금까지 매년 대출계약을 경신하면서 원금 상환 유예를 해줬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그렇게 대출을 받아 집(아파트)를 사면 집값이 매년 올랐으니 큰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다. 일부를 제외하고 아파트 가격이 보합세이거나 약세로 돌아선 지 이미 오래다.

게다가 주택담보대출도 앞으로는 원금 + 이자를 내야 한다. 결론적으로 돈을 버는 족족 부채를 줄여야 한다.

 

복리적금은 고작 해보아야 연 2~3% 대의 이자를 주지만, 마이너스 통장은 그 몇 곱절의 이자까지도 받아간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통한 돌려막기또한 월 복리다. 당신이 A카드에서 연 이자 24%의 조건으로 100만원 현금서비스를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이렇게 되면 당신이 다음 달에 갚아야 할 이자는 24%1/12에 해당하는 2%, 2만 원이다. 당신은 그것을 원금에 더해 102만 원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당신은 102만 원이 없다. 그래서 B카드에서 102만원을 현금서비스 받는다. 드디어 돌려막기가 시작된 것이다.” (130)

 

지금의 경기와 경제상황에서 빚이 있다면 투자도 저축도 다 미련한 행위다. 돈을 모으기도 힘들지만 만약 모았다면 저금리에 묶인 통장에 넣을 것이 아니라 금리 몇 배에 해당하는 이자율의 대출금 상환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럴 돈은 어떻게 모아야 할까?

 

당신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동시에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람은 그리 이성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의 태반은 감성이다. 누군가를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로 이끄는 것은 전쟁에 참여함으로 인해서 얻게 될 각종 이득이 아니다. 이성 바깥에 존재하는 감성인 것이다.

소비도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당신이 나이키 운동화를 신는 이유, 내가 이마트에서 옷을 사는 이유는 모두 감성 때문이다. 매일, 매분, 매초에 감성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 지독한 짠돌이도 어떤 때는 감성에 취해서 낭비를 한다. 이왕 빚을 갚기로 마음먹었다면 어쩌다 하는 낭비의 가능성을 아예 차단해버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차단의 방법 중 가장 손쉽고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신용카드를 자르는 것이다.“ (152 )

 

사람들에게 신용카드를 자르라고 말하면 신용카드 혜택을 포기할 수 없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한 달을 앞당겨서 살고 있기 때문에 자르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에 저자는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이른바 돈맥경화를 해결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저축과 보험 등을 깨서 다음 달에 돌아올 빚을 갚는다.

둘째, 조금씩 현금흐름을 개선해서 다음 달 또는 다다음 달에라도 신용카드를 자른다.

셋째, 당장에 신용카드를 자르고 한 달을 거의 무일푼으로 살아간다. 나는 보통 세 번째 방법을 권한다.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151 )

 


2000년대 초반 친한 선배는 사업을 하다 부도를 맞은 후 대부업체의 빚독촉에 심하게 시달렸다. 어느 날 새벽 온 몸에 흙이 잔뜩 뭍은 채 퍼런 입술로 내게 온 적이 있다. 남한산성에 끌려가 목만 내놓고 묻혔었다고...한 달 후까지 갚지 않으면 정말 묻힐지도 모른다고 했다. 제대로 빚독촉을 받아본 사람은 안다. 벌거벗고 두문불출할망정 독촉 없는 세상을 선택한다. 우리는 이콘 즉 경제적 원칙에 완벽하게 부응하며 사는 인간이 아니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은 때로는 나도 모르는 새 지갑을 꺼내게 만든다.

 

이 밖에도 분양 아파트 매입을 피해야 하는 이유, 무주택자의 전세 활용법, 절대 손해 보지 않는 보험 가입법 등 얇아지는 지갑을 지키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금쪽같은 조언이 그득하다.


독자마다 입장과 처지가 다르니 100% 공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가 던지는 재테크에 대관한 현실감 있는 문제제기는 독자로 하여금 나는 이대로라면 과연 돈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화두를 던진다.

가지기도 힘들지만, 지키기는 더 힘들어진 오늘, 이 책을 읽고 그간 고민했던 투자처 모색보다는 부채상환을 제 1목표로 해야겠다고 재설정했다. 여러분도 이 화두에 천착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간다면 나름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

끝으로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면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이유이기도 한 대목을 소개한다. 읽어서 구미가 당긴다면 꼭 구입해서’(재테크서는 혼자 읽을 것이 아니라 가족과 공유해야 빛을 발한다) 읽으시길.

 

누군가가 이 책의 핵심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해달라고 주문한다면, 나는 전력을 다해 빚부터 갚아라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다시 묻는다면, ‘상식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 책 어디에도 대단한 이론은 없다. 300페이지 가까이 펼쳐지는 수십 개의 주장과 논리는 지극히 상식적이다. 3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1. 대출이자율이 예금 이자율보다 높기 때문에(대출이자율 > 예금 이자율) 저축을 깨서 대출 먼저 갚아야 한다.

2. 대출이자는 확실한 반면, 투자수익은 불확실하니, 빚을 내 투자를 하려는 시도는 무모하다.

3. 보험사가 보험금 지금약속을 자꾸 저버리니, 덮어놓고 믿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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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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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상품이 아닌 지적 자본의 총체

 

지난 달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11.5 미터 길이에 폭은 1.51.8m나 되는 무게 1.6t의 독서 테이블 2개가 설치되었다. 설치비용만 43000만원의 뉴질랜드산 대형 카우리 소나무로 만든,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이 테이블의 등장은 찬반양론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한동안 뜨거웠다. 이제야 제대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쪽이 있는가 하면, 사지도 않고 읽기만 한다면 손때 묻어 팔 수 없는 책들은 반품이 되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출판사가 떠안게 된다며 생색은 서점이 내고 손해는 출판사가 지게 될 거라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았다.

 

내 생각은 전자 쪽이다. 테이블이 있기 전에도 통로에 서서 혹은 바닥에 주저앉아 책을 읽는 사람은 많았다. IMF 외환위기 시대였던 18년 전, 졸업 후 백수생활을 할 때 거의 일 년 동안 매일 그곳에 들러 공짜로 책을 읽으며 우울한 시절을 견뎠던 나는 불편하게 책을 읽는 소비자에 대한 서점의 배려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나를 힘들게 한 건 다리의 고통보다 필경 자격지심이었을 직원들의 눈칫밥이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명물이 된 서점 츠타야(TSUTAYA)의 창업자 마스다 무네아키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그는 고객가치를 우선한다면 답은 쉽다.”고 말할 것이다. 쉽게 말해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서점을 매장(賣場)이라고도 부르는데,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매장(買場), 즉 상품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매입하는 장소여야 한다. 츠타야의 정신이기도 한 고객가치 우선의 관점에서 본다면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라 (츠타야처럼) 독자가 책을 최대한 편하게 경험하며 만끽할 수 있어서 읽고 있는 책을 사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

 

츠타야의 고객가치가 궁금하다면 <지적자본론>을 읽으면 된다. ‘츠타야서점을 기획해 성공시킨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 철학을 오롯이 담고 있는 이 책은 서점의 미래 뿐 아니라 비즈니스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버블 경제의 붕괴로 잃어버린 20의 후유증을 앓아 온 일본은 최근 10년 사이에 10,000여 곳의 서점이 문을 닫는 등 기존의 대형서점들은 맥을 못 추고 있는데 5만 명에 이르는 회원을 거느리고, 14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츠타야 서점만은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일본 도쿄 다이칸야마에 푸르른 녹음으로 둘러싸인 약 12,000의 부지에 츠타야의 대형 매장 3곳과 다양한 전문점을 세운 다이칸야마 츠타야의 성공은 서점의 혁명으로 불리고 있다.

 

츠타야의 성공은 고객가치의 관점에서 소비사회의 변화를 살피고 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상품자체가 부족한 퍼스트 스테이지(first stage)와 상품이 넘쳐나는 세컨드 스테이지(second stage)를 넘어 지금은 온오프상에서 상품을 파는 플랫폼이 넘쳐나 시간과 장소에 조금도 구애받지 않고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서드 스테이지(third stage)가 우리가 현재 생활하고 있는 시대라고 보았다. 이런 서드 스테이지 시대에 서점이라는 플랫폼이 갖춰야 할 것은 제안 능력이라고 판단했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 뿐,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그렇다면, 플랫폼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줄 만한 것은 선택하는 기술이 아닐까. 각각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주고, 선택해 주고, 제안해 주는 사람. 그것이 서드 스테이지에서는 매우 중요한 고객가치를 낳을 수 있으며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해 주는 자원이다.” 49

 

저자는 제안능력은 곧 지적자본이고, 이 지적자본이 얼마나 축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 그 회사의 사활을 결정한다(53)고 보았다. 그리고 오늘날 서점의 위기는 서점은 서적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

 

고객에게 가치가 있는 것은 서적이라는 물건이 아니라 그 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제안이다. 따라서 그 서적에 쓰여 있는 제안을 판매해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은 깡그리 무시하고 서적 그 자체를 판매하려하기 때문에 서점의 위기라는 사태를 불러오게 된 것이다.”(68)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은 책의 형태 등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제안 내용에 따른 분류로 서점이라는 공간을 재구축했다. 그래서 여행, 음식과 요리, 인문과 문학, 디자인과 건축, 아트, 자동차...라는 식으로 장르에 따라 책을 구분했고, 책도 단행본이든 문고든 가리지 않고 장르에 맞춰 횡단적으로 진열시켰다.

 

그리고 츠타야 서점을 단순히 책이 아닌 책 속에 표현되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판매하는 서점으로 만들기 위해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는 지적자본을 충분히 갖춘 접객 담당자(Concierge)30여명 운용하고 있다. 이곳에 상주하는 접객 담당자는 대부분 해당 분야 직종에 몸담았던 전문가로 도서 선택 뿐 아니라 분야별 전방위 컨설팅을 도와주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지금 판매액을 기준으로 키노쿠니아 서점이나 준쿠도 서점을 웃도는, 일본 최대의 서점체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서점의 혁명은 시너지를 낳았다. 사가 현 다케오 시의 시장인 히와타시 게이스케가 저자를 찾아와 시립 도서관 운영을 부탁했다. 인구 5만의 시의 시민들 중 약 20%밖에 이용하지 않는 도서관을 시민들에게 좀 더 개방된 시설로 만들어 다이칸야마 츠타야서점처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저자의 기획회사인 CCC가 축적한 다양한 지적자본 노하우가 고스란히 이전된 다케오 시립도서관은 재개관 이후 13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 인구 5만 명 규모의 지방 시립 도서관이 일본 제일의 도서관으로 변신했다. 다이칸 야마에서 시작된 서점 혁명은 다케오 시립도서관과 같은 도서관 혁명을 일으켰고, 이후 다케오 시에 이어 다수의 시립도서관과 일본의 기차역인 JR역사 건물에 시립도서관 설립 프로젝트가 추진중이다. 한마디로 지금 일본은 지적자본에 의해 조용하지만 거대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책의 곳곳에서 저자는 소비자들에게 편안한(comfortable)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언급했다. 책을 마음껏 편안하게 읽을 수 있음은 물론, 쉽게 책을 찾고, 관심 있는 분야의 몰랐던 책도 덤을 찾을 수 있다면, 거기에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책을 추천해 준다면, 제아무리 불황이라도 책을 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고객의 입장에서(고객가치의 창출) 최대한 편안한 선택을 도와주는 것(라이프 스타일 제안)이 츠타야의 성공비결이자 창업자인 마스다 무네아키의 경영철학이다.

 

서적을 단순히 물성(物性)으로서의 책으로 보지 않고 지적자본의 시작이자 제안 덩어리로 봤다던가, 고객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저자의 방향성이 다른 발상은 무척이나 놀랍고 인상적이다. 혁신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생각으로 바라볼 것인가하는 생각법에 있었다. 그 점에서 난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소나무 테이블은 대한민국판 츠타야의 탄생을 위한 첫 발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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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 - 변화의 시작, 변화와 혁신의 심리학
이민규 지음 / 끌리는책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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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해서, 빨리 움직여라!

 

  20101월 내 생애 첫 책<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교보문고)가 나왔다. 한 달 후 책을 낸 출판사인 교보문고에서 독자들을 위한 저자 강연회를 개최했다. 거의 3주 동안 강연회 준비만 한 것 같다. 강연과 연설, 프레젠테이션 등에 관한 책을 꽤 읽으며 공부했고, 이를 바탕으로 내 강의내용을 정리했다.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잠꼬대로 연설을 할 정도로 연습했다. 강연회 날, 겨울비가 추적거렸다. 날씨로 청중이 적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무명작가의 말을 듣기 위해 와 주었다. 초조했다. 강연 시작 10분 전, 건물 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긴장을 늦추려 서둘러 한 대 더 피웠다.

 

강연 시작은 순조로웠다. 청중들의 박수는 큰 격려가 되었다. 꽤 오랫동안 준비하고 연습한 덕도 보았다. 열띤 강연은 30분 정도쯤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 목구멍이 잔뜩 말라버린 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서둘러 물을 마셨지만 소용없었다. 소리를 내려고 노력할수록 듣기 힘든 쇳소리가 났다.왜지? 이유가 뭐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러다 크나큰 해머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번쩍 했다.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강연 직전 연거푸 피운 담배 때문이었다. 연신 물을 마시며 청중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해야 했고, 청중들은 박수로 위로해줬다. 몇 분 후 목소리를 되찾은 나는 강연을 다시 시작했지만, 머리 한 쪽 끝에는 담배가 메아리를 치고 이었다.

 

난 골초였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하루에 거의 두 갑씩 20년을 향 피우듯 태웠다. 술을 마시는 날엔 개수조차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피웠다. 노래방도 가지 않았는데도 다음날 아침 목이 쉬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이니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그랬던 내가 담배를 끊은 지 5년 째, 단 한 대도 피워본 적이 없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5년 전 첫 강연회에서 겪었던 개망신덕분이다. 작가가 되려면 어떤 방식이든 독자를 만나 이야기를 할텐데,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담배를 끊던가, 작가되기를 포기하던가둘 중 하나였다. 난 전자를 선택했다. 이후 나는 강연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오히려 금연 후 소리통이 깨끗해져서 그런지 목소리가 커졌다. 그래서 좀처럼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다. 부작용이라면 담배를 끊고 10 킬로그램의 몸무게를 더 얻었다. 세 번째 책을 준비하는 나는 요즘, 보다 편하게 독자들을 만나고 싶어 다시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담배 끊은 놈처럼 독한 놈하고는 말도 섞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난 독한 놈인건가? 베스트셀러 작가 이민규 교수의 신간 <변화의 시작, 하루 1%>를 읽다가 내가 독한 놈이 아니라, 그 때 내가 간절히 변화하고 싶었다는 걸 알았다. 저자는 책에서 진정 변화하고 싶거든 유치해도 좋으니 이유를 찾아내라고 말한다.

 

인간은 이유를 찾는 존재다. 변화를 원하면서도 아직 달라지지 않고 있다면 그건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변화에 따르는 고통과 치러야 할 대가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이유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달라지고 싶은가? 기꺼이 달라지고 싶은 이유를 찾아내라!”

 

연말연시다. 달력 한 장이 더 뒤로 넘어가는 건 똑같은데 이 때만 되면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느라 사람들은 바빠진다. 마음은 한결 같은데 바로 내년에는 변화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책은 변화하고 싶은 개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에이~ 난 의지박약이야. 내 별명이 작심삼일이라니까?”라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안심하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그러다 보니 맘먹은대로 이룩하는 소수의 사람이 성공한 사람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나처럼, 당신처럼 변화를 원하면서도 결코 달라지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첫째, 인간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 강한 본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정말 고집스러운 존재다. 그래서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으면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뉴턴의 운동 제1법칙(관성의 법칙)은 자연계의 사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둘째, 변화를 너무 거창하게 계획하고 지나치게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나 금연 같은 개인적인 습관부터, 조직의 혁신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너무 거창하고 어렵게 생각한다. 그래서 엄두를 내지 못하고 변화를 시도하기도 전에 포기한다

 

셋째, 효과적인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연애든 사업이든 조직혁신이든 세상의 모든 어려운 문제는 누군가에겐 쉽다. 그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작은 힘으로 큰일을 할 수 있는 그들만의 지렛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8~9)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세 번째 이유인데, 여기에 변화할 수 있는 대안이 숨어 있다. 바로 변화를 이룬 사람들만의 지렛대인데, 그 지렛대가 이 책에 숨어 있다.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변화하고 싶은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단 한 가지는 바로 작게 시작하라이다. 거창한 계획이나 꿈보다는 차라리 아주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당장이라도 행동하는 실천력이 결국 나를 변화로 이끈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모두 쉬운 일에서 비롯되고,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일에서 시작된다”(9)고 노자께서도 <도덕경>에서 말씀하지 않던가. 저자도 이렇게 말한다. “어려운 일을 해내려면 쉽게 시작해야 하고, 큰일을 이루고 싶다면 작게 시작해야 한다.”

 

 

책의 구성은 변화의 순서를 닮았다. 우선 당신이 변화하고 싶은 이유를 찾아야 하고, 이유를 찾았거든 실행은 작게 시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행력을 키워주는 몇 가지 방법론과 당부로 엮였다.

 

이민규 교수의 책이 갖는 최대 장점은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팬층은 연령대 폭이 무척 넓다. 어려운 전문용어도 별로 없고, 쉬이 읽히고 머릿속에 콕콕 박히니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저자의 책은 쉽게 완독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는 누적판매부수 200만 부를 넘는 명실공이 자기계발 장르의 대표 작가가 아니던가

 

책을 읽으면서 군더더기 하나 없고, 읽은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과 충분히 생각할 공간의 여지를 준 점들을 살피면서 감히 아이폰 같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완독한 후 얼마나 변화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변화가 어려운 것이 결코 아니다라는 점이다.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도 매 한가지다. “너무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라. 매일 하루 1%, 15분만 투자하자.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정해 그 일을 쉽게 만들어주는 지렛대를 (이 책에서) 찾아 실천하자. 하루 1%만 잡아주면 나머지 99%는 저절로 달라진다.”이다.

 

하루 한 두 시간씩 이틀이면 읽을 수 있는 요긴한 책, 요즘 읽기 딱 좋다. 주위에 선물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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