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 - 인생을 바꾸는 공간 활용법
오자와 료스케 지음, 박재영 옮김 / 꼼지락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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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기까지 수많은 덴마크인과 인터뷰를 해왔는데, 역시 인테리어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중에서도 '덴마크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첫 월급으로 의자와 같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구입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당시의 제 감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회에 나가서 처음 받은 월급으로 의자를 산다고?'

이렇게 생각했음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부분에 덴마크인의 '행복'의 비밀이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는 늘 인테리어는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의식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바꿔 말하면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야말로 그 사람의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 다음과 같은 방정식이 성립됩니다.

공간 = 생활의 질 = 풍요로운 마음

그런 의미에서 덴마크이의 사고방식은 제 이상이기도 합니다. '돈이 생겼을 때 옷이나 손목시계 등 자신을 꾸미는 물건이 아니라 본인이나 가족, 친구 등이 쾌적하게 지내기 위한 공간에 가장 먼저 투자한다. 그렇게 하면 생활의 질이 향상되어 마음이 풍요로워지며 일상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멋지고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사고방식임ㅇ르 진심으로 이해했습니다. P17~18

위에 인용한 글이 이 책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 전체의 핵심이다. 난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집어들었고, 저자의 서문에서 이 글을 읽고 완독을 결심했다. 다시 말하건데, 위에 인용한 글이 이 책의 전체 핵심이다. '그럼 굳이 완독할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그들은 첫 월급으로 무슨 의자를 살까?' 나아가 '그들에게 공간이란 무엇이며, 궁극적으로 공간활용은 어떻게 행복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질문이 뒤따르기 때문에 완독했다.

덴마크인의 집에 가면 의자 수가 많은데, 가구가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자신의 부모나 조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는 의자들이 많아서라고 한다. 오래된 것을 멋으로 여기고 가치로 생각하는 그들에게 의자는 단순한 생활소품이 아닌 자산이라는 점은 덴마크 사람들이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사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하게 만든다. 단순히 첫월급으로 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쌀망정 고급스럽고 정말 편해서 내 맘에 쏙 드는 의자'를 사는 덴마크 사람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매 순간 만끽하는 삶을 사는 그들이 '행복대국'인 이유는 이런 인테리어에 있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어 한없이 기쁘고 즐거웠다. 게다가 부러웠다. 

 

책은 의자를 넘어 공간으로 시선이 이어진다. 덴마크 사람들이 한 벌의 옷보다 공간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한정된 비용 내에서 좀 더 자신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할 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옷 사기는 일종의 자기만족이다. 남에게 보여주기의 대표격이 옷이 아닐까. 하지만 옷은 남들이 보는 듯 해도 사실은 거의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사실이다(오늘 당신이 만난 사람들은 무슨 옷을 입었던가 기억나는가?). 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공간'은 자신은 물론 가족, 그리고 손님이나 소중한 사람이 '쾌적하다, 아늑하다'고 느끼며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대 어릴 적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인테리어에 대해 내 가족과 자녀가 생기니 자연히 관심이 생겼다. 하지만 살아온 경험으로 이해하는 인테리어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고가의 고급브랜드는 버거울 뿐 아니라 인테리어의 전부는 아니잖은가? 그러던 차에 만난 이 책은 '인테리어'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그들은 왜 행복한지를 담고 있었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유익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인테리어 방법이나 테크닉을 담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내용으로 담고 있어 '왜 그럴가?'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덕분에 맘에 드는 쇼파를 찾고 싶어졌고, 화장실엔 에이솝Aesop 핸드워시와 핸드크림을 구비하는 것을 다음 달 숙제로 남겼다. 
덴마크인들이 첫월급으로 사는 의자를 이유를 알면서 진정한 '삶의 질'을 배웠고, 인생이 잘 풀리려면 내가 생활하는 공간부터 잘 챙겨야 한다는 점도 배웠다. 덩달아 '진짜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진리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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