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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량 기업의 조건 - 기업 경영을 지배하는 불변의 원칙 8가지
톰 피터스.로버트 워터맨 지음, 이동현 옮김 / 더난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초우량기업을 재정의하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무엇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동물적 감각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그게 내가 말할 수 있는 전부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일생을 바쳐 노력하는
것이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1994년 영국의 잡지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아울러 그는 2008년
<포춘>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변화를 감지하는 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변화들은 생각보다 천천히 발생한다. 현재의 기술의 물결들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그 흐름을
감지해야 하며, 당신은 어떤 물결에 몸을 실을지를 지혜롭게 선택해야만 한다. 지혜롭지 못하게 선택하면 많은 에너지를 허비하겠지만, 현명하게
선택하면 그 물결은 상당히 천천히 흘러갈 것이다.”
‘동물적 감각‘, 그리고 ’변화를 감지하는 힘‘를 일러 우리는 ’촉(觸)‘이라고 말한다. 동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촉이 있어서다. 장마가
오기 하루 전 개미들은 벌써 알고 이사를 하고 무너질 위험이 있는 건물에서는 쥐들이 먼저 짐을 싼다. 2008년 중국 스촨(四川 성에 강도
7.8의 지진이 일어나기 사흘 전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들이 떼를 지어 이동했을 때 사람들은 두꺼비의 이동을 피난으로 보지 못했다. 대재앙에
피해를 본 건 사람뿐이었다.
미물에게도 있는 촉이, 사람에게는 없다. 대신 인간의 촉은 통찰력(通察력力)이 대신한다.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여 장면의 의미를 재조직화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 통찰력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은 아니다. 잡스 같이 진검승부를 위해 매일 칼을 벼려온 고수(高手)의
몫이다.
‘촉‘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톰 피터스(Tom Peters)다. 현대 기업 경영의 창시자이며
세계 3대 경영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포춘>지가 “우리는 톰 피터스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말할 정도인 세계적인
경영구루. 오늘 소개할 두 권의 책 <초우량 기업의 조건>(In Search of
Excellence)과 <경영파괴>(The TOM PETERS SEMINAR)만 보더라도 현실 기업과 환경 변화에 대한 그의 뛰어난
통찰력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각각
1984년과 1994년에 출간된 이 책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기업환경의 변화속도와 내용을 본다면 벌써 용도폐기 되었어야 할 책들이다. 하지만
강산이 바뀌어도 두세 번은 바뀌었을 시간이 흘렀다 해도 당시의 경영학에서는 잘 다루지 않았던 부분들을 핵심주제로 삼은 것들이 오늘날까지
유효하다는 점은 소름끼칠 만큼 놀랍다.
초우량기업의 조건 - 기업경영의 8가지 원칙
톰
피터스와 로버트 워터먼이 공저한 이 책은 1961~1980년 최고 성과를 낸 초우량기업의 경쟁력 DNA를 분석한 책으로, 경영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20년 동안 출판된 경영서적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책으로 꼽는 현대 경영학의 고전이다.
“초우량 기업은 평범한 기업이 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평범한 기업도 하고 있는 일을
탁월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톰
피터스는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고, 기업의 생명력은 창조성과 상상력, 도전정신’ 이라고 말한다. 이때까지 미국의 경영 이론은 합리주의
분석에 입각해 기업 활동을 계량화하는 데 몰두해서 당시의 경영자는 정보를 엄밀히 분석해 객관화시키는 데 치중함으로써 수치화된 정보가 없으면
어떠한 의사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톰 피터스는 이러한 합리주의적인 분석에만 빠져 수치경영에 열을 올리던 미국의 기업들에 일침을 가했다.
초우량
기업의 8가지 조건은 ▲실행을 중요시한다 ▲고객에게 밀착한다 ▲자율과 기업가정신이 있다 ▲사람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 ▲가치에 근거해서 실천한다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 ▲단순한 조직과 작은 본사를 지향한다 ▲엄격함과 온건함을 동시에 지닌다 이다. 핵심을 요약하면 분권화와 도전, 그리고
상상력(창의력)을 키우는 교육과 섬김의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첫째, 사람과 조직은 우리의 생각처럼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그러니 합리주의에만 의존하거나
숫자가 경영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생각은 하지도 마라.
둘째, 사람을 기계 부품이나 생산 요소로만 취급해서는 절대로 그들을 동기부여시킬 수 없다.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개성적이며 복잡한 존재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자율권을 주면서 스스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셋째,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는 혼란스럽고 애매모호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이를테면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 같은 것 말이다. 경영하기 어려운 것은 이처럼 소프트한 것들이다. 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영자나 리더는 반드시 실패하게 될
것이다.“
저자들은
미국의 기업들이 일방적으로 전략,구조,시스템 등 하드(hard)한 측면에 더해,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가치,사람,스타일,스킬 등
소프트(soft)한 측면을 강조했다. 더불어 자유, 열정, 실행력, 창조성, 동기부여, 사람과 같은 가치를 강조해, 기업경영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초우량기업의 조건>이 이렇게 탁월한 통찰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종종 비판의
도마 위에서 서고 있는데, 바로 이 책의 중심인 43개의 초우량기업의 현주소 때문이다. 내용인 즉, 이 기업들 중 3분의 1은 책이 출간된
시점부터 추락하기 시작했고, 절반 정도의 기업이 5년 만에 어려움에 빠졌다는 점이다. 오늘날까지 초우량기업으로 남아 있는 회사는 고작 5개사에
불과하다는 것이 크나큰 오점이다. 하지만 그가 책에서 밝힌 바대로 ‘영원한 초우량 기업forever excellence’에 대해 글을 쓴 것이
아니지 않은가.
미친 시대는 미친 조직을 요구한다 - 경영파괴
경영파괴는 톰 피터스가 한 세미나에서 이틀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1994년 현재
그가 주장하고 있는 기업경영의 혁신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마디로 ‘미친 시대는 미친 조직을 요구한다(Crazy times call for crazy organizations)‘고 말했다.
다시 말해 톰 피터스의 안테나에 감지된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전과는 달리 정신없이 변화하는 큰 흐름을 ‘미친 시대(Crazy
Times)’로 본 것이다.
“이 시대가 미쳐 있고 더 심하게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만약 시대가
미쳤다면 미친 조직으로 그에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만약 그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오늘날 조직문제의 핵심이 바로 우리의 조직이 더
미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우리는 비정상적인 기업세계에서 정상적인 조직으로 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친 시대에 있는 기업들에게는 경영혁신에 관한 기존의 방편들 즉, 분권화, 권한의 하부이양, 리엔지니어링, TQM 등 80년대를 풍미했던 개념들
결코 충분치 않는다고 보았다. 대신 지식화, 정보화에 대비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접근방법을 요구했다. 1994년 이후 다가오는 경영환경 변화 중
가장 분명하고 영향력이 큰 변화를 ‘지식화와 정보화‘로 규정하고 앞으로 부가가치의 원천은 창조성과 열정과 개성과 괴팍한 행동에 있다며 이에
대비한 여러 가지 경영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통찰력인가. 미친 시대에 걸맞는 단계별 새로운 경영혁신 방법 9가지 중 인상적인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최근 어느 기업가가 연설한 내용이라 해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현실성이 있음을 확인해
보시라.
붕괴를 넘어서 - 명함첩으로서의 기업 이제 자신의 조직에 대한 충성심은 큰 의미를 갖지 못하며,
대신에 자신의 명함첩, 즉 네트워크에 대한 충성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혼자로는 부족하다. 개인은
더 네트워크화 해야 한다.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최고의 자원들을 즉각적으로 찾아내어 연결하는 것이 사업성공의 관건이 된다.
학습을 넘어서 - 호기심 많은 기업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호기심 많은 기업을 만들어야만 한다.
이제는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뜻은 불량품(things gone wrong)을 줄이는 것 대신에 새롭고 놀라운 상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현대의
마케팅은 품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경이로움(Wow!)을 파는 것이다.
TQM(전사적 품질관리)을 넘어서 - 경이로움을 향해
변덕 심한
소비자들이 주도하는 시장, 지식과 정보가 지배하는 경제에서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자기파괴가 필요하다. 그래서 ‘경이로움을 파는 호기심
많은 네트워크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최대한 변화하라. 그리고 고객을 경탄케 하려고 노력하라. 최대로 사랑하고 그들을 감동케 하라.
톰 피터스가 간과한 한 가지
톰
피터스가 손꼽은 ‘초우량기업(excellence)‘은 묘하게도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쓴
경영구루 짐 콜린스(Jim Collins)의 위대한 기업과 닮았는데, 바로 프리드먼의 주주이익 극대화에 근거한
선정기준에 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는 80년치 상장기업의 자료를 분석해서 15년간
시장대비 최소 3배 이상의 누적수익률을 달성한 11개 기업을 소개했다. 주주이익 극대화가 낳은 위대한 기업의 말로가 초라하기 짝이 없는데, 현재
11개 기업 중 서킷시티는 파산 전 경력직을 해고하고 인건비 낮은 신입을 채용했고, 패니메이는 최근 금융위기 사태의 주인공이다. 웰스파고는
2008년 250억 달러에 해당하는 구제금융을 미국정부로부터 받았고, 알트리아는 세계 최대의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의 전신이었다.
톰
피터스의 초우량기업 선정기준 역시 짐 콜린스의 위대한 기업 못지 않았다. 그는 초우량기업 선정기준으로 우선 세 가지는 1961년부터
1980년까지 과거 20년에 걸친 성장, 장기적 자산 형성 실적 그리고 가치 또는 부의 창출에서 찾았고, 나머지 세 가지는 평균 수익률과
관련해서 선정했다. 그가 놓친 한 가지는 자신이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한 가치,사람,스타일,스킬 등 소프트한 측면을 살피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위대한 기업, 초우량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그 답은‘포춘 100대 기업에서
배우는 행복한 일터문화’를 이야기한 <최고의 직장>(위즈덤하우스)에서 직접 찾아보길 바란다. ‘최고의 직장으로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새로운 버전의 위대한 기업이자 초우량기업이라는 것을 쉽게 확인하게 될 것이다.
이 리뷰는 삼성SDS 웹진(6월호) 북카페에
기고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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