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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 - 세계를 뒤흔든 30인의 리더에게 인생과 성공을 묻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대
놓쳐서는 안될 리더들의 인터뷰집!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직접 만나기 어려운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바빠서 나 같은 범인(凡人)은
상대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 책에서는 만난다. 게다가 외국인이어서 언감생심 말조차 붙일 수 없는 인물을 친절하게도 우리말로 번역까지 해주니
이보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인터뷰THE INTERVIEW>는 매주 토요일마다 발행되는 조선일보의 프리미엄 경제섹션 ‘위클리비즈‘의 명(名)인터뷰를 모은
것으로 최근 1년 간 세계 현자들과 이루어진 인터뷰를 담았다. <보랏빛 소가 온다>의 세스 고딘, <총,균,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다니엘 핑크, 등 밀리언셀러의 저자를 비롯,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에버노트 CEO 필 리빈 등 말 그대로 ’만나고 싶었던 인물‘들의 인터뷰가 수두룩하다.
‘위클리 비즈’의 기사들을 모은 책으로는 <혼창통>, <위클리비즈> <위클리비즈 인사이트>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신문에 나왔던 기사를 이렇게 책으로까지 낼 것 까지 있으냐’ 말할 법도 하지만, 조선일보의 주말 섹션 <위클리 비즈>의
기사들은 책으로도 만날 수 없는 내용과 인사이트를 담고 있는데 이를 하나로 엮었다니 요리사에게는 미슐랭 가이드요, 패션 디자이너에게는 명품
화보집에 버금가는 책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터뷰이의 절반은 저자들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책의 이야기와 핵심, 그리고 책에서는 담지 못한 후일담과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어, 경제경영서판
‘한밤의 TV연예’이기도 하다. 결코 책에서는 만날 수 없는 저자들의 생생한 민낯 이야기가 가득하다.
“우리는 그들을 직접 만나 책에서 느낄 수 없는
아우라를 체험한다. 우리는 그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숨결을 느끼며, 작은 행동의 변화를 관찰한다. 가장 의미 있는 것은, 그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의 질문이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남다른 것이었다면(우리는 그런 질문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에 대한 그들의 대답 또한
그동안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것일 수 있다. 그런 대답이 나왔을 때, 그리고 그 대답이 쏟아지는 햇살 속으로 뛰어오른 연어처럼 생생할 때
우리는 감동과 희열을 느낀다.” 서문 중에서
첫
인터뷰이는 세스 고딘. 올해 화제를 일으킨 <이카루스 이야기>저자인 그는 세상 사람들의 생각보다 ‘딱 반 보(步)’ 앞선 사람이다.
특히 이번 책은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와 전체적인 내용이 엇비슷한 맥락을 갖는데, 다니엘 핑크는 감성의 시대 도래를
이야기했다면, 세스 고딘은 ‘아티스트로 살아가라’고 주문한다. 남이 원하는 세상에 맞추고 길들여지지 말고, 내가 만들어나가는 세상을 살라는
것이다.
“제 인생에서 가장 커다란 방향 전환 시점은 생존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일하던 것에서
탈피해 저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나가기 시작한 때일 겁니다. 무언가 말이 되지 않거나 남들에게서 주목받지 못하거나 하는 걸 추구하고
있을 때 스스로 예술가라고 느끼지요. 남들이 ‘그건 잘 될 리가 없어. 그냥 내버려둬’라고 하는 일을 끝까지 추구할 때요. 물론 제가 한 일이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모든 이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제가 그것을 ‘즐겼다’는
것입니다.” (19쪽, 세스 고딘)
한편
<당신이 지갑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의 저자 마이클 노튼은 ‘행복한 지출’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잘 살면 더
행복해지는 줄 알지만,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처럼 어느 이상이 되면 부의 증가는 더 이상 행복을 주지 못한다. 더군다나 지금은 금융위기의 끝자락에
걸쳐 있는 불황기가 아닌가. 만약 더 벌어야 행복한다면 이 세상에 행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가진 내면적 자질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란
힘듭니다. ‘내가 저 사람보다 더 나은 아버지야’ ‘내 인격이 옆에 앉은 사람보다 더 훌륭해’ 하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잖아요? 반면 갖고
있는 물건을 비교하기란 상대적으로 쉽지요. ‘내 수입이 당신보다 더 많아. 내 집이, 내 자동차가 당신 것보다 커’ 하는 것이 훨씬 더
명쾌하지요. 그래서 비교를 하는 겁니다. 하지만 큰 집을 가진 사람이 작은 집을 가진 이보다 반드시 더 행복할까요? 사람들이 작은 집에서 큰
집으로 옮기면 더 행복해질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물질에 근거해 타인과 비교하는 습관을 버리고, 좀 더 건강한 방법으로 비교해야
합니다. ‘내가 배우자에게 얼마나 진실하고 다정하게 대하나’ ‘내가 아이들이나 친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나’ 같은 기준으로
말이지요.” (76쪽, 마이클 노튼)
저자는 더 버는 것보다 ‘현명한 지출에서 행복’을 찾으라고 말한다. 특히 그는 물질적인 소유보다는 경험의 지출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저자
덕분에 어깨에 얹어진 더 벌어야 한다는 돌덩이 같은 부담이 한결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이래서 난 책을 찾아
읽는다.
한편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후학들에게 인생은 복잡하니 그 복잡함을 두려워하지 말고 답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 사람이 무엇을 생각할까, 어떤 기분일까 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그리게 되면, 갑자기 자신이 하는 일에서 ‘세계의 비밀로 통하는 문’이 열리게 된다고 자신의 창조 철학을 밝혔다. 그리고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의 명예교수인 하워드 스티븐슨 교수는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 달리기를 멈춘다. 경주마가 아닌 야생마처럼 살라.”고 조언하고 있다.
<위클리 비즈>를 챙겨보지 못한 이라면 이 책은 꼭 일독할 일이다. 책에 담긴
인터뷰를 읽고 단 한 문장이라도 ‘이거다’ 싶거든 인터뷰이의 책을 사서 읽는다면 그보다 나은 선생을 만나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