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한 줄
강명석.고재열.김화성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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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한민국을 움직인 화제의 어록모음!  

 

   “(오늘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대중의 쓰기가 부활하면서 ‘읽기’와 ‘쓰기’의 순환이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거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글을 쓰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양층의 읽기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자공간에 범란하는 텍스트를 읽는 행위까지 읽기로 간주한다면 독서의 ‘소외’가 아닌 독서의 ‘범람’이라고 일컬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12쪽) 

 

   ‘힘 있는 말이 힘 있는 움직임을 부른다!’는 부제의 책 『공감의 한줄』(북바이북)은 26명의 필자가 참여하여 짧고 힘 있는 말을 구사하며 대중의 공감을 끌어낸 이시대의 선생들의 삶의 궤적과 주목받았던 맥락 등을 짚어보는 책이다. 어록의 주인공은 작가, 논객, 스타, 기업인 등 실로 다양하다. 책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 역시 안철수, 박경철, 공병호, 김태원, 김난도, 이외수, 김애란, 공지영, 진중권, 조국, 김어준, 유시민, 손석희, 스티브 잡스, 정용진, 안상수, 홍준표, 김제동, 김미화, 강호동, 유재석, 김연아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서 이 시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물들의 어록을 찾아서 내노라하는 글쟁이들이 엮은 책이다. 이들의 대표 어록과 그들의 어법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어서 유익함과 더불어 재미도 갖추고 있다. 어록이라고 해서 다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MB의 어록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어디 새겨읽을만한 말이던가). 하지만 책에서 만나는 어록 면면을 살피다 보면 우리 시대가 원하는 소통의 자화상을 저마다 그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심해 올린 농익은 한 문장이 사람을 얼마나 크게 울리는가 직접 확인하게 된다.

 

 

 

 

 

   ‘말이 많아진 시대, 말하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가 요즘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 칼럼이나 방송 토론 프로그램, 혹은 책, 잡지를 통해서만 이슈를 접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이슈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젠 짧은 말들로 주장을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사람들은 글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당하는 것보다 어록을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미 자신의 입장을 정해 놓고 필요한 어록을 구하다가 내 생각을 대신 정리해준 다른 사람의 말을 만나면‘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가 막히게 내 생각을 표현했군.’하며 그 어록에 꽂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어록의 탄생에는 인터넷 기술이 한 몫을 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트위터, 지금은 트위터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전 세계에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는 사람이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 이 1억 명 중 절반 가량은 하루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고 하루 작성되는 트위터 메시지도 평균 2억 3000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대중이 몰린 트위터에 유명인사들도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었다. 예전만 하더라도 대중을 만나려면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글이나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이들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정작 그것(방송, 글)을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나를 좋아하는 팬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인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SNS에 뛰어들어 새로운 논객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어록도 탄생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어록’이 정치인이나 경제인 그리고 일부 유명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반면 오늘날은 특정 사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인물들이 어록을 남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셜테이너라 불리는 사회참여연예인들이 돋보인다.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등 사회적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요, 대중들은 이들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지지세력이 되어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힘이 강하면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안철수의 어록이 가장 마음에 든다. 요즘 이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로, 원래 출처는 원래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이 대사라고 한다. 안철수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인용을 했는데요, 자신의 위치와 그에 따른 책임을 명쾌하게 표현한 말이다. 안철수는 시골의사 박경철과 ‘청춘콘서트’를 열어 대학생들과 만나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말에 더욱 무게감이 실렸고, 단지 성공한 CEO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는 모습에서 대중들은 새로운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더라면 이 같은 무게감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목소리를 통해 나온 이 말은 평소의 소신이 뭍어있는 것만 같아 그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 

 

   그 밖에도 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참여한 김태원이 멘티에게 한 말 중에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은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도 울림이 큰 말같아 좋고, 과학자 정재승씨의 어록 중에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학교 당국을 향해 “미안해. 하지만…은 사과가 아닙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변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도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깊은 성찰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책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그들이 최근에 말한 어록들 중에 좋아하는 말들이 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은 지난 보궐선거 즈음 <닥치고 정치>(푸른숲)을 나면서 “국민이 선거나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다름아닌, 내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참정권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놓았다. 이보다 명징한 해석을 만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화제를 일으켰던 영화 <도가니>의 동명소설을 쓴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이 쓴 소설 ‘도가니’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광주인화학교를 고발하고 싶은 것 뿐만 아니라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말이 오랫동안 귀에 남았다. 그녀가 이야기한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어록은 우리의 뇌리에 숨을 쉴 것이다.

 

  이쯤에서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어록책’이 새삼스럽다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이런 어록들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어록이 특히 주목받고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나는 그 이유를 웹Web 2.0 정신에서 찾고자 한다. 웹Web 2.0을 잘 말해주는 키워드는 바로 공유, 참여, 공감인데, 어록의 유행과정도 이와 일치한다.

 

   우선 소위 유명인사들이 만인이 있는 공간(트위터, 미투데이, 요즘, 페이스북)에 직접 뛰어들어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평소에 가졌던 소신 있는 자기 목소리를 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점이 같다. 마지막으로 공감이다. 만약 이들 유명인사들이 좋은 말만 했다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인물이나, 집단의 맹점과 잘못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공분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내곡동 사저 문제’라든지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최근 정치계에서 태풍과 같은 역할을 했던 사건들의 발단이 공교롭게도 애플의 인기 팟캐스트 방송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통의 측면에서 트위터 등의 소통 공간들은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통하고 있고 그 속도 역시 전송과 동시에 전세계에 퍼진다는 점은 하기 혁명적이다. 한편 세상이 변한 줄도 모르고 예전의 구태의연한 행동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이나 경제인에게는 치명적인 핵폭탄처럼 치명적인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은 하루 이틀 지나고 말 이벤트가 아닌 앞으로 인류와 함께 할 하나의 소통창구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 이젠 헛된 인기가 아닌 온전한 실력으로 얻은 평판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죄짓고는 못사는 세상'이 오늘날이라는 말씀이다. 

 

   <공감의 한 줄> 읽으면 2011년 한 해 동안 어떤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인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처럼 내노라하는 작가와 기자 칼럼니스트들이 살과 옷을 입혀 그들이 말들이 전하는 속뜻도 함께 전할 것이다.

   나 역시 경제에 관련된 인물 다섯 명(박경철, 선대인, 손정의,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의 어록을 추적에 이 책의 필진으로 참여했으니 일독해준다면 감사하겠다. 이 책을 통해 감동과 유익함도 얻고,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위해 나는 어떤 변화를 꾀할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06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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