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웨이
빌 캐포더글리 & 린 잭슨 지음, 장상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회사를 당신만의 혁신적인 놀이터로 만들라!

 

  지난 8월 국내에도 개봉한 헐리우드 3D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3'가 역사상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애니메이션에 뽑혔다. 북미지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토이스토리 3'는 8월 둘째 주말까지 전 세계에서 흥행 수입은 9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전까지 애니메이션 흥행 최고 기록인 '슈렉 2'(2004)의 9억1천9백만 달러를 넘는 대 기록이다. 

  한편 '토이스토리 3'는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전체 영화 흥행 순위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토이스토리 3'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9억3천8백만 달러)을 제치고 역대 흥행 순위 9위로 올라섰으며, 영화 흥행 열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놀라운 영화를 만든 장본인은 픽사PIXAR다. 픽사는 늘 독특한 소재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선보이며, 내놓는 작품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지구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이다. 1986년에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루카스 필름으로부터 500만 달러에 사들여 2006년에 디즈니에 약 74억 달러에 매각해 20년 동안 1,500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만들기도 했던 픽사. 과연 픽사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책<픽사웨이Innovate the Pixar Way>는 픽사의 실체를 통해 창의적인 기업이라면 갖추어야 할 필요조건이 무엇인지 밝혀낸 책이다. 경영 컨설턴트이자 혁신 전문가인 저자 빌 캐포더글리Bill Capodagli와 린 잭슨Lynn Jackson은 오랜 기간에 걸쳐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혁신에 대한 픽사만의 특별한 방식, 픽사웨이는 그들만의 창의력과 조직력에 있음을 알아냈다. 



 

  우선 픽사의 성공을 있게 한 창의성을 살펴보자. 픽사의 놀라운 창의성을 일으키게 한 근본적인 힘은 무엇일까? 그 답은 픽사가 만든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 담겨져 있다. 토이스토리의 주인공은 아이와 장난감. 픽사는 주인공들의 시선, 즉 어린 아이의 시선, 혹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창의력의 원천이 된다고 보았다.  

 같은 세상이라 할지라도 관점이 달라지면 보여지는 세상은 180도 달라진다. 토이 스토리는 아이들과 장난감이 주인공이고, 라따뚜이는 생쥐가 요리사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관점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픽사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작품은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픽사는 ‘영화는 시작도 스토리, 끝도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속편이든 3편이든, 전편의 성공에 편승해서 무임승차하지 말고, 독립적이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토이 스토리2의 흥행 성공은 픽사를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징크스를 깬 유일한 회사로 만들어준다. 

 

 

  사람들은 픽사의 영화를 보면서 놀라는 이유는 관객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세상을 그려내는 그들의 상상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영화는 한 두 명의 천재에 의해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픽사가 애니메이션 1편을 제작하는 데는 보통 4~5년. 이 오랜 기간 동안 ‘창조적인 집단’은 이미 만들어진 영화에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덧칠한다. 그들이 믿는 것은 단 하나, ‘품질이야말로 최고의 사업계획서’라는 것이다. 이 금언은 모든 비즈니스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성공비결 두 번째 힘은 바로 직원들의 협업Collacoration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이 저자인 켄 블랜차드는 “우리보다 똑똑한 개인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픽사의 사내 교육 기관인 픽사대학의 심벌에도 “ Alienus Non Diutius.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픽사는 기업의 창조성은 소수의 천재들이 계속해서 이끌어나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를 추구하기에 픽사리언Pixarians(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믿고 그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110여 개 이상의 강좌가 열리는 픽사 대학을 설립하는가 하면 본사를 캠퍼스라고 부르며 직원들의 상상력을 북돋울 만한 독특한 모든 것들을 구비하고 있다. 그래서 픽사를 이노베이터들의 ‘신나는 놀이터’로 만들었다.

 그들은 혁신은 어느 한순간 기적처럼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협동하는 과정에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픽사는 직원들끼리 아이디어와 진행중인 작업물을 꾸준히 공유하며 아이디어를 향상시킨다(그들은 이것을 플러싱plusing=plus+ing이라 불렀다). 그래서 그들은 실패에 관대하다.

 ‘토이 스토리3’를 만든 리 언크리치Lee Unkrich 감독 역시 픽사가 창의적인 영화를 꾸준히 만들 수 있는 것은 플러싱 때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픽사는 대단하다. 우리가 많은 실수를 하더라도 자유로울 수 있는 창의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일을 망쳐도 안전하며, 실수를 하는 일이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영화를 더 잘 만드는 것뿐이다.”

 

 픽사에게 협력이란 확장이다.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갖고, 문제가 생기면 각자 자기만의 비장의 무기들을 들고 와서 모두 힘을 합치는 것이다. 회사를 설립 한 이후 한 번도 외부에서 아이디어나 스토리를 사온 적이 없이 순수하게 내부 직원들의 머리에서 나온 창조력으로 성공신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협력 때문이었다.   

 <픽사 웨이>는 화제의 기업 픽사의 실체를 잘 짚어낸 책이다. 성공의 크기와 기업가의 치적에만 집중한 여느 기업의 성공스토리와는 달리 픽사의 성공에 숨어 있는 기업 마인드들이 인상적이었다.

  픽사만의 독특한 리더십 6가지, 직장에서 활기를 갖고 열정을 불어넣는 7가지 비법, 픽사리언들이 추천하는 당신의 일터나 팀의 혁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33가지 흥미로운 지침들, 등 저자들은 픽사의 리더십과 인재개발, 사내학습, 연구개발 등 ‘픽사웨이’의 실체들을 밝혀줄 경영 주제들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두었다. 이들만 살펴봐도 이 책으로부터 얻는 소득은 충분해진다. 


  저자들은 경영 컨설턴드답게 픽사 못지 않게 ‘재미있는 일터’이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여섯 곳의 기업을 소개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구글Google과 나이키Nike, 그리고 최근 8억 700만 달러에 아마존에 인수되면서 화제를 낳고 있는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Zappos 외에도 10년 연속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된 그리핀 병원, 사람 중심 경영의 정장 전문 소매업체 멘즈 웨어하우스, 고급 할인점 타깃 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놀이터 같은 일터’, ‘창의력이 솟구치는 조직’의 전형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우리가 어떤 업종에서 무슨 일을 하던 변화를 추구하고, 조직에 창의력을 불어넣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내일부터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강령들이 그득 담겨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당부는 실용독서의 완성은 실천이라는 것이다. “생각은 쉽고 행동이 어렵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 아는 게 다가 아니다. 알고 있는 바를 실제로 적용해야 한다. 의지만으론 충분치 않다. 그 의지에 따라 실천을 해야 한다.”는 독일 철학자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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