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 개정판,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와 고객관리 전략을 배운다
이시즈카 시노부 지음, 이건호 옮김, 이정일 감수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성공하려거든 제품이 아닌 서비스를 팔아라! 

 오늘날 기업들이 마케팅에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고유의 브랜드만을 활용하여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전통적인 공식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업과 주주들이 느끼는 브랜드 가치는 점점 더 커지는 반면, 규모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애정도와 인지도, 신뢰도, 감동 등은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가치를 더 이상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브랜드 전략가인 존 거제마와 에드 러바는 ‘기업들이 브랜드 버블the brand bubble 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구글이나 애플, 나이키처럼 소비자를 향해 끊임없이 진화하고, 소비자를 매료시키는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에게 브랜드 버블은 남의 이야기다. 앨빈 토플러가 말했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를 겸한 소비자, 까다로운 ‘프로슈머prosumer'의 소비자주권 시대라 할지라도 소비자를 위해 속도와 개방성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만큼은 무한한 사랑을 던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옛날의 화려한 명성을 믿고 자신이 만들어 팔기만 하면 누군가는 살 것이라고 생각에 빠져있는 기업가와 기업들이 아직 적지 않다. 뛰어난 품질의 제품은 차고도 넘칠 만큼 많다. 오늘의 소비자는 품질 그 이상의 무엇을 가진 제품과 서비스를 원한다.

  필자는 이들에게 세계적인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Zappos‘를 보고 배우라고 주문하고 싶다. 자포스에게는 소비자들이 ’거부할 수 없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지녔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원제-ザッポスの奇跡>(북로그컴퍼니)는 인터넷 기업의 신화가 된 자포스Zappos의 기업문화와 CEO 토니 셰이Tony Hsieh가 일워낸 기업 성공 스토리를 밝힌 책이다. 지은이 이시즈카 시노부는 IT 버블과 닷컴 신화 붕괴등 위기를 넘어 살아남은 기업들은 ‘기술과 사람’이라는 극단적인 두 요소의 균형을 잘 유지했고, 같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독특한 ‘기업문화’를 이루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성공적이고 대표적인 기업이 자포스라고 생각했다.  



 

 아마존, 자포스의 마케팅을 배우다


  세계 최대의 신발 온라인 쇼핑몰인 자포스는 2009년 글로벌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일 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23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0년에는 15위를 차지한 회사다. 2009년 7월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에 12억 달러에 인수되어 화제를 낳기도 했는데, 어마어마한 인수금액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이 아니라 인수배경에 있었다.

  자포스는 아마존을 이기지 못해 흡수합병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거대기업 아마존이 자포스가 만들어온 ‘최상의 고객 감동 서비스’에 관한 노하우를 배우고 받아들이기 위해 웃돈을 주고 인수한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마케팅 혁명가 세스 고딘Seth Godin은 이번 인수에 대해 “아마존이 12억 달러라는 거금을 주고 자포스를 인수한 것은 세계 유일의 기업문화, 고객과의 강한 유대관계,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 전설적인 서비스, 리더십 등 자포스만이 갖고 있는 무형의 자산을 취득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아마존이 반한 자포스만의 서비스는 무엇일까? 



 

 자포스에게 서비스는 파는 물건이다

  일반 기업이 서비스가 물건을 사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덤이나 공짜선물 같은 부수적인 것으로 여긴다면, 자포스에게 서비스는 돈을 받고 파는 물건과 같고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의 충성도를 쌓기 위한 투자로 여겨진다. 다시 말해 자포스는 ‘신발’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감동 체험’을 파는 기업인 것이다.

  외부에서 보는 자포스는 과연 회사일까 싶을 정도로 대책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컨택센터에서 고객과 통화하는 자포니언zapponian(직원)은 고객과 제한이 없이 얼마든지 통화할 수 있고, 출근복장은 물론 피어싱과 문신 등 액세서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고객과 대화를 할 때도 매뉴얼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과 아이디어에 따라 그리고 고객이 누구냐에 따라 자유롭게 진행된다. 무엇보다 자포니언은 고객을 위한 일이라면 심지어 남의 회사에서 상품을 사다 배달할 수 있는 권한을 발휘할 수 있다. 

  이렇게 지나칠 만큼 자유분방한 시스템은 자포스의 강점이 된다. 자포니언들에게 주어진 방대한 권한은 회사가 직원을 고객 이상으로 존중하고 있음 느끼게 하고, 또한 고객을 감동 시켰을 때 서비스와 행복을 팔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한다. 

  사람을 향하는 자포스의 정신은 고객에게도 이어진다. 자포스는 온라인 쇼핑몰이면서도 메일로 주문을 접수하기보다 전화주문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전화주문이 더 정확하고 정감이 있기 때문이다. 자포니언에게 고객 응대 매뉴얼은 따로 없다. 고객의 요구를 모두 충족 시켜주는 최적의 대응만이 해답인 것이다. 자포스는 서비스를 비용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자포스가 진짜 팔고자 하는 것은 신발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고객의 감동 체험’을 경험하게 해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서비스 컴퍼니만이 살아남는 시대


  자포스의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의 경영철학은 의외로 간단하다. 오늘날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고객이 최대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법으로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서 고객에게 행복감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객의 마음을 직원들이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직원들도 행복할 거라고 보았다. 

  한편 자포스는 스스로를 ‘서비스 컴퍼니Service Company’라고 부른다. 최고의 서비스로 고객에게 가치 있는 체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감정적인 따뜻함을 갖고 다음에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나를 기분 좋게 맞아주는 상점이 어디였더라?’하며 다시 찾아와 상품을 구입하게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고객들이 ‘무엇을 살까?’ 보다는 ‘어디서 어떻게 살까?’를 더 고민한다는 점에서 자포스는 소비자의 심리적 니즈를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의 성공에 최첨단의 과학기술이나 마케팅 기법이 동원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감을 남기고자 한 자포니언들의 열정熱情과 노력이었다는 점은 오늘날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포스를 통한다면 진정한 서비스의 의미, 그리고 21세기 성공 마케팅의 전부를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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