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괴짜경제학 -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는 괴짜 천재의 실전경제학
스티븐 레빗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괴짜 경제학자가 밝혀낸 데이터 속에 숨은 진실!

 

  지금 일본의 국기(國技)인 스모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선수는 물론 스승까지 야쿠자가 관련된 도박 조직에서 도박에 빠진 것이다. 그 전에도 이미 스모는 연습을 빙자한 린치에 의한 사망, 마약 흡연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스모시합이 있을 때마다 전 경기를 생중계하던 NHK는 지난 7월 6일 중계를 시작한 지 57년 만에 생중계를 중지한다고 발표할 만큼 그 파장은 대단했다. 이 때문에 15명의 스모 선수들이 출전중지명령이 내려졌고, 스모도장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오야가다 12명은 근신 처분이 내려졌다.

 

  이러한 스모선수들의 기강이 해이해진 데에는 스모경기 자체의 모순에 있는지도 모른다. 보통 스모는 대회가 열리면 한 선수가 하루에 한 경기씩 15일간 계속된다. 그래서 8승 이상의 전적으로 대회를 마치면 순위가 상승하고, 7승 이하의 전적으로 패배하면 순위가 하락하게 된다. 그들에 대한 물질적 보상은 성적에 준해서 받게 된다. 그렇다면 만약 7승 7패의 전적인 선수가 8승 6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방을 만난다면, 마지막 시합에 임하는 선수의 성적은 주로 어떨까?

 

  스티븐 레빗 Steven D. Levitt과 스티븐 더브너 Stephen J. Dubner는 이 점을 궁금하게 생각했다. 만약 '어느 보상(인센티브)'이 주어진다면 8승 6패의 전적을 가진 선수가 7승 7패를 기록하고 있는 상대 선수에게 일부 선수에게 일부러 져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이들은 생각했고 직접 자료를 가지고 확인해 보았다. 역시 그들이 추측한 대로 8승 6패 전적의 선수들이 7승 7패의 선수들에게 거의 졌다. 아니 져주고 있었다.

 

  <괴짜경제학>은 상식과 통념을 깨고 현실 세계를 움직이는 다양한 인센티브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한 책이다. 치밀한 통찰력과 과학적이며 설득력이 강한 논증을 통해 새로운 경제학이라 불리며 이제까지 400만 부가 넘게 판매되고 35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어서 나온 <슈퍼 괴짜 경제학Superfreakonomics>은 괴짜경제학의 속편이다. 인간의 행동을 경제학적 시각과 논리적 실험으로 전편보다 더욱 깊숙이 파헤쳤다. 전편보다 훨씬 더 괴짜스럽고, 재미있다.

 

 



 

 



 


  “우리는 개별적인 일화나 눈에 띄는 예외, 사적인 견해, 감정 분출, 도덕적 성향 같은 것들보다는 최대한 축적된 데이터에 의존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려 애썼다. 혹자는 통계란 옹호할 수 없는 대의를 옹호하기 위해서, 또는 주관적으로 지지하는 거짓말을 전달하기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학적 접근법은 그 반대를 목표로 한다. 즉 반감이나 호감을 개입시키지 않고 특정 주제를 다루면서 숫자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다.” 본문 36쪽

 

  저자들은 모든 조사의 기초는 데이터라고 보았다. 인간의 판단을 배제한 데이터는 복잡다난한 세상의 기준이 되고 이를 활용한 단순한 접근은 때로는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과 다양한 시각을 발휘할 수 있느냐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보여주는 탁월한 식견과 독특한 시각, 그리고 뛰어난 통찰은 독자로서 흠모하고 닮고자 노력해야 할 점이다.

 

  경제학이라고 하는 학문은 주로 거대하고 매우 중요한 주제들을 다루고 숫자와 그래프로 가득해서 대중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저자들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던 것들이 사소하고 부차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 근간에는 경제 이슈에 대한 탐색이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책에 소개한 이야기도 사람들이 항상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 것들, 또는 우리가 알고 싶어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지만 실은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담았다.

 

 





 



 

 

  <슈퍼괴짜경제학>은 기존의 주류경제학이 아예 생각조차 두지 않고 있는 경제적 사안들이나 학자들 사이에서 '경제학적으로 답을 찾을 수 없다'고 결정된 사항들에 대하여 세상에 존재하는 경제학과는 거리가 먼 통계자료를 들이대며 '이래도 안돼?'라며 뒤통수를 친다. '인센티브의 원리를 가로막는 외부효과'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동원되는 '상상조차 해 보지 않았던' 방대한 자료와 기발한 천재성에 대해 세상이 놀라고 감탄해 마지않는다.

 

  괴짜경제학이란 말을 엄밀히 살펴본다면 ‘경제학’이 아닌 ‘경제학적 접근 방식’을 보여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경제학적 접근 방식’이란 ‘딱히 경제학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통해서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방식과 마음을 바꾸는 방식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199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게리 베커Gary Becker 교수가 발언한 말과 일치한다.  

 

 



  예를 든다면 우리는 온실 가스 효과를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승용차와 트럭, 항공기와 같은 석탄연료를 사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차’를 구매하는 것이 지구를 조금 더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차라리 소나 양과 같은 ‘반추동물’을 먹지 않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반추동물들이 호흡하고 발효시키며 트림하고 분뇨를 배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자동차가 배동차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 가스 효과가 ‘25배나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세계 전역의 반추동물들은 운송 수단이 배출하는 것보다 50%나 많은 온실 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저자들이 만난 천재발명가 네이선 미어볼드와 그의 엘리트집단 인텔렉추얼벤처스에 의하면 전 미국 부통령 엘 고어의 유명한 기후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기술적으로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을 크게 겁줬다면서 사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즉 온실 가스의 주범은 이산화탄소가 아닌 수증기라고 말한다. 나아가 지난 수십 년간의 지구 온난화 현상은 사실 대부분 환경 규제로 인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지구를 사랑하는 경제적인 접근법은 소나 양과 같은 반추동물의 고기 대신 캥거루 고기를 먹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이산화탄소 배출권과 같은 어리석은 정책 대신 외부효과 때문에 생기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지구공학(geoengineering)’을 제시한다. 즉 하늘에 닿는 호스나 인공 구름, 제트기가 만드는 비행운 등으로 지구를 냉각시킬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주장대로라면 미래의 투자처 역시 다시 한 번 고려해봐야 할지도 모른다. 미래의 새로운 시장이라고 불리는 ‘이산화탄소 배출권’ 등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려고 하는 노력 등은 지구 온난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면서 소비하게 되는 에너지는 장기적으로 ‘온난화 부채’ 역할을 해 오히려 온난화 효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슈퍼괴짜경제학은 매춘부 라시나와 앨리의 경험담을 통해 시카고의 매춘부들이 백인 손님보다 흑인 손님에게 화대를 적게 받는 이유, 그리고 오럴섹스의 가격이 변화된 이유에 대해 밝힌다. 또한 수백 명이 산모와 태아를 죽음으로부터 건진 최고의 의료기술이 다름 아닌 의사의 ‘염소로 깨끗이 손을 씻는 것’이었고, 인도의 여성들이 가정 내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방법은 TV 였음을 재미있고 자세하게 밝혀준다. 필자는 평소 잘된 경제서는 소설보다 더 흥미롭고 재미있다고 말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열 마디 말 대신 이 책을 안겨줄 작정이다. 경제교양서가 어디까지 재미있고 유익할 수 있는지를 이 책이 말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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