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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브랜드 - 소비자를 사랑에 빠트린 7가지 브랜드 드라마
최순화.이민훈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소비자로부터 무한사랑을 얻는 성공적인 브랜드의 조건!
매일 아침 나는 쿠션 좋은 00침대 위에 펼쳐진 극세사의 00자리 이불위에서 기상한 후 시린 치아를 위해 만들었다는 치약(대한치과협회 인증)을 칫솔 위에 양치를 한다. 쌀눈으로 만들었다는 라이스비누에 세수를 하면 비로소 잠이 깨고 개운해지는 느낌을 맞게 된다. 하지만 사실은 세안 후 스킨과 로션 그리고 에센스를 바르고, 그날의 기분에 어울리는 향수를 뿌려야만 개운한 아침이 시작된 것 같다. 이렇듯 나는 기상 후 출근까지 20분 동안 최소 10개 이상의 브랜드제품을 사용하고 착용했다. 말 그대로 하루의 시작부터 거의 브랜드로 도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세상은 내게 “Welcome to Brands world.”라고 말하는 것 같다.
위와 같은 나의 아침에서 보듯 세상은 변했다. 표준에 맞춰 오차 하나 없이 똑같이 쏟아지는 다량의 제품이 공장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품절'이 되는 '포드형 생산자 시대'는 지나버린지 이미 오래, 우리는 지금 부족함이 전혀 없는 그 어느 때 보다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의 기업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의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소비자를 즐겁게 해줄까, 어떻게 하면 만족시켜줄까, 어떻게 하면 놀라게 해줄까 일거수일투족 소비자의 행동과 심리를 조사하고 고민하며 연구해야 살아남는 시대, 바로 ‘프로슈머 소비자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업들은 ‘물건을 판매’하는 마케팅에 집착하는 대신 ‘소비자의 마음을 사는’ 마케팅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소비자의 말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에 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기업의 ‘구애’가 통한다면, 소비자는 기업의 제품에 주목하고 ‘사랑’으로 반응한다.
책 <I LOVE 브랜드>(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늘날 소비자를 사랑에 빠뜨린 브랜드의 일곱 가지 유형과 그 속에 숨어있는 비밀을 밝혀냈다. 저자들은 소비자의 사랑이야말로 기업의 생존과 꾸준한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영민한 프로슈머들이 ‘제품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든 무엇’을 찾아 이론적인 연구와 함께 국내시장은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의 사례들을 찾아 나섰다.
몇 해 전 아이디어 그룹 ‘사치 앤 사치’의 CEO인 케빈 로버츠가 쓴 <러브마크 이펙트>(서돌)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대응책은 바로 소비자로 하여금 '사랑love'받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높은 사랑과 높은 존경을 받아야 하고, 그들의 마음속마다 기억할 수 있는 '이야기story'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브마크 이펙트>에서 저자가 소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의 사랑을 상징하는 ‘러브마크’가 있음을 밝혀냈다면, 이 책 <I LOVE 브랜드>는사랑이라는 감정의 대상이 된 브랜드를 일곱 가지로 유형화해서 기업의 브랜드관리자들이 고객과의 관계 구축에 직접 활용하는데 도움을 준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사랑받는 브랜드 관리 전략을 ‘드라마 전략’으로 놓고 소비자라는 관객을 대상으로 감동적인 (브랜드)드라마를 연출하는 법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우선 소비자는 사랑하는 브랜드에 대해 친근감과 열정, 그리고 책임감 이렇게 크게 세 가지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 세 가지 감정들이 각각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사랑받는 브랜드의 7가지 유형(소꿉친구 사랑, 탐닉적 사랑, 실리적 사랑, 낭만적 사랑, 가족 같은 사랑, 복종적 사랑, 완성된 사랑)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보았다. 브랜드 유형별 차이점과 관계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고, 각각의 유형을 가장 잘 이해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글로벌 기업과 국내기업 속에서 하나씩 찾아 소개하고 있어 유형별 개념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사례 기업과 브랜드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 소개하고 있어 이들을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이중에서 가장 이상적인 브랜드는 세 가지 감정이 가장 강한 ‘완성적 사랑(대표 브랜드 - 애니콜, 애플)’일테지만, 사랑의 유형은 제품의 특성과 고객의 유형에 따라 결정되므로 유형간 절대적 우열 등은 무의미하다. 특히 독자가 만약 브랜드 관리자라면, 현재 내 브랜드가 어느 유형에 속해 있는지 혹은 어느 유형에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Chapter 3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브랜드 드라마 전략)’일 것이다. 저자들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감성적 관계를 구축하고 강한 애착의 대상으로 자리잡기 위해 브랜드 관리의 기본 원칙인 드라마 전략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들은 드라마 요소가 시나리오, 주연, 조연, 스태프, 관객이라면 소비자의 사랑을 이끌어내는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요소는 5S 즉, 스토리(story), 스타 상품(star), 지원 상품(supporters), 브랜드 맨파워(staff), 브랜드 확산자(spreaders)라고 보았다.
각각의 전략 요소에 대한 해설과 사례는 이해도를 높인다. 또한 각 브랜드 전략 요소들은 독립적으로도 브랜드를 충분히 빛나게 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섯 가지 브랜드요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때 소비자의 브랜드 사랑은 더욱 강화되고 오래도록 지속됨을 배우게 된다.
저자들은 스토리텔링이 기업 경영전략의 일부로서 브랜드를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시킨다면, 드라마 전략은 마케팅, 나아가 경영전략을 통해 고객의 사고와 감정을 변화시키고 장기적인 애정을 구축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밀에 ‘드라마 전략’이 숨어 있음을 확인시켰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사랑을 구하기 전에 먼저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들이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관계에는 서로의 태도와 행동을 보고 반응하는 ‘거울효과mirror effect'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문 240쪽)
어쩌면 소비자들에게 있어 브랜드는 ‘나를 보게 하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오늘날 빠르고 무수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가 순간순간 먹고 마시고 입고 누리는 모든 브랜드는 '이게 곧 나야 It's what I am.'라는 정체성을 대신하고 있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기업이념을 궁금해하고, 경영마인드를 확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라고 했다. 오늘날은 기업이 소비자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면, 소비자는 기업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낌없는 사랑을 주지만, 시절을 알지 못하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기만하는 제품과 브랜드 기업에게는 추호 같은 질타와 꾸중 그리고 ‘불매운동’도 불사할 수 있는 무서움을 이들에게 보여주는 세상임을 기업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소비자인 독자에게는 아낌없는 사랑을 던져야 할 브랜드는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고, 기업이나 브랜드 관리자들에게는 소비자가 기업에게 주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해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