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어둠 - 2조 엔의 이익에 희생되는 사람들...
MyNewsJapan 지음, JPNews 옮김 / 창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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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이 달랐던 토요타의 불쾌한 진실을 파헤친 책! 

  최근 세계경제의 최대 이슈는 단연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다. 사상 최대의 대량 리콜 사태를 부른 차종은 1997년 출시된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카인 토요타의 ‘프리우스‘. 미국에서 시작된 도요타의 리콜사태는 현재 중국,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번지고 있으며, 총 1,000만대가 넘는 대규모 리콜 역시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0년 2월 말 현재 이러한 토요타 사태로 리콜 차량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치 827만대를 넘어서는 910만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900만대가 넘어서는 리콜로 토요타의 부담금은 2000억 엔 가량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토요타가 예상한 2009 회계연도의 영업적자 3500억 엔에 근접한 수치로 적자규모는 5500억 엔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본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 토요타 위기의 파장이 '수출 대국' 일본의 수출 전반에까지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토요타 사태 이후 주요 수출업체들의 안전 검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연이어 제기되며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한 일본의 '최후의 보루'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어마어마한 리콜 차량대수로 인한 토요타의 영업 손실보다 더 큰 손실은 지금껏 ‘드림카Dream Car'로 전 세계에 알려진 토요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땅바닥으로 떨어졌다는 점이다. 나아가 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일본의 장인 정신을 뜻하는 ’모노쯔쿠리의 신화’가 무너졌다. 지금껏 일본이 만든 건 늘 우수하다는 세계인들의 의식은 이제 의심을 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토요타의 추락은 이제 일본신용의 추락으로 발전한이다.

  이런 즈음에 책 한 권이 주목되었다. 우리의 ‘오마이뉴스’격인 MyNewsJapan이라는 일본의 인터넷 신문이 쓴 책으로 토요타의 불편한 진실을 밝혔다. <토요타의 어둠>“당신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가고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기업 토요타. 그저 숨기기만 학 있는 희생자들의 비참한 실상과 확산되는 전 세계의 ‘반 토요타 캠페인’의 실태를 공개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토요타를 고발한다’는 내용이다.

이코노미스트의 저자인터뷰 내용(PDF파일) 바로가기 : 클릭! 

출처:http://www.mynewsjapan.com/reports/1210



    원제 TOYOTA NO YAMI;トヨタ の 闇(やみ)의 이 책은 공교롭게도 자동차 생산대수로 세계제일이 되던 2007년에 출간되었. ‘2조 엔의 이익에 희생되는 사람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세계인들이 알고 있는 드림카의 명사, 토요타의 이미지가  렉서스 크라운의 최고급 세단,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기업, 좋은 성능, 생산대수 세계제일의 브랜드 이미지라면, 실제의 토요타는 지은 지 40년 된 낡은 기숙사에서 합숙을 하는 사원들과 과로사를 당해도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원들이 일하는 곳이고, 리콜대수는 판매대수보다 많고, 가차없는 해고등으로 해외에서 많은 항의데모를 당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이 책은 폭로하고 있다. 저자들이 토요타의 실체를 고발하는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1. 토요타의 본질은 왜 알려지지 않는가? 

일본 최고의 광고선전비 사용업체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미디어는 토요타를 각별하게 취급하고 있다. 토요타 관계자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면 광고비 책정에서 제외를 당하고 편집장도 경질을 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토요타의 네거티브 정보는 차단되고, 대형 매스컴 회사를 통해서는 독자들에게 관련정보가 전달되지 않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특히 신문과 잡지는 매출의 40~60%를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이들에게서 네거티브 기사를 만나기는 더더욱 어렵다. 한편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상황이 어떨까? 신문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종이매체와 경영모체가 같기 때문에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인터넷판은 광고가 수입의 거의 전부이기 때문에 종이매체 이상으로 스폰서(광고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토요타의 광고선전비는 얼마나 될까? 2007년 3월 결산에 의하면 1,054억 엔으로 2위인 마쓰시타(831억 엔), 3위인 혼다기켄공업(815억 엔)을 누르고 단연 1위다. 이러한 기록은 10년 이상 전부터 수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저자들은 펜의 힘은 광고주의 힘 앞에서 무기력하기만 한데, 이것이 바로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매스컴의 슬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위의 내용을 읽으면서 ‘뭐 당연한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하느냐?’고 반문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새삼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오늘날에 있어 언론과 미디어는 ‘일본수상은 욕해도 토요타는 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곰곰이 현실을 생각해 보면 세상은 한 나라의 정치지도자보다 대기업의 총수를 두려워하고 있다. 
 

 대기업가들은 선출되지 않아 임기도 없고, 누구에게도 보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바로 토요타와 같은 기대한 기업을 운영하는 개인집단들이 벌이는 기업가 정치(Corporatocracy)가 일본을 주무르고 나아가 세상을 주무르고 있는이다. 이들은 대중매체를 직접 소유하거나 광고를 통해 대중매체를 조종한다. 그들은 정치인의 선거운동에 돈을 대기 때문에 국민의 대표자들을 로비라는 이름으로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랬던 것이 2009년 8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토요타의 '렉서스 ES350'가 시속 190㎞로 달리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비극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약 반 년 후 리콜 사태를 맞은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 사장은 세상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만약 일가족 4명이 사망한 사건이 미국이 아닌 일본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만약 미국이 뉴욕발 금융위기를 겪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본인들이 느끼는 것처럼 이처럼 ‘토요타 죽이기’를 시도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자동차는 ‘세계의 토요타’였는지 모르지만 경영과 위험관리는 일본의 지방인 ‘아이치현의 토요타’ 수준 밖에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규모로만 글로벌화되고 정신(경영이념)은 미숙한 기업이 겪는 부작용을 토요타는 지금 겪고 있는 것이다. 



 

2. 토요타의 사원은 행복한가?

토요타를 그만둔 이들은 자신을 ‘탈북자’라고 부른다.

  이 책의 저자들이 취재한 전직 토요타맨들의 증언에 의하면 기숙사와 본사, 주요 공장이 집결해 있는 토요타시는 ‘작은 북한’같다고 말한다.

  “토요타시는 대도시 나고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쯤 걸리는 불편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주위에는 즐길 만한 오락시설도 거의 없다. 이처럼 외부와 접하기 어려운 직장과 주거환경 속에 주위에는 온통 토요타 그룹 사람들뿐이다. 그러므로 토요타의 모든 환경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비판적인 분위기는 형성되기 어렵다.  "꼭 작은 북한 같아요."

‘탈북脫北(토요타자동차에서 간신히 벗어난 사람을 빗대어 부르는 말)을 한 전 사원이 그렇게 말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와 같이 격리된 입지, 독특한 분위기, 세뇌적 교육, 엄격한 규율 등을 보면서 거기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 바로 ’작은 북한‘이 아닐까 싶다.“ 본문 50 쪽

  이 장에서는 토요타에서 근무하다 30세에 과로사한 우치노 겐이치씨의 사례를 들어 세계 1위 기업 토요타자동차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쳤다. 과로사를 당한 남편을 대신해 아내가 증언하고, 토요타의 음모를 밝히려는 저자가 썼기에 내용은 편파적일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정황은 미루어 짐작하기는 충분했다. 바로 무결함 무결점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토요타맨의 희생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점이다.   



출처: 제이피뉴스 

 



 3. 토요타자동차의 성능은 과연 뛰어난가?

실제 결함률은 무려 99.9%이다.

 

  저자들이 찾아낸 자료에 의하면 토요타는 ‘리콜왕’이었다. 일본법상 리콜제도는 안전상, 공해방지상 규정에 맞지 않을 우려가 있을 때, 제조업체가 국토교통성에 신고한 뒤자동차를 회수해 무료로 수리해주는 제도이다. 다시 말해 리콜은 사람의 목숨이 걸린 심각한 결함사례에만 해당된다. 하지만 토요타는 2005년 10워에는 ‘비츠’나 ‘카롤라’는 단 한 건의 신고로 리콜대상이 127만 대에 이르는 과거 최대의 리콜(차의 헤드라이트 스위치 결함)을 신고했다. 세계 제일이라고 하는 토요타가 일본에서는 리콜을 ‘보상의무가 전혀 없는 서비스제도’ 비슷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토요타의 경우를 예로 들면 이용자가 차량을 판매점까지 가져오는 것은 물론 기름값까지 부담한다. 수리기간 중 대체 차량을 제공할 필요도 없고 이용자가 허비한 시간을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우선 팔고 나서 나중에 고치면 된다. 결함에 대한 기사를 쓰지 않으니 매스컴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즉, 까놓고 말하자면, 소비자를 무료 테스트 드라이버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100대를 팔면 그중 99.9대는 인명을 위협하는 결함이 있으니 수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고쳐줄테니 우리가 판 차를 가지고 와라. 물론 그 시간과 노력은 보상받으려 하지 마라!”는 식인 것이다. 실로 엉망진창인 회사다.“ 본문 182-183 쪽

  책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건대, 최근 우리가 만난 토요타 사태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는 이미 예고된 사건이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작금 미의회가 발표하는 자료를 살펴도 토요타자동차가 많은 결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은폐해 왔던 사실들이 속속들이 드러나 토요타 몰락의 끝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어 고발서와 같은 이 책을 단순히 반토요타 세력이 쓴 것이라고는 보여지지 않았다. 

 한편 생각해 보면 불완전한 인간이 만드는 제품인데 어떻게 완벽하기를 바랄 수 있을까? 의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무결점을 고수하고 그런 척 하기 위해 그 제품을 만들었던 불완전한 인간(직원)들을 얼마나 많이 푸시했을까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오늘의 기업가가 창업자의 경영이념을 따랐는가 하는 점이다.

  ‘토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로 인해 토요타는 수백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수리비의 비용과 토요타 자동차를 신뢰하고 구입한 팬을 잃었다. 더욱 막대한 비용은 정당한 방법에 의한 조속한 리콜이 아니라 늑장 대처를 통해 문제를 더욱 확산시켜 결국 아직 토요타를 구입하지 않은 수많은 잠재적 팬을 잃었다는 것이다. 바로 ’고객 제일‘이라는 그들의 경영이념을 기망한 결과인 셈이다. 창업은 차라리 수성보다 쉽다는 기업가들의 푸념이 새삼스러운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토요타 사태를 보면서 ‘과연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들은 규모 뿐 아니라 정신도 글로벌한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토요타의 어둠>에서 고발하는 기업 내부에 대한 폭로내용들이 국내 경제 상황을 비춰 봤을 때 그것들이 전혀 낯설지 않더란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의 글로벌 기업들은 토요타로부터 과연 얼마나 자유로울까? 하늘이 알고, 땅이 알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알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알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결코 자유롭지 못하단 것을... 비즈니스맨이라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일독할 필요가 충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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