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Welleness - 뇌를 바꾸는 운동 혁명
박수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건강한 몸과 창의력 넘치는 두뇌를 갖고싶다면 ‘웰니스족’이 되라!

 

  무엇인가 내가 언제든 기꺼이 즐기는 일이 있다는 것은 길고 지루한 인생(내 생에서 가장 긴 여정이 인생이 아니던가?)에 있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무엇’이라고 하면 자다가도 깰 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 또한 복스러운 일 일게다. 하지만 그 ‘무엇’이 제 아무리 좋다 손치더라도 하루 종일은 할 수는 없다.

  온라인 게임에 빠져 자리를 비우지 않으려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화장실도 거의 가지 않고, 꼬박 며칠을 한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이가 목숨을 잃는 사례가 종종 있다(의심의 여지없이 이들 대부분은 남성이다). 호흡만 한다고 해서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잘 숨쉬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해야 살아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 더 ‘잘 움직여야’ 한다. 운동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제 일이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고, 먹고 사는 데 급급해서 운동할 수 없다고들 말한다. 그 옛날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고, 보릿고개를 넘겨야 했던 시절에는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잠자리를 들라 했었다. 사연인즉 하는 일 없이 움직이면 소화가 되어 배가 꺼져버리기 때문이다.

  오늘날에야 끼니걱정에 운동을 삼가지는 않지만 얼핏 단순히 생각해 보면 운동이란 ‘낭비’로만 보일 수 있다. 식스팩 복근이나 S라인을 자랑해야 하는 연예인도 아니고, 몸을 움직여야 먹고 사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기에 굳이 운동해야 뭘 하겠냐는 것이다.

  책<웰니스WELLNESS-뇌를 바꾸는 운동 혁명>(랜덤하우스)는 건강한 몸과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행복을 위한다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운동은 궁극적으로 뇌를 단련시키고 활성화시켜 업무와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TV에서 방영된 KBS특별기획 다큐멘터리 <21세기 新운동 웰니스, 당신의 뇌를 바꾼다>의 내용을 지면으로 엮은 것이다(방송을 보지 못한 독자를 위해 CD도 포함되었다).

  PD이자 저자인 박수현은 오늘날 운동의 개념은 질병없는 신체적 건강을 추구하는 헬스health와 신체적 건강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피트니스fitness를 넘어 이제는 웰니스wellness의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웰니스는 다음과 같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피트니스fitness의 의미를 포괄하면서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는 한 차원 진화한 운동 개념이다. 웰니스를 지향하는 사람들은 몸과 마음 모두가 온전한 통합적 건강을 추구한다. 그러면서 강박관념 없이 자연스럽게 즐기는 운동을 통해 삶에 열정과 창조성을 불어넣고 궁극적인 성공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면서 저자는 ‘불확실한 미래에 살아남길 원한다면, 사막화된 도시의 날선 군중 속에서 행복해지고 싶다면, 진정한 나의 마음을 찾길 원한다면 운동을 하라’고 권했다.

  지금껏 우리는 건강을 위한 운동이라고 하면 헬스와 피트니스였다. 운동을 위한 복장을 갖추고 특정한 장소를 가서 특별한 기구를 들고 내려야만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웰니스는 어떤 종류이든 ‘운동’에 주목한다. 틀에 정해진 운동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사정과 형편에 맞는 운동이라면 그 무엇이든 몸과 정신에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웰니스족들에게 ‘운동’은 뇌를 단련시켜 자신의 잠재력을 깨우고 몰입에 이르게 하여 궁극적으로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워 현대사회의 첨예한 속도와 경쟁을 안정적으로 헤쳐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4년 전 내게 경미한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견갑골(어깨 아래뼈)이 골절되고 말았다. 그래서 어깨를 열어 알미늄 핀으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의사는 ‘오십견’이 빨리 올지도 모른다면서 꾸준히 운동을 해줄 것을 권했다. 의사가 권한 운동은 요가와 워킹(팔동작을 크게 하는)이었다.

  요가는 기본 동작을 익히느라 센터를 약 3개월을 다녔고, 워킹은 주 3회, 회당 5킬로미터를 50분간 조금 큰 보폭으로 잰걸음을 걷는 파워워킹을 했다. 한 달여를 하자 입원해 있는 동안 늘었던 체중이 빠졌고, 6개월 동안 운동을 하자 처음으로 대학 신입생시절의 몸무게로 돌아갔다. 체중이 줄어든 것은 그리 중요한 일도 아니었다.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운동함으로써 라이프 사이클이 정해져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고, 전과는 다른 ‘산뜻하고 개운한 날’을 만들 수 있어서 가장 좋았다. 책을 읽으니 이는 운동이 주는 효과 때문이었다.

 

  “운동은 실제로 ‘스트레스 백신’, ‘항우울제’의 기능을 톡톡히 한다. 우리 삶에 지독한 그늘을 드리우는 스트레스와 우울을 막아줄 뿐 아니라 병마를 잘 이겨내게 하며, 뇌를 쾌적하고 젊어지게 하여 공부나 일의 효율과 창의력을 높여주고 치매까지 예방해준다.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뇌과학 분야 연구를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이처럼 운동은 단순히 건강뿐 아니라 우리 삶의 질을 뒤바꿀 정도로 위력적인 것이다.” 본문 21 쪽

 

  가장 바쁘게 산다는 뉴요커들은 이른 아침 눈을 뜨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조깅을 하거나 요가를 한다. 마치 고대인들이 사냥을 나가기 전에 제의를 지내 듯, 뉴요커들은 일터에 나가기 전에 저마다 운동으로 마음을 가다듬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우리의 뇌와 큰 관계가 있다. 저자는 우리의 뇌는 운동을 위해 태어났고, 운동을 위해 발달된다고 말했다. 움직이지 않는 식물에게는 뇌가 없지만, 움직이는 동물에게는 뇌가 있다면서 움직임과 뇌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운동은 몸도 건강하게 하지만, 우리의 두뇌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건강하게 한다. 운동을 하면서 우리의 두뇌는 고도로 집중하게 되는데, 이 때 ‘몰입’하게 된다. 책 <몰입>의 저자 황농문 박사는 몰입의 정의에 대해 ‘아프리카의 초원을 거닐다가 사자와 마주쳤다고 하자. 이때는 이 위기를 어떻게 빠져나갈까 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을 것이다. 극도의 긴장으로 말미암아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자신의 최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신의 비상사태, 이것이 바로 몰입이다.’고 말했다.

  몰입이론의 창시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또한 우리의 심리적 에너지인 주의력이 구체적 목표에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우리 능력이 최적의 상태로 활용되는 경험, 물아일체物我一體나 무아지경과도 같은 그 최적 경험optimal experience을 ‘몰입’이라고 말했다.

 

  책은 다양한 위인과 인물들의 예를 들어 적절한 운동은 우리의 몸과 함께 두뇌도 건강하게 만들고 활성화시켜 일과 인생을 더욱 활기차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TV용 다큐멘터리에서 다하지 못한 데이터와 통계 등의 자료를 동원하고 있어 가독성과 함께 신뢰를 높이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운동을 하지 않는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를 잃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소위 운동이라 하면 ‘제대로 입고, 제대로운 곳에서, 제대로 배우면서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운동할 마음이 있다가도 이것 저것등을 생각하다 보면 ‘나중에 하지’하고 미루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웰니스>는 말 그대로 ‘JUST DO IT' 즉, ’일단 움직여 보라‘라고 권한다. 운동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기에 과시하기 위한 무엇들은 거추장스러운 가식임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나의 몸상태와 환경 그리고 형편에 맞는 운동‘을 당장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려준다.

 

  누군가 좋은 것을 권할 때 그것을 마다하면서 하는 가장 좋은 대답은 바로 ‘시간과 돈이 없어서’다. 하지만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성공하는 사람은 이제껏 보지 못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바쁨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해야 하고, 책을 읽는다. 그들이 시간을 쪼개고 치열하게 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뜻한 봄기운이 도는 3월, 운동을 할 요량으로 적절한 운동법을 소개받고 싶어 집어든 <웰니스>는 내게 지금 당장 운동화를 신고 밖을 나가도록 권하고 있다. 몸과 두뇌를 위한 웰니스족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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