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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노믹스 - 세계를 강타한 인터넷 문화혁명, 트위터와 소셜미디어 ㅣ 에이콘 소셜미디어 시리즈 1
에릭 퀄먼 지음, inmD 옮김 / 에이콘출판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소셜네트워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강력한 추천시스템이다!
2008년 TIME 지紙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버락 오바마 Barack Hussein Obama 대통령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의 탄생은 게티즈버그에서의 링컨이 연설을 한 이래, 워싱턴에서 킹 목사의 대행군 이래 이런 날이 올 거라 상상하지 못했던 일대 거대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은 예상했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한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신할 ‘2008 올해의 인물’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최초의 유색인종 대통령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는 미국 유권자의 한 목소리가 있었고, 이들 유권자의 목소리를 한 데 모으는데 큰 힘을 발휘한 것은 트위터twitter와 페이스북을 대표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Social Network Service)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은 소셜미디어Social Media로 가능해진 ‘대중이 주도권을 쥔 혁명’people-driven-revolution을 보여주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였다.
당시 페이스북facebook에 올라온 오바마 지지자들의 모임
오늘날은 제품은 있지만 기업은 없는 시대다. 다시 말해 기업의 의지대로 제품을 만들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 요즘 성공하는 기업의 제품들을 보면 거의 100%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반영한 제품들이다. ‘왜 이러이러한 제품은 없는 거야?’, ‘이 제품은 이런 이런 점이 부족하잖아!’라고 불평을 내놓기가 무섭게 기업은 이를 보완하고, 개선한 후 ‘자, 이렇게 바꿨습니다. 어떠세요?’라고 새로운 버전의 제품을 내놓는 기업만이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다. 겨우 ‘소비자의 사랑’이라고 낮춰볼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비자란 한 지역이나 국가 정도가 아닌 지구촌, 즉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까칠한 소비자에게는 살buy 맛 나는 세상’이 오늘날인 셈이다.
소비자가 소비와 동시에 생산이 가능해진 시대, 다시 말해 소비자가 프로슈머prosumer가 되는 시대를 웹web 2.0 시대라고 하면, 지금은 그보다 한 단계 발전된 시대다. 블로그나 홈피에 신문기사를 방불케 하는 내용을 자주 써야 하고, 항상 컴퓨터(노트북을 포함) 앞에서 써야하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성을 탈피해 ‘스마트폰’을 통해 나의 일상을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언제든지 단문으로 포스팅이 가능한 ‘단문 메시지’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러한 시공간적 제약의 탈피는 실로 어마어마한 혁명에 가까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순간’들이 의욕과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실시간으로 ‘글과 그림, 그리고 영상’으로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셜노믹스Socialnomics>(에이콘)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SNS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이 책은 소설미디어로 인해 거시적 트렌드, 행동양식, 사회현상에 어떠한 변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원 제목, Socialnomics: How social media transforms the way we live and do business 이다.
“소설노믹스는 거대한 사회경제적 변화다. 지난 몇 세기를 지배하온 주요 마케팅/비즈니스 이론 중 일부는 여전히 유효하겠지만, 원하지 않는 대중에게 상품을 계속 강요하는 기업은 구시대적 유물과 함께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다.” 본문 21 쪽
이 책은 소셜미디어 경제 즉, 기업 중심의 경제를 뛰어넘은 ‘대중 중심의 경제’를 다루고 있다. 우리는 책을 통해 다양한 관점, 즉 웹web의 발전사적 관점과, 기업/마케터의 관점, 그리고 네티즌들의 커뮤니케이션과 라이프스타일의 관점에서 소셜미디어가 현재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를 파악하게 된다. 나아가 소셜미디어의 미래를 예측하고, 이것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소셜미디어Social-media라는 말은 ‘블로그’를 통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단어다. 이 단어의 뜻은 방송과 신문을 대표로 하는 제도권 미디어 매체의 일방적인 송출을 벗어나 소규모 단체를 비롯해 작게는 개인도 ‘하나의 미디어’가 되어 송출이 가능해졌음을 말한다. 2000년 초 블로그가 출현한 후 이제 네티즌이라면 거의 대부분 개인 홈피나 블로그를 한 두 개 정도를 소유하고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터넷 논객, 파워 블로거들은 제도권 미디어가 정보를 취득하는 대상으로까지 발전했다. 소셜 미디어의 국내 출현은 새로운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고, 이에 따라 기업환경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 책은 소셜 미디어의 대상을 블로그를 넘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두었다. ‘싸이월드 홈피’를 통해 소셜미디어의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이 한국이었지만, 이보다 더 보강된 ‘페이스북’과 140글자의 단문블로그로 대표되는 ‘트위터’는 최근 2-3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현재 말하는 소셜미디어가 ‘블로그’라면, 세계는 지금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더해져 더욱 확대되고 강해진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연말, ‘아이폰i-phone'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아이포너i-phoner가 되는 것은 ’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점유할 수 있는 새로운 부류에 속하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곧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에 의한 소셜미디어의 급속한 확산이 예상되는데, 이런 점만 살펴봐도 비즈니스맨이라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국내에서도 펼쳐질 미래의 모습을 미리 내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으로 트위터를 불러 트위팅을 하고 있는 모습
블로그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한 포스팅이었다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내 주위에 있는 나를 아는 사람들(팔로우어follower 라고 부른다)’을 대상으로 글을 쓴다한다. 소셜미디어는 개인이 자신의 삶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해묵은 질문에 답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더 많은 사람이 생산적인 활동이나 자선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이득을 가져온다. 블로그에서 트위터(페이스북)으로 인기가 옮겨지는 이유는 ‘넘쳐나는 정보’에 기인한다. 소셜미디어는 정보의 과다한 생산으로 인한 병목현상을 해소해준다.
소셜미디어는 나와 비슷한 성향과 행동반경을 가진 사람들 다시 말해, ‘내 친구’로 삼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 ‘수다’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정보들을 가능하게 해준다. 실시간 업데이트, 마이크로블로그(140자 내외의 단문), 참여형 북마크, 비디오 공유, 사진, 댓글 달기 등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만들어오던 컨텐츠들을 웹상에서 공유하며 소규모 이익 집단의 수요를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추천 상품, 맛집도 이젠 기업이 스폰서가 되어준 검색을 통해 보지 않고 나를 아는 친구들이 추천하는 믿을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소셜미디어는 네티즌 모두가 기자가 된다. 내 주변에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업계의 뉴스를 글과 사진 그리고 동영상로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Y세대와 Z세대에게 제일가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이메일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메시징이다. 그 이유는 이메일과 비교할 때 친구들 간의 진짜 대화와 닮아서다. 소셜미디어의 발전을 짐작하게 하는 사례다.
페이스북에 참여하고 있는 세계인의 모습
내가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고 읽은 측면은 소셜미디어 시대에 대한 기업의 마케팅적인 측면이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소셜미디어 환경을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고, 기존의 제도권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불만창구라고 인식해 두려워하며 아예 귀를 닫아버린 기업들도 아직 적잖기 때문이다. 과거에 익숙한 기업들의 이러한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당시의 마케팅 매체로는 좋은 점이 많을수록 고객 구매가 늘어날 거라는 생각에서 짧은 광고 안에 많은 혜택을 집어넣는데 열중했고, 고객은 ‘말을 듣는’ 쪽에 더 익숙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지금은 그럴 가능성은 점점 낮아진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과거 마케팅 담당자의 철학과 오늘날 마케팅 담당자의 철학을 비교하면서 현재는 고객과 대화하고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얼마나 빠르게 식별하고 대응하는가에 기업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과거 마케팅 담당자 철학
- 중요한 건 메시지와 브랜드 이미지의 화끈한 성적요소다.
- 핵심은 메시지다. 좋은 마케팅 담당자라면 뭐든지 팔 수 있다.
- 고객에게 무엇이 맞는지 우리는 잘 안다.
고객은 정말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기에 우리는 고객을 도와주는 셈이다.
- 우리는 내부에서 개발한 제품과 메시지를 밖으로 대중에게 전파한다.
오늘날 마케팅 담당자 철학
- 고객 요구에 귀 기울이고 반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핵심은 제품이다. 전 부서와 항상 소통해야 한다.
- 우리는 고객에게 무엇이 가장 잘 맞는지 절대 알 수 없기에 항상 물어보고 수정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한 번에 맞출 확률은 거의 없다.
- 우리보다 고객이 제품을 더 잘 마케팅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아이디어를 잘 활용한다면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 본문 178-179 쪽
과거의 기업 성공이 규모의 경제와 엄청난 광고 물량을 동원해서 가격과 이미지로 승부했다면, 이제부터는 말 그대로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소셜노믹스의 세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한마디로 “소셜네트워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강력한 추천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리치보이의 트위터 ID - @RichboyBook
아직도 국내에는 ‘네티즌을 추천여부를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는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어리석고 위험한 착각이다. 우리는 소셜미디어의 탄생에 주목해야 한다. 아무런 보수도 약속하지 않은 일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글, 그림, 동영상으로 포스팅을 하고, 댓글을 올리는 이유는 단 한 가지,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좋은 것은 좋다고 말하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하고 싶어서다. 이러한 행동의 근원에는 ‘무조건적 이타주의’에서 비롯된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좋은 평판을 작위적으로 만들려는 기업의 노력은 돈을 주고 표를 사려고 했던 정신 빠진 국회의원후보와 다름없는 쓸데없는 짓이다. 저자는 기업이 소셜미디어 시대에 나아갈 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누가 이 새로운 소셜노믹스의 세계에서 승자가 될 것인가? 당연히 소비자와 최고의 상품이 승자가 된다. 이는 산업혁명 이후 사회 전체적으로 달성하려 애써왔던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이렇듯 유토피아 같은 사회를 가능하게 한다. 좋은 기업은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더라도 이를 행동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그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개선한다. 나쁜 회사는 고객의 피드백을 귀찮은 일 또는 숨겨야 할 일로 간주한다.” 본문 309 쪽
트위터를 아직도 한낱 채팅서비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 스마트폰의 출현이 휴대폰의 새로운 모델이 나온 것으로 생각했다 해도 일독을 권하고 싶다. ‘난, IT하고는 별로 상관없어’라고 쉰 소리 하지 말라. 지금 세상은 인터넷 혁명에 버금가는 새로운 변화의 문 앞에 서 있다. 그 누구라도 ‘오늘’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