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꼴레오네의 문제해결 방식 -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오정화.최복현 지음 / 책든사자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리더십에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다!



  넉넉한 마음처럼 너른 이마, 깊숙이 들어간 눈의 깊이만큼 튀어나온 견고하고 각진 턱,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항상 같은 톤으로 평온하게 말하고, 한 번 한 약속은 하늘이 무너져내린다 해도 지켜내고, 가족을 위해서는 제 목숨을 모두 던져서라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내, 돈 꼴레오네는 모든 남자의 로망이다. 패밀리 무비의 원형을 보여준 영화 <대부>의 히어로 돈 꼴레오네의 리더십를 가장 잘 말해주는 영화 속 대사가 있다.  

   “내가 내 패밀리를 책임지는 한 정당한 이유 없이 또는 부당한 도전을 받지 않는 이상 여기 기 자리에 계신 분들을 손끝 하나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것은 내가 명예를 걸고 하는 약속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은 내가 결코 배신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아실 겁니다.“

  책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돈 꼴레오네의 문제해결 방식>은 제목 그대로 마피아 대부 돈 꼴레오네의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해나가야 하는 요즘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돈 꼴레오네에서 찾아야 한다고 저자들(최복현, 오정화)은 말한다. 저자들은 돈 꼴레오네가 갖는 패밀리(가족)의식을 비유해 늑대와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늑대는 가족중심으로 움직인다. 조직의 리더는 가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 돈 꼴레오네는 조직원들 중 어려운 일이 생기면 스스로 발 벗고 나서서 그 문제는 물론이고 나중에 있을지도 모를 일들까지 깨끗하게 해결해주었다. 또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대했으며, 가족처럼 다독여주는 부드러운 모습까지 보여줬다. 그런 면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체득된 자연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그런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꼴레오네를 대부의 위치까지 올려놓았던 것이다.”

 



 

   사실이 아닌 허구의 영화속 인물을 ‘리더십의 모델’로 설정한 이 책을 대하는 마음은 현실에서는 적합한 인물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던가 싶어 찹찹하다. 게다가 양지陽地가 아닌 폭력조직의 보스라니 과연 그에게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처음엔 책을 읽기가 망설여졌다. 하지만 영화 <대부God father>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돈 꼴레오네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수십 번을 본 사람도 있을 정도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장으로서, 조직의 리더로서 마지막까지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했던 돈 꼴레오네의 면모는 현실의 세계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사내이자 두목, 그리고 가장家長의 카리스마를 지녔기 때문이다. 



 

   한 편의 영화를 소재로 리더십을 조명한 저자들의 기획력이 놀랍다. 도대체 몇 번을 봐야 이렇게 쓸 수 있겠는가 싶기도 했다. 영화 속에 돈 꼴레오네가 등장하는 신과 대사를 절묘하게 찾아내 그가 대사하고 행동한 속뜻을 잘 풀어 해설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볼 요량이면 먼저 <대부> 1편을 본 후에 읽는 것이 한결 낫겠다. 혹 본 적이 있더라도 대단한 기억력을 지니지 않았다면 이 기회에 한 번 더 보는 것이 좋다. 내 경험을 비춰보면 본 지도 오래 되고, 대단한 기억력도 지니지 않은 나는 기억이 가물거리고 혼란스러워 차라리 영화를 본 적 없는 사람만 못해서다.   

  돈 꼴레오네의 리더십의 핵심은 바로약속과 포용력이다. 우선 그가 강한 카리스마를 가졌던 요인 중 중요한 덕목은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일이었다. 그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거나 자기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는 따위의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그는 약속을 하되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다. 저자들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약속이라고 보았다. 약속은 모두 소중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다중을 상대로 한 일대다一對多의 약속은 아무나 할 수 없고 대체로 중대한 사안인 만큼 이러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바로 신뢰성의 문제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리더가 신뢰를 잃으면 통솔력도 함께 잃는다. 가장이 신뢰를 잃으면 그 가정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사장이 신뢰를 잃으면 직원들은 적당주의에 빠진다. 국가의 지도자가 신뢰를 잃으면 국민은 그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반대하므로 지지도가 현저히 떨어져 통치에 애를 먹는다.
그래서 조직을 이끄는 일이나 우정을 유지하는 일,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일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이다. 이 신뢰는 바로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돈 꼴레오네는 자신의 입으로 한 약속은 꼭 지켰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회피하지 않고 약속을 했으며, 그 약속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켰다.“ 본문 26~27쪽

  리더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 ‘약속과 파이의 껍질은 깨뜨려지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스위프트는 말했지만, 리더의 약속은 범인凡人의 약속과는 다른 차원의 일이다. 리더가 조직원들에게 한 약속은 조직을 유지하는 방식이 고 조직의 미래를 알게 하는 메시지이다. 리더와 조직원 사이에서 리더가 약속을 지킬 때 조직원이 이를 따를 것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리더의 약속이 신뢰감을 잃는다면 조직원들에게 따를 것을 종용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리더는 약속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지킬 수 없을 것 같다면 ‘약속을 지키는 최상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차라리 약속을 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돈 꼴레오네는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했고, 그것을 꼭 지켰다. 오늘의 위정자나 기업가들이 조직원 통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불평에 앞서 ‘과연 내가 리더로서 약속을 잘 지키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야 하지 않을까. 



 

    다음은 ‘포용력’이다. 돈 꼴레오네는 누구든 자신에게 우정을 맹세하면 그를 패밀리로 받아들였다. 심지어 자신에게 등을 돌린 적이 있던 자에게도 ‘포용심’은 열려 있었다. 한 때 등을 돌렸던 보나세라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진작 내게 왔더라면 내 지갑이 곧 당신 지갑이었을 거요. 당신이 정의를 이해 진작 나를 찾아왔더라면 당신 딸을 겁탈한 그 인간쓰레기들의 눈에서 벌써 쓰디쓴 눈물이 흘렀을 거요. 당신같이 정직한 사람이 운이 없어서 적을 만들었다면 그 적은 곧 나의 적이었을거요. 그랬으면 틀림없이 놈들은 당신을 두려워했을 거요.”

  이후 보나세라는 돈 꼴레오네의 도움을 받게 되고 마음의 빚은 각인되어 다른 누구보다 그에게 충성하게 된다. 진정한 리더는 ‘증오’나 ‘분노’같은 사적 감정을 배제하는 자다. 그는 남에게 부탁하는 것에는 큰 용기가 필요함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등을 돌렸던 자를 다시 찾는 일은 더욱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돈 꼴레오네는 그를 받아들임으로써 용기를 충성으로 승화시켰다. 이렇듯 일시적으로 손해인 듯 해도 나중에는 그 이상의 열매가 돌아오는 것이 ‘인간관계의 법칙’ 즉,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돈 꼴레오네는 결코 화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절대 위협하지 않았다. 도움을 줄 때는 도움받는 사람이 절대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고,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결정은 끝까지 밀고 나갔다. “내가 결론을 내겠네. 모든 건 내게 맡기게. 만족하도록 문제를 해결하지.”이 말은 돈 꼴레오네가 평소에 잘 쓰는 말이다. 그는 리더로서 조직원들에게 일어난 모든 것을 책임졌다. 

  ‘꿈보다 해몽‘이란 말은 이 책을 두고 한 말인 것 같다. 돈 꼴레오네의 근엄한 모습에 취해 있느라 놓쳤던 <대부>의 명대사들을 잘도 찾아냈다. 돈 꼴레오네의 패밀리(가족)를 사랑하는 리더십은 유교적인 우리와 닮아 많은 공감대를 이뤘다. 그들이 민족성 면에서 열정과 기질이 우리나라와 많이 닮았다는 점도 무시하지는 못하리라. 그와 가장 대조적인 인물인 장남 소니와 비교해서 읽으면서 진정한 마피아 리더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이 마피아 두목의 리더십을 이야기 했다면, 마피아의 생존방식을 생생하게 이야기한 책으로 <마피아 경영학>을 들 수 있다. 저자가 보복을 두려워 해 V라는 필명으로 썼을 만큼 마피아의 세계와 처세를 잘 이야기했다.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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