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경제학 1 - 부동산의 비밀 위험한 경제학 1
선대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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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서민을 부동산 정책 제대로 보는 법!

  세상이 매수를 외치고 있을 때, 조용히 손을 털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부자들이다. 반대로 당장 팔지 않으면 깡통을 찰 것처럼 일손을 놓고 매도주문을 쏟아내고 있을 때 거의 주워 먹듯 반값에 사들이는 사람 역시 부자들이다. 그들은 늘 조용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왜 그런가 누군가 물으면 돌아서서 웃으며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 마누라가 사람 많은 데 가지 말라고 했거든요!” 

  대다수의 투자자는 부자처럼 행동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돈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그들의 부동산 투자는 사실은 남에게서 돈을 빌려와 그 돈을 조금 더 불려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래서 부자들처럼 미리 사 놓고 가격이 높아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남에게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파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다’라고 책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에서 말한 바 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라고 봐야 할 것이다. 혹시 ‘온전히 내 돈으로 집을 사는 놈이 어딨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집을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행이나 여타의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산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살 나의 첫 집을 대출 빌려 산 것일 뿐 투자라고 투기라고도 부를 수 없다. 오늘날은 대출, 즉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투자를 한다는 ‘레버리지식 투자’는 이제 일반인의 몫이 아니라,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사람들이나 소수의 부자들에나 어울리는 궁극적으로는 투기인 투자법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택 대출금리가 세계금융시장의 경기에 따라 출렁거리고 궁극적으로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대출이자로 인한 가계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대출이자도 갚지 못하고 부동산에 묶인 원금마저 날아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이러한 위험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는 부자들뿐이다. 부자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은 부자가 움직이는 ‘그대로’를 쫓으면 안 된다. 그들의 행보만 믿고 잘못 투자했다가는 내 집마저 그들에게 엎드려 돈을 바치는 격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정책과 신문과 언론의 부추김을 곧이곧대로 믿고 움직여서도 안 될 것이다. 그들은 빠르면 당장 내일이라도 어제와는 정반대되는 소리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말을 100% 믿지 말자. 그 실효성을 꼼꼼히 따져서 살피고, 내 형편에 맞춰서 다시 생각해 보자. 그렇게 충분한 시간을 가져도 절대로 늦지 않다.”며 이들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책이 있다. 책 <위험한 경제학>은 바로 ‘국내의 위험한 흐름’을 경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정부의 근시안적 생각이 만들어낸 일련의 경기부양성 부동산 대책과 이에 동조하는 언론 미디어의 바람잡이 플레이, 이들이 동향에 한 발 앞선 부자들의 움직임에 ‘뇌화부동附和雷同’하지 말기를 권하는 책이다. 가뜩이나 대세라는 흐름에 거슬러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힘들어졌다는 요즘 서민경제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항에 대해 언급한 저자 선대인의 용기는 지난 해 낸 공저자로 펴낸 책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글로벌 금융위기는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투자관을 재점검하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전 세계에 불어 닥친 불황의 기운이 던져준 교훈은 바로 ‘탐욕과 모럴 헤저드’가 아니었던가? 이 부분에 있어 나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보장되지 않은 미래의 결과물에 눈이 멀어 현실을 잊고 내 깜량에 넘치는 투자를 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금융위기 이후 최근 1년 간 세계 주요도시의 집값이 하락세인 이유는 ‘지나친 투자’로 일어난 거품이 제거되는 ‘성찰의 기간’인 때문이다. 활발했던 거래가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올스톱되었을 때 온전히 제 가치를 지닌 ’집값‘이었다면 보합세로 그쳐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가격은 크게는 30%이상 하락하고 있다. 이는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지난 해 하반기에 느꼈던 위기감에 비한다면 그나마 경착륙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부동산경기만은 올해 초부터 세계경제와는 다르게 독야청청하고 있다. 이 부자연스러운 흐름은 바로 내부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기인한 것이다. 주택보급률을 높이고 내수경기진작을 위한다는 명목의 각종 부동산 계발계획은 대가족으로 뭉쳐 살던 때 명절날 밤 둘러앉아 치는 고스톱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밤을 새워 고스톱을 쳐봐야 결국 가족의 돈일 뿐 더욱 생산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인사차 방문한 외부인(그것도 돈을 많이 가진)이 끼어든다면, 그래서 운이 좋게 돈을 잃지 않는다면 그 때 그날의 가족들의 가계살림은 나아질 것이다(돈을 딴 가족이 저녁이라도 살 게 아닌가). 하지만 아무런 외부인이 없이 내부인끼리 눈에 불을 켜고 고스톱을 친들 가계살림이 나아질 것인가? 이는 혼자서 거울보고 맞고(스톱)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저자는 바로 이를 경계하고 있다. 밖에 나가 돈을 벌어와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집안에서 치는 고스톱을 과연 가족 중 아버지 격인 정부가 나서서 부추겨야 할 사항인가 하는 것이다. 결국 가족 중 누군가는 돈을 딸테지만 결국은 지갑 속의 돈이 이동된 것일 뿐, 국가라는 한 가족의 가계살림에는 도움이 될 것이 없다. 다시 국가경제로 돌아가보자. 정부와 미디어는 내수부양책의 목표를 국민들이 가지고 있다는 ‘800조의 부동자금’을 유입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규모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말인가? 그리고 그 돈은 누가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 저자는 이 터무니없는 정체불명의 숫자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는 아무리 후하게 계산을 하더라고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은 800조 원의 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그 자금의 소유자 역시 거의 대부분이 ‘부자’들 것이기 때문에 투자할 대상의 자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정부의 근시안적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내세우는 정책의 수혜자와 실제로 정책의 수혜자들은 맞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나마 숨겨둔 쌈지돈까지 꺼내어 부자를 살찌우는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독자, 나아가 ‘평생을 살아야 할 내 집 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지금의 이 흐름은 세계 경제의 흐름과는 다른 기류로 흘러간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소한 윗사람(정부, 미디어)들이 말하듯 ‘지금이야말로 내 집을 갖기 위한 적기適期’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이 내다보는 견해로는 ‘앞으로 3-5년은 매수하지 말고 더 지켜보자’고 말한다. 정말 투자를 해야겠다면 사건과 사고는 보험회사와 국민보험이 일부 도와주지만 부동산 투자는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책임’인 만큼 한 번 더 고민하고 살펴보기를 권하고 있다.



 

   선대인은 Daum의 경제토론방(경방)에서 케네디언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논객이다. 그는 자신이 펼치는 논지에 대해 왜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부자들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는 식의 세인들 시선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대부분의 목소리가 ’예‘일 때, 한 사람의 ’아니요‘라는 목소리는 불협화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가 고민하고 답을 내야 하는 이 사안은 선생님의 지시에 대답하는 학생들의 그것이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을 하고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야 하는 것이 투자다. 그런 면에서 <위험한 경제학>은 부동산 투자선택에 있어 한 번 더 고민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한편 저자와 이 책에 대한 ’불편한 심기‘는 아파트 실거래가를 외부에 알렸다가 부녀회장에게 쫓겨난 아파트 관리소장을 보는 것 같아 오히려 의심을 더하게 만든다. 이 책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갖는 이들은 누구이며, 왜 그럴까?

  어떤 형태의 투자이든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투자금언‘중에 “정책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읽어야 할 대상으로 지목한 것은 ’내 집 없는 서민‘이다. 부동산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내 집 가진‘ 투자자가 아닌 안 먹고 안 입고 아껴서 평생을 모아둔 돈에 은행이나 저축은행에서 아파트 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받아야 하는 ’서민‘을 대상으로 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시야를 조금 더 넓히라고 말한다.

  절반 이상의 대출이 아니면 아파트를 살 능력이 안 되는 국민투자자들과 중대형이 아니면 분양이 되지 않는다며 높은 분양가에 크게만 지으려고 하는 건설회사들로 인한 주택수급불균형, 자금과 인력이 없어 고전하고 있는 중소기업, 전세계가 내수진작에 힘을 쓰느라 수년 간 수출감소는 피할 수 없는 세계경제, 늘어나는 실업률 등으로 곧 다가올 전체적인 국내경기 등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투자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불안요인들이다. 그래서 국내 경제에 대해 총제적으로 ’다른 시선‘을 가져볼 것을 권하는 이 책은 시의성도 적절하고 시사하는 바 역시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나는 저자의 생각이 틀리길 바란다. 저자의 예상대로 앞으로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고, 그래서 내 집을 가진 국민들의 재산이 불어난 거품만큼 꺼진다면 그 충격이 국내경기에 미쳐질 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한편 다행스럽다고 생각되는 일은 모든 ‘예언이나 예측’은 사실여부를 떠나 사람들로부터 시선전환의 계기를 마련해 주듯 이 책을 통해 투자자는 물론 정부의 정책관계자들이 제도의 맹점과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면, 저자가 말하는 위기는 틀림없이 경감될 것 같아서다. 

  이 책을 통해 본 선대인은 투기꾼을 위한 부동산전문가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는 소수의 부자들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 정책과 광고주에 우호적인 미디어의 뉴스에 휩쓸려 전 재산을 잃어버린 서민들을 위해 무모한 투자를 저지하기 위해 스스로 바리케이트를 치기를 자처한 부동산전문가다. 그래서 책에서 만나는 정부와 언론에 대한 저자의 불편한 심기들이 격양된 논조로 기술되어있다. 이에 대해 그에게 과연 ‘편향적이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은 정부의 정책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나아가 신문, 뉴스, 미디어 나아가 온라인상의 글까지 우리들의 투자에 있어 판단의 근거가 되는 조각들을 온전하게 이해하고 교정해서 읽는 방법까지도 제시하고 있다.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서민의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어야 할 부분은 바로 여기다. 보다 더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기회를 가져볼 필요가 있다. 그가 예상되는 수많은 태클(?)을 감수하고라도 이 책을 낸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의로운 부동산전문가가 있어 참 다행이다 싶다. 서민 경제의 미래를 이야기했다는 2 권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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