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사원 - 10년 후 전설로 기억되는 최강 자기 마케팅
도이 에이지 지음, 김현영 옮김, 추덕영 그림 / 크레듀(credu)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대기업 취직의 대안, 중소기업에서 ‘전설의 사원’이 되자! 

  승진이 직장인에게 꽃이라면, 창업은 직장인에게 꿈이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언젠가는 월급쟁이라는 이 ‘지겨운 밥벌이’를 그만두고 월급을 주는 사장님으로 변신하리라 마음먹고 오늘도 출근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내 마음과는 반대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창업’을 고민하는 순간은 ‘더 이상 나를 받아주는 회사가 없을 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작 시작하는 내 일 역시 내가 하던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거나, 그동안 관심 두었던 것과 다르다. 

  반면 우리는 신문이나 미디어를 통해 업계에서 최고라 불리는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 독립해서 성공한 사례를 종종 만나게 된다. 넘치는 열정과 주체할 수 없이 샘솟는 아이디어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그들은 ‘자신의 회사’를 차리고 우여곡절을 겪어 결국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창업하게 된 직장인과 비교할 때 ‘되는 놈은 뭘 해도 되고, 안 되는 놈은 뭘 해도 안 된다’는 결론을 낳는 것 같아 기운 빠진다. 이 두 부류의 차이는 뭘까?

  그 차이는 바로 ‘회사생활’에 있다. 다시 말해 단지 월급을 받기 위해 직장생활을 한 사람과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직장생활을 한 사람의 차이라 볼 수 있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 한다’고 했던가?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이 말은 두뇌 혁명의 선구자인 스톡홀름 대학교의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 박사가 내린 10년 법칙the 10-year rule의 정의이다. 변화경영전문가이자 다수의 베스트셀러의 작가이기도 한 공병호 씨는 자신의 책『명품 인생을 만드는 10년 법칙』에서 “자신을 최고의 수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한 분야에서 10년의 집중적인 경험과 훈련, 그리고 성공에 대한 집요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도 아웃라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열정적인 노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요약해 보면 지금의 내 일을 10년 동안 열심히 해서 전문가 소리를 듣는다면 무엇을 해도 성공하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소리인데, 정말 그럴까? 그리고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해야 ‘열심히 일한다는 것’인가? 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해주는 책을 한 권 소개할까 한다. 바로 도이 에이지의 『전설의 사원』이다. 원제목은 「伝説の社員」になれ! 成功する5%になる秘密とセオリ;전설의 사원이 되자! 성공하는 5%가 되는 비밀과 이론 이다.    

  “자신의 부가가치를 스스로 높일 수 있어야 진정한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란 상사에 대한 아첨, 자격증 취득, 유창한 외국어 실력이 아닙니다. 자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적어도 몇 번 정도는 자신을 철저히 싸게 팔 줄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철저히 싸게 판다는 것은 경험과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장소를 손에 넣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라는 무대에서 ‘평범한 사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수행하면서 하나의 ’전설‘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전설의 사원이 되는 겁니다.” (머리말 중에서)

  저자가 말하는 ‘전설의 사원’이란 다소 급여가 낮다 하더라도 ‘자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일을 찾아 하나씩 ‘전설’을 만들 수 있는 직장을 들어가 성공하는 사원을 말한다. 요즘처럼 대기업 취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구직난 시대에 ‘사고의 전환’을 제시하는 부분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싶지만 가능할 것도 같다. 바로 저자가 ‘전설의 사원’이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후 3년 동안 다섯 번이나 회사를 옮기던 그는 여섯 번 째 회사로 ‘아마존 재팬’를 선택하게 된다. 그는 그곳에서 편집인이자 MD로 근무하면서 비즈니스, 어학, 컴퓨터 서적 등을 담당했다. 그의 ‘전설’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일본의 기존 오프라인 시장의 텃세로 베스트셀러 도서를 공급받지 못하는 등 적자에 허덕이는 아마존 재팬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저자는 MD로서 자구책을 찾아 나섰다. 베스트셀러를 대신해 아마존 재팬에 공급된 신간 책자들을 꼼꼼히 읽고, 그에 대한 ‘리뷰Review'를 실은 것이다. 결실 여부는 알 수 없는 시도였지만, 비즈니스 책을 즐겼기에 덤벼든 일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리뷰 덕분에 도서 판매량이 점점 늘어난 것이다. 이 일은 거래처(출판사)의 매출도 함께 올려주는 결과를 낳아 그는 많은 거래처 사람들을 알게 되고 관계의 폭은 점점 넓어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나 자신만을 위해 일하면 삶의 테두리가 점점 줄어들지만 회사를 위해, 남을 위해 일하면 점점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리뷰 올리기는 10,000권에 이르게 되어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아마존의 Company Award를 수상하게 했다. 뿐만 아니었다. 그의 리뷰를 읽고 책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지자 수많은 ‘베스트셀러’가 탄생하게 되어 출판업계에서 ‘배후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저자의 꾸준한 노력 덕분에 현재 아마존 재팬을 나와 비즈니스 분야 출판 컨설턴트이자 서평가로 활약하고 있으며, 요미우리신문의 북섹션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또한 지금도 매일 17,000 명의 회원에게 <비즈니스 북 마라톤>이라는 메일 매거진을 발행해 1,000호를 넘기고 있다. 그가 만약 적자상태의 온라인 서점이 아닌 대형 서점에 근무했다면, 이런 일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까? 또한 이러한 업무를 스스로 찾지 않았고, 상사중 누군가가 시킨 업무였다면 그는 꾸준히 그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을까?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자신을 싸게 팔아서라도 마음껏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직장에서 일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 말은 그가 지금껏 읽은 10,000 권의 독서경험과 업무경험의 결실을 뜻하는 말이었다. 

  저자는 “무슨 일이든 9년 동안 계속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장담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성공의 꽃을 피우기까지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던 세월이 필요한데, 그 시간은 9년이라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좀 더 들어보자.    “성공의 꽃을 피우려면 적어도 9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9년 동안 파고들다 보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9년 이라는 세월의 숫자는 무턱대고 나온 것이 아닙니다. ‘9’라는 숫자는 지금까지 비즈니스 책을 1만 권 이상 읽은 끝에 발견했습니다. 9는 성공을 위한 마법의 숫자입니다. (중략) 일반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선택의 기점은 ‘3’이라는 숫자와 관련된 경우가 많습니다. 입사한 뒤 3일, 일을 알아가는 3개월, 신입사원으로서의 3년, 경력 사원 시절의 3년 그리고 이를 넘어서 관리자로 성장하고 자신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까지의 3년, 어림잡아 모두 9년 이라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는 그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9년이라는 시간을 지속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순간의 욕망과 주저앉고 싶은 충동, 좌절, 인간관계 문제, 생활고 등 당신을 유혹하거나 힘들게 하는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성공은 그에 합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비로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41-42 쪽)

  이 내용은 공병호의 ‘10년 법칙’, 그리고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와 같은 연장선에 걸쳐 있는 말이다. 그가 아마존 재팬에서 9 년을 근무했는지, 10 년을 근무했는지 년 수는 중요하지 않다. 저자는 그곳에서 근무하면서 무려 10,000여 편의 리뷰를 썼기 때문이다. 이 숫자는 ‘비즈니스서書’라는 ‘실용서’를 읽었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일 것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지식 단련법』이나 공병호의 ’실용독서의 기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제만 뽑아서 읽는 독서법‘이라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독서 뿐 아니라 리뷰를 쓰지 않았던가? 어림잡아 계산하더라도 최소 하루에 5 권 이상의 책을 읽고, 리뷰를 올려야 가능한 숫자가 된다. 핵심만 골라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데 걸리는 최소의 시간을 1-2 시간만 잡아도 하루 10 시간. 이것은 10년 법칙과, 아웃라이어의 ’1만 시간의 법칙‘에 버금가는 시간이 된다.

  이쯤에서 책을 두루 살펴보자. 전체적으로 평이한 대화체의 문장으로 기술되고 있어 읽는데 큰 무리가 없다. 내용 또한 특별한 이론이나 주장을 담지도 않았다. 하지만 저자의 이력에 비추어 이 책을 대한다면 책의 내용은 ‘무게감’을 느끼게 된다. 어디선가 읽은 듯 한 내용, 자주 인용되는 명저들, 저자의 경험담 모두 그가 읽은 10,000 권의 책의 내용과 저자가 ‘전설’이 되면서 경험한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연봉과 월급, 직급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간 한 평범한 사원의 성공담은 그래서 더욱 자신감이 넘치고, 활기차 보인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나를 브랜드화 시키고, 자기마케팅에 힘써 마지막엔 ‘전설의 사원’이 되는 방법에 이르기 위해 우선 ‘내 가치는 누구도 아닌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스스로 내 몸값을 매겨보고, 일을 할 때는 경영자의 머리가 되어 경영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했다. 그리고 회사로부터 받는 적은 연봉은 원래 월급에서 수업료를 뺀 나머지라고 생각했다. 다시 말해 원래 월급으로 100만 원을 받아야 하지만 일을 배우기 때문에 20만원의 수업료를 뺀 80 만원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업료를 내고 있으니 더 열심히 배우지 않으면 손해다’라고 다짐한 것이다. 

  회사를 여섯 번을 옮겨 다닐 정도로 평범했던 저자가 ‘전설의 사원’으로 거듭나면서 겪은 작은 성공의 노하우들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스펙이 인물들의 성공스토리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해 보였다. 특히 책의 내용 곳곳에서 청년만이 가질 수 있는 자신감과 성취한 자만이 품어낼 수 있는 패기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의 말미에 부록으로 수록된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전설을 만난다’ 편은 ‘자신을 싸게 파는 행위’ 즉, 급여는 조금 적지만 보다 많이 배울 수 있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직장에 취직하는 생각이 결코 어리석은 생각이 아님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독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던 ‘내 업무에 관련된 책을 100 권 이상 읽어 봤는가?’ 스스로 자문해 보자. ‘똑똑한 사원, 능력 있는 사원’으로 불리지 못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한 직장인, 혹은 지금도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스펙꾸미기에 여념이 없는 예비 직장인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했다고 실패한 인생이 아니며, 아직 스스로 만들어야 할 길은 충분히 많다는 것을 이 책으로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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